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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어머니! 감사해요.
어머니! 어머니! 보고 싶어요.
어머니! 어머니! 죄송합니다.

꽃을 좋아하셨던 어머니의 행복한 모습
 꽃을 좋아하셨던 어머니의 행복한 모습
ⓒ 나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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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나에게 큰 버팀목 이었다. 1년 전 요영병원으로 가셨다. 어머니를 더 잘 모시고 싶은 마음에 결정한 사항이었다. 요양원보다 위급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요양병원을 택했다, 거의 매일 어머니를 찾아 문안드렸다, 그런데 오히려 집에서 모실 때보다 어머니 몸 상태가 나빠지셨다, 죄책감과 자괴감이 들곤 했다.

어머니는 섭식장애로 음식이 폐로 들어가 폐렴이 생기셨다. 그런 후부터 어머니는 요양병원에서 의미 없이 누워만 계셨고, 코에 음식 호스를 꽂은 채 눈을 감고 지내셨다. 언젠가 멀리서 간병인들이 하는 말소리가 들렸다.

"저런 분들은 빨리 돌아가시는 것이 자식들 돕는 거야."

그들에게 그렇게 보이는지는 몰라도 나에게는 최고의 어머니셨다.

  아들 위해 사셨던 어머니 행복한 모습
 아들 위해 사셨던 어머니 행복한 모습
ⓒ 나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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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도 못하시는 그런 어머니였지만, 나에게는 존재만으로 힘이었고, 기쁨이었고, 소망이었다. 그랬던 어머니가 한 달 전, 이 땅의 모든 추억과 아픔을 뒤로 하고 천국으로 돌아가셨다.

"어머니! 보고 싶어요."

어머니의 마지막 순간을 가족들 안에서, 특히 내 품에서 돌아가시면 좋을 것 같아 집으로 모시려고 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미루다 시간을 놓쳤다. 어머니를 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더 생각하려고 했던 것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

"어머니! 죄송해요."

딸아이들과 잠시 여행을 하는 사이 어머니 상태가 갑자기 어려워졌다. 다행히 여동생과 매제가 어머니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았다. 급히 장례를 치르고 평소 수목장을 해달라는 어머니 바람대로 나무 아래 어머니를 모셨다.

나무와 꽃을 좋아하셨던 어머니를 추억해 본다. 책장 맨 위에 어머니 사진을 올려 놓고, 매일 어머니를 그리며, 어머니를 생각하며, 어머니를 바라본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요양병원에 계실때 어머니 모습
 요양병원에 계실때 어머니 모습
ⓒ 나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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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독자라고, 어렵게 얻은 아들이라고 자기 자신보다 더 나를 사랑하신 어머니. 그 사랑 갚을 길 없어 최선을 다했지만 지금 남은 것은 후회와 아쉬움, 죄책감과 자괴감, 미안한 마음 뿐이다.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그렇게 해드릴 걸.' '내가 존중하지 못했네' '더 맛있는 것 많이 드릴 것을' '병원으로 모시지 말 것을' '더 사랑해 드렸어야 하는데'......어머니를 위한 사모곡이 아쉬움과 후회, 한숨과 자괴감으로 가득하다.

"어머니! 미안해요."

그런 나에게 둘째 딸 예린이가 이런 말을 했다.

"아빠 마음 아파만 하지 말고 기뻐해. 할머니 천국 가셨잖아. 여기서 고생만 하고 있으셨잖아."
"그렇구나."

   아직도 살아계신 것 같은 어머니 모습
 아직도 살아계신 것 같은 어머니 모습
ⓒ 나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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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가 계신 곳
 어머니가 계신 곳
ⓒ 나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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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린이의 말에 정신이 바짝 차려졌다, '언제까지 후회만 하고 살 것인가!'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를 그리워하지만 기쁘게 그리워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머니가 건강하셨을 때를 생각하고, 기뻐하시며 행복해 하시던 시절을 떠올리기로 했다.

병원에서 어머니 별명은 '예쁜 할머니'셨다. 젊은 시절 사진을 보든, 나이 드신 모습을 봐도 예쁘시다. 예쁜 어머니시다.

"어머니! 하하 호호." 

덧붙이는 글 | 나관호는 '크리스천커뮤니게이션연구소' 소장이다. '나관호의 삶의 응원가'라는 타이들로 세상에 응원가를 부르고 있으며, 따뜻힌 글을 통해 희망과 행복을 전하고 있다. 또한 역사신학과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강의하고 있으며, 심리치료 상담과 NLP 상담을 통해 사람들을 돕고 있는 목사이기도 하다.



태그:#어머니, #치매,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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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제이 발행인, 칼럼니스트다. 치매어머니 모신 경험으로 치매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이다.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로 '생각과 말의 힘'에 대해 가르치는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이며 심리치료 상담으로 사람들을 돕고 있는 교수목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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