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을 빼앗긴 진영에서부터 시작되는 강한 압박, 끊임없는 움직임과 공간을 활용한 공격을 선보인 리버풀의 축구는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도르트문트 감독 재임 시절 보여준 완성도 높은 '게겐프레싱(Gegenpressing)'까지는 아니었지만, 리버풀이 8위를 기록한 지난 시즌보다는 훨씬 좋은 성적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를 하게 했다.

27일(한국 시각) 20시 30분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에서 양 팀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는 양 팀 모두에게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결과였다.

토트넘-리버풀, 뜨거웠던 경기

    27일(한국 시각) 20시 30분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에서 토트넘의 미하엘 포름(오른쪽) 골키퍼가 사디오 마네(왼쪽)의 공격을 저지하고 있다.

27일(한국 시각) 20시 30분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에서 토트넘의 미하엘 포름(오른쪽) 골키퍼가 사디오 마네(왼쪽)의 공격을 저지하고 있다. ⓒ 토트넘 홋스퍼 공식 홈페이지


우선, 토트넘은 홈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휴고 요리스(29, 프랑스) 골키퍼의 부상으로 선발 기회를 잡은 미하엘 포름(32, 네덜란드)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패배할 수도 있는 경기 내용이었다. 전반 4분 로베르토 피루미누(24, 브라질)가 필리페 쿠티뉴(24, 브라질)에게 연결한 완벽한 기회에서 포름이 슈퍼세이브를 해냈고, 뒷공간을 활용한 리버풀의 공격 상황에서 '스위퍼 키퍼'의 역할을 해내는 등 이번 경기에서 그는 맹활약했다.

델레 알리(20, 잉글랜드)와 크리스티안 에릭센(24, 덴마크)이 그나마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인 공격에서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전반 27분 오른쪽 풀백 카일 워커(26, 잉글랜드)의 부상은 굉장히 뼈아팠다. 이른 시간 부상으로 이번 시즌 영입한 네덜란드 리그 득점왕 출신 스트라이커 빈센트 얀센(22, 네덜란드)이 투입됐지만, 공격 가담에 의한 워커의 빠른 스피드를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은 굉장히 아쉬웠다.

리버풀은 위르겐 클롭(49, 독일)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경기 내내 보여줬다. 그만큼 많이 뛰고, 빠른 공격 전개에 의한 기회를 만들어냈다. 비록, 상대 골키퍼 포름의 선방에 여러 차례 공격이 실패했으나, 전반 41분 득점에 성공했다. 피루미누가 왼쪽 측면에서 위협적인 돌파로 에릭 라멜라(24, 아르헨티나)에게 페널티박스 안에서 반칙을 얻어낸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제임스 밀너(30, 잉글랜드)의 선취골에 힘입어 리버풀은 후반 중반까지 경기를 주도했다. 후반 52분에는 리버풀의 코너킥 상황에서 요엘 마티프(25, 독일)의 헤딩이 토트넘의 골대를 강타했고, 3분 뒤에는 완벽한 역습 전개를 통해 사디오 마네(24, 세네갈)가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공격이 풀리지 않던 토트넘은 세트피스를 통해 경기 흐름을 되찾았다. 후반 63분 상대의 페널티박스 우측면에서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라멜라가 위협적인 슈팅을 선보였고,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토비 알데르베이럴트(27, 벨기에)가 완벽한 헤딩슛을 통해 상대 골문에 위협을 가했다. 이후에도 공격에 힘을 실은 토트넘은 결국 71분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에릭 다이어(22, 잉글랜드)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볼이 최종적으로 데니 로즈(26, 잉글랜드)에게 향했고, 이를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후 리버풀이 피르미누의 개인 능력과 역습을 통해 역전골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더 이상의 득점에는 실패하면서,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이 났다.

돋보인 피르미누, 리버풀 공격의 핵심

    27일(한국 시각) 20시 30분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에서 리버풀의 공격수 로베르토 피르미누(오른쪽)가 상대 수비를 피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27일(한국 시각) 20시 30분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에서 리버풀의 공격수 로베르토 피르미누(오른쪽)가 상대 수비를 피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토트넘의 홈 경기였지만, 경기 내용은 리버풀이 주도했다. 그 중심에는 피르미누가 있었다. 전반 4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빈 곳으로 뛰어들어오던 쿠티뉴에게 만들어준 장면에서 보듯이 이타적인 모습으로 동료에게 골 기회를 만들었고, PK를 얻어낸 장면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아쉽게도 슈팅은 1개뿐이 기록하지 못했지만, 양 팀 선수 중 가장 많은 5개의 키패스를 선보이면서 리버풀의 공격을 주도했다.

피르미누를 포함해 이날 경기에서 리버풀 선수들이 보여준 엄청난 활동량과 움직임은 충분히 칭찬받을 만하다. 그러나 골을 기록해 줄 수 있는 스트라이커의 부재는 아쉬움을 남겼다. 피르미누를 중심으로 마네와 쿠티뉴가 공격진을 형성했지만,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쿠티뉴만이 유효 슈팅을 기록했을 만큼 '해결사'의 부재가 있어 보인 리버풀이었다.

후반 교체 출전한 디보크 오리지(21, 벨기에)와 다니엘 스터리지(26, 잉글랜드)가 있긴 하지만, 아직 몸 상태가 완전치 않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만, 경기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리버풀이기에 시즌이 거듭될수록 문제점을 조금씩 해결해 나아간다면 지난 시즌보다는 확실히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희망'이 보였다.

무엇보다 클롭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이 경기장 위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긍정적인 모습이 미래를 더 기대케 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에 대한 아쉬움

    27일(한국 시각) 20시 30분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에서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오른쪽) 감독이 두 팔을 벌리며 심판 판정에 강하게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27일(한국 시각) 20시 30분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에서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오른쪽) 감독이 두 팔을 벌리며 심판 판정에 강하게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 토트넘 홋스퍼 공식 홈페이지


토트넘의 포체티노(44, 아르헨티나) 감독은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23, 잉글랜드)을 중심으로 에릭센-델레 알리-라멜라를 공격 선봉에 내세웠다. 그러나 지난 시즌과 같은 모습을 보이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해리 케인은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8월의 부진'을 이어가면서, 이날 경기에서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결국, 후반 82분 조시 오노마(19, 잉글랜드)와 교체되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2선 공격진의 활약 역시 만족스럽지 못했다. 델레 알리와 에릭센은 풀리지 않는 경기 속에서도 중거리 슈팅과 동료들을 활용한 패스를 통해 경기를 풀어나가려 했지만, 상대에게 위협을 주지는 못했다. 라멜라는 프리킥 상황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선보였고, 3개의 키패스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상대에게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일찌감치 교체 들어온 얀센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반 27분 워커 대신 교체 출전한 그는 케인과 투톱을 이뤄 경기를 이끌었지만, 경기 종료까지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경기장 전체를 누비는 활동량은 좋았지만,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고, 반칙 하나만을 기록한 채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가장 아쉬운 것은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이었다. 일찌감치 교체 출전한 얀센을 제외하면 두 장의 교체 카드를 통해 선택된 선수는 오노마와 해리 윙크스(20, 잉글랜드)였다. 홈 경기였던 만큼 승리가 필요했고, 이날 공격진에 위치한 선수들이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19살과 20세의 어린 선수들보다는 손흥민(24)이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더군다나 리버풀이 71분 동점골을 허용한 뒤, 경기 템포가 느려졌고, 공수의 간격이 벌어졌다는 점은 아쉬움을 더 크게 만들었다. 능력과 경험에서 교체 출전한 두 선수에 비해 뒤쳐지는 부분이 없고, 상대의 뒷공간을 활용하는데 특화된 선수가 손흥민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선택과 결과에 대한 책임은 모두 감독의 것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 리그 막판까지 우승을 다툰 팀으로서 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은 토트넘을 응원한 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더불어 3라운드까지 패배는 없지만, 1승 2무로 다소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것은 때론 '믿음보다는 변화가 필요할 때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EPL 3R 토트넘VS리버풀 포체티노 피르미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