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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도 꿈꾸며 살아야 한다
 어른들도 꿈꾸며 살아야 한다
ⓒ 전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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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해서만 만나던 학부모, 지금은 멘토이자 스승

어릴 때는 스무 살만 되면 하고 싶은 건 모두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막상 그렇게도 고대했던 스무 살이 되고 보니 내가 꿈꾸었던 장밋빛 세상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고, 나이를 먹어갈수록 현실은 나에게 어른들의 삶은 어린 시절 내가 꿈꾸었던 것처럼 마냥 아름답지도 녹록하지도 않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렇게 어른으로서의 삶만으로도 충분히 고단함을 느끼고 있는데 아무런 예행 연습 없이 시작된 부모로서의 삶은 더더욱 풀기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져서 나는 자꾸만 나를 찾아와 괴롭히는 절망감, 자책감과 맞서 싸워야만 했었다.

부모 노릇 배워서 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겠지만 나 역시 부모가 되기 위한 공부를 미리 하지 않고 부모가 되었다. 때문에 늘 어깨 너머로 다른 부모들이 어떻게 아이를 키우는가만 기웃거리면서, 그저 남 따라 하기 급급한 부모로 숨가쁘게 살았었다.

그러다 보니 내 아이에게는 항상 꿈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나 자신의 꿈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겨를이 없었다. 늘 무언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경주하듯 시간의 노예가 되어 살았으니 그럴 수 밖에 없기도 했다.

그런데, 그렇게 서툴기만 한 부모 노릇 한답시고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나의 꿈, 어린 시절부터 내가 진정으로 꿈꾸어왔던 것이 무언지를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도록 일깨워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유명인도 종교인도 철학자도 아닌,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만난 학부형들이다. 그들을 통해서 나는 또래 학습이라는 것이 비단 아이들에게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내가 예전에 생각했던 학부형이란 존재는 내 아이의 원만한 교우관계 형성을 위해, 그리고 내 아이의 교육에 필요한 양질의 정보를 제공받기 위해 사귀어 두어야 하는 '내 아이 친구의 부모'에 지나지 않았었다.

친해지게 되더라도 한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는 한 은근한 경쟁심을 갖고 만날 수 밖에 없으니 내 삶에 등장한 또 다른 경쟁자일 뿐이었다. 만남의 목적부터가 '나를 위해서'가 아닌 '내 아이를 위해서'이다 보니 그들을 통해 나 자신이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성장하게 되는 교육적 효과를 기대한다는 건 힘든 일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이들의 성장과는 별개로 학부모인 어른들도 또래 학부형들 간의 만남과 소통을 통해서 끊임 없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음을 나는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를 통해서 새로이 알게 되었다.

학교는 나에게 학부형들은 '내 아이를 위해 만나서 어울리는 사람들'만이 아님을 알려주었다. 정말 그랬다. 지금 나에게 그들은 순전히 나 자신을 위한 친구이자 멘토이자 스승들이기 때문이다.

학부형들은 내 아이가 아니라 나를 위한 친구이자 멘토이자 스승들이다
 학부형들은 내 아이가 아니라 나를 위한 친구이자 멘토이자 스승들이다
ⓒ 전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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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모든 학부형들이 나에게 배움을 주는 고마운 존재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나에게 특별한 귀감이 되고 있는 한 부부가 있어서 오마이뉴스의 지면을 빌어 소개해보려고 한다. 왜 어른들도 꿈꾸는 것을 멈추면 안 되는지, 그리고 어떤 것이 과연 이상적인 부부, 또는 부모의 모습인지 질문을 던져보면서 많은 분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유난히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올 여름, 연일 최고기온을 경신하던 8월 초의 폭염 속에서 자전거를 타고 국토 종주를 한 이 부부에게 물었다.  

- 어떻게 부부가 함께 자전거로 국토 종주를 할 생각을 하시게 되었나요? 이번이 처음인가요, 아니면 이전에도 함께 해보신 적이 있나요?
"저희는 부부가 함께 하는 활동이 많습니다. 자전거 타기도 그 중 하나입니다. 자전거와 만난 사연에 대해 얘기하자면, 저희 부부는 마산YMCA 시민사업위원회 활동을 함께 하는데, 2014년 10월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하는 '고리원전 폐쇄를 위한 자전거 퍼포먼스'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때 아내는 처음으로 자전거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첫 라이딩으로 100km를 완주했습니다. 라이딩 도중 넘어져서 앞니가 깨지는 부상을 입었는데도 아내는 중도 하차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를 해냈습니다.

고리원전 폐쇄 결정이 나던 날 제가 아내에게 '당신 앞니 투혼의 결과인 것 같다'고 놀리기도 했었는데, 아무튼 자전거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작년 여름에는 한국YMCA에서 주관했던 '청소년 국토대장정'에 250여명의 학생들과 함께7박8일간 라이딩을 했었는데 그러면서 자전거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진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올 여름 휴가 계획을 세울 때 자전거 국토종주와 해외여행 두 가지 중 고민을 하다가 국토종주로 결정을 하게 되었고, 두 사람의 일정을 조율한 끝에 8월 첫째 주 4박5일로 결정을 하고 정보 수집과 준비를 통해 실행하게 되었습니다."

꿈 목록에 있었던 자전거 국토 종주를 실천에 옮기다
 꿈 목록에 있었던 자전거 국토 종주를 실천에 옮기다
ⓒ 전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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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여름은 예년에 비해 유난히 더웠기 때문에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매일 수십 킬로미터씩 장거리 라이딩을 한다는 것이 몹시 힘드셨을 것 같은데요. 어떠셨나요?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체감온도 40도를 넘는 무더위에 버거운 일정을 소화하느라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하지만 매일매일 카톡으로 걱정해주시는 산청간디중학교 학부모님들의 격려 글과 종주길 사이사이 응원하러 와주셨던 부모님들께서 주신 시원한 음료와 따뜻한 마음이 담긴 음식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가끔씩 이정표가 헷갈려서 길 잃은 라이더로 시간을 보냈던 것, 야간 라이딩을 할 때 휴식 공간이 부족했던 것, 편의점 위주의 식사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 등 다소의 어려움이 있긴 했었지만 대체적으로는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내의 라이딩 실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역시 큰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성장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폭염 속에서 매일 수십 킬로미터씩 장거리 라이딩을 하느라 지친 모습
 폭염 속에서 매일 수십 킬로미터씩 장거리 라이딩을 하느라 지친 모습
ⓒ 전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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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밖에도 부부가 함께 하고 있는 취미 활동이나 공유하고 있는 두 분만의 남다른 철학 같은 것이 있는지요?
"저희 부부는 서로 다른 점도 많지만 비슷한 점도 많습니다. 부부가 오랫동안 배드민턴 동호회 활동을 함께 하면서 '부부도 동반관계로 살아가면 되겠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파트너 덕 볼 생각 말고 파트너가 좋은 공을 받을 수 있도록 내가 더 노력하자'는 마음으로 경기를 했더니 결국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걸 보고 '부부 관계도 이런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이 많을수록 이야깃거리가 많아지고 공감대가 깊어지고 그러다 보면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서 어느 순간 우리가 진정한 동반자가 되어가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배드민턴과 자전거 뿐만 아니라 지구 여행, 마산YMCA 시민사업위원회 활동, 요가도 함께 하고 있고, 최근에는 함께 연극 무대에 서는 것에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 부부가 함께 이런 도전을 하셨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해 보이는데 종주하시면서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홍보를 하셨지요. 학교의 교직원도 아닌 학부모가 이렇듯 자발적으로 앞장 서서 학교의 홍보를 하는 경우는 드물 것 같은데, 이런 홍보 활동을 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아이가 3학년 한 학기를 남겨둔 시점에 우리의 학교 생활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다 보니 아이는 학교에서 많은 것을 맛보고 즐기면서 충분히 성장을 하고 있고 우리 부모들도 좋은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을 만나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렇게 좋은 것을 우리만 받고 말 것인가? 하는 생각에 봉착하게 되었고, 뭔가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찾을 수 있는 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서 저희 나름대로 기획을 해보았습니다.

대회명은 '2016 이경수 김정하의 자전거 국토종주대회'라고 정하고, '대회기획위원장 이경수, 재정후원위원장 김정하, 참가자 이경수 김정하 외 자발적 참가자'로 행사 콘셉트를 정한 후에 종주하면서 우리 학교도 홍보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름 최선의 노력으로 홍보물도 제작했고 그 홍보물을 자전거 1호와 2호에 나누어 부착한 상태로 종주를 했습니다. 종주 중에 만나게 된 분들 중에서 관심 갖고 물어봐 주셨던 분들께는 명함 크기로 만든 별도의 홍보물을 나누어 드렸는데, 그분들께서도 저희가 교직원이 아닌 학부모라는 사실에 많이 의아해하셨습니다.

그리고, 홍보 콘셉트를 '대한민국 대안교육의 국가대표, 산청간디중학교와 간디어린이학교'로 정했기 때문에 태극기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고 종주를 했습니다. 우리가 직접 경험해보고 진심으로 자랑하고 싶은 학교를 마음껏 자랑하고 홍보하자는 마음에서 한 일이라 힘들다기보다는 뿌듯했습니다."

자전거 국토종주를 하며 딸이 다니는 학교를 홍보하다
 자전거 국토종주를 하며 딸이 다니는 학교를 홍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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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안학교'에 대한 사회 인식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어머니께선 현재 공교육 고등교사로 재직 중이신데 무남독녀 외동딸을 기숙형 대안학교에 보내면서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아이가 3학년이라 졸업을 앞둔 마당에 곧 떠나게 될 학교 홍보를 이렇듯 열심히 하신 걸 보니 이 학교를 선택한 결정에 얼마나 만족하신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년 반 동안 학부모로서 느끼신 이 학교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우리 아이가 우리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뭐가 필요할까를 고민하다가 대안학교를 탐색하기 시작했고, 그런 의미에서 '산청간디중학교'를 선택한 것에 아주 만족합니다. 첫째는 아이가 자신을 발견해나가면서 즐겁고 행복하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스물 두 명의 작은 우주들이 모여 지지고 볶고 하는 가운데 각자가 주인공이 되어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느낄 것 느끼며 교우 관계를 통한 성장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좋은 학부형님들과 만나 자식들을 공개념 차원에서 바라보게 되면서 다양한 주제에 대한 많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부모들도 행복한 성장을 거듭한 결과 만나기 전보다 지금 훨씬 행복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넷째는 대안교육 선구자로서의 신념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갈구하는 영양분을 공급해주면서 모든 에너지를 아이들의 빨대에 기꺼이 대주시는 희생적인 선생님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은 제가 특별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인데, 은하수를 마음껏 볼 수 있고 사계절 달라지는 꽃들과 나무들을 보며 그 열매들을 직접 따보고 씹어보고 맛보면서 흙 바닥에서 마음껏 안전하게 뛰놀 수 있는 학교의 친자연적인 환경이 좋기 때문입니다."

흙바닥에서 마음껏 뛰놀며 소통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아이들
 흙바닥에서 마음껏 뛰놀며 소통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아이들
ⓒ 전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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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부를 보면서 내가 어릴 적 꾸었던 진짜 꿈이 무엇이었는지 비로소 확실히 알게 된 것 같았다.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품고 있었던 진짜 꿈은 위인전에 나오는 분들처럼 사회에 큰 공헌을 할 수 있는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었고, 부모님께서 자랑스러워하실 만한, 그리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돌이켜보니 나는 그저 '행복한 어른'이 되고 싶었었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그런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부와 명예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었고, 그러려면 현재는 인내하며 살아야 하는 거라고 믿게 되었던 것 같다.

'행복'이란 그것이 정확히 언제 올 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미래에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의 소소한 기쁨이나 즐거움은 마땅히 희생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믿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매일매일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즐거움을 희생하며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많은 오늘들을 충분히 희생하며 살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제대로 된 행복을 움켜쥐지 못한 거라는 자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했었고 그래서 언제나 마음이 온전히 편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런 학부형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열심히 어울려 지내면서 '행복이란 언젠지도 알 수 없는 미래의 어느 한 시점에 잡을 수도 없고 잡히지도 않는 미지의 파랑새처럼, 그렇게 막연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오늘, 내가 사랑하고 또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아주 작고 사소한 감정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허공 속에 존재하고 눈에 잘 보이지도 않아 도통 정체를 알 수가 없는 '그 무언가'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반가운 눈맞춤, 악수와 포옹들, 함께 터뜨리는 박장대소의 웃음들, 그리고 함께 흘리는 공감의 눈물들, 바로 이렇게 지금 내 손끝에서 느껴지는 기쁘고 즐거운 감정들 하나 하나가 바로 행복 그 자체라는 것을 말이다.

행복은 혼자 누릴 때보다 함께 누릴 때 더욱 커진다
 행복은 혼자 누릴 때보다 함께 누릴 때 더욱 커진다
ⓒ 전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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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지도 않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남들과 나를 비교하며 불행해지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그들에게서 뒤늦게나마 배운 덕분에 나는 더 이상 주변 아이들과 내 아이, 내 친구 남편들과 내 남편을 비교하며 힘들어하지 않게 되었고 내 아이를, 내 배우자를, 그리고 나 자신까지도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 시작했다.

나부터 나를 사랑하지 않고 불만족스러워하면 나는 누구에게서도 진정으로 사랑 받을 수 없다는 그 뻔한 진리를 중년의 또래 멘토들에게서 배웠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내 아이가 진정으로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면 나부터 우선 행복해져야 하고 그러려면 나부터 꿈을 가져야 한다는 것도 이 부부를 통해서 배웠다.(그들은 나에게 한 번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지만.)

생계라는 무게를 짊어지고 사는 어른이 된 우리들 대부분이 그저 꿈을 마음 속에 품고만 살거나 꿈조차도 없이 살아가고 있는데, 이 부부는 끊임없이 함께 꿈을 꾸고 그 꿈 하나 하나를 실행에 옮기며 현실로 만들어 나가고 있으니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감동과 자극을 받으며 나도 조금씩 꿈 꾸고 실천해볼 용기를 갖게 된다.

행복은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면 언젠가 때가 되어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직접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이고 거창한 꿈이든 하찮은 꿈이든 꿈의 목록에 작성해 하나하나 실천해나가야만 '행복한 어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행복 만들기'를 부부가 함께 하면 훨씬 더 쉽게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이 부부는 말이 아닌 삶을 통해서 나에게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부부가 함께 하면 행복 찾기가 훨씬 더 쉬워진다
 부부가 함께 하면 행복 찾기가 훨씬 더 쉬워진다
ⓒ 전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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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배우자가 나와 다른 꿈을 갖고 있을 때는 겪기 싫은 불편함을 감수하게 될 수도 있다. 이 부부 중 아내인 김정하씨는 자신의 꿈 목록에 있는 세계 여행을 꾸준히 실천해오고 있는데 지난 겨울에는 남편과 아이를 두고 혼자서만 한 달여간 남아메리카로 배낭 여행을 다녀왔다.

언젠가는 꼭 석양이 지는 아프리카 초원에 앉아 자신이 좋아하는 곡을 악기로 연주해보고 싶다는 그녀는 현재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우쿨렐레를 배우고 있다. 아내, 엄마가 없이 지내는 한 달이란 시간은 집에 있는 가족들에게는 분명 무척 불편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정말 사랑하는 가족이라면, 그리고 내 꿈도 가족들에게 충분히 존중 받기를 원한다면 나부터 진심으로 가족의 꿈을 응원하고 지지해주어야 할 것이다.

어른도 자신만의 꿈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
 어른도 자신만의 꿈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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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나는 한여름 햇빛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가진 한 쌍의 남녀를 보았다. 너무 뒤처져서 짝꿍한테 짐이 되지 않으려고 상대적으로 작은 바퀴를 몇 배 더 빨리 돌리려 애쓰며 안간힘 다해 따라가는 한 여자.

자존심 강한 짝꿍을 위해 무조건 천천히 달리는 대신 손등 위에 티 안 나게 매단 백미러로 그녀가 잘 따라오고 있는지 계속 확인하면서 그녀의 상태에 따라 센스 있게 속도를 조절해가며 달리는 한 남자를.

다시 라이딩을 시작하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꿈'과 '열정'이란 두 단어가 떠올랐다. 그렇게 따로 또 같이, 자신들의 꿈과 열정을 향해 달려가는 부부의 뒷모습은 참 아름다웠다. 

꿈과 열정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다.
 꿈과 열정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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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행복, #꿈, #학교, #자전거,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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