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KBO리그 역사상 2개 구단이 동시에 새로운 홈구장에 안착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넥센 히어로즈는 고척스카이돔에, 삼성 라이온즈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입성했다. 그 중에서도 고척돔은 대한민국의 첫 번째 돔구장이라는 점에서 개장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고척돔 효과'는 관중 동원 능력을 통해 톡톡히 입증되고 있다. 넥센이 목동구장을 사용했던 지난해 72경기에서 홈경기 총 관중은 51만802명이었다. 경기 당 평균 7094명이 목동구장을 찾았다.

 고척돔 시대를 성공적으로 개막한 넥센 염경엽 감독

고척돔 시대를 성공적으로 개막한 넥센 염경엽 감독 ⓒ 넥센 히어로즈


하지만 고척돔을 사용하게 된 올해 넥센의 총 관중 수는 67만4512명을 기록 중이다. 넥센이 72경기의 홈경기 중 63경기만을 치렀지만 이미 지난해 관중 숫자를 넘어섰다.

경기 당 평균 관중은 1만 명을 상회하는 1만707명이다. 2008년 히어로즈 창단 이후 최고의 수치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올해 총 관중 수는 약 77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넥센의 2015년과 2016년 관중 비교 (출처: KBO기록실/KBReport.com)

넥센의 2015년과 2016년 관중 비교 (출처: KBO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넥센이 고척돔에 안착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건축 과정에는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2008년 착공되었지만 설계 변경 및 공사비 추가 소요로 인해 완공 여부조차 의심스러웠다.

1만8000명의 수용 인원은 미국 및 일본의 돔구장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 고척돔 입주를 앞두고 대관료로 인해 넥센 구단과 서울시의 지리한 줄다리기도 있었다. 주차 공간 부족과 지하에 위치한 불펜 등 다양한 불편 사항이 지적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고척돔은 흥행 대박의 신기원을 열어가고 있다. 날씨와 무관하게 경기가 치러져 야구 팬들은 마음 놓고 경기장을 찾을 수 있다. 우천 취소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외부의 기온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특히 유례없는 폭염 속에서 에어컨을 틀어놓고 야구하는 고척돔은 시원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았다. 고척돔을 찾은 이들의 입소문은 야구팬의 흥미 유발과 신규 관중의 유입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올 시즌을 앞두고 넥센은 전력 유출이 심각했다. 박병호, 유한준, 밴헤켄, 손승락 등이 팀을 떠났고 한현희, 조상우가 수술 이후 재활에 돌입했다.

스타플레이어의 유출 및 시즌 아웃은 흥행에 악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고척돔의 존재로 인해 넥센의 흥행 전선에는 적신호가 아니라 오히려 청신호가 들어왔다.

 끝내기 승리의 순간을 만끽하는 넥센 선수단

끝내기 승리의 순간을 만끽하는 넥센 선수단 ⓒ 넥센 히어로즈


고척돔은 넥센의 시즌 운영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홈경기의 우천 취소를 우려할 필요가 없기에 선발 로테이션을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다.

넥센이 잔여 경기를 원정 경기로만 치르는 일정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홈과 원정을 오가며 잔여 경기를 치러야 하는 타 팀에 비해 일정에 여유가 있고 에이스를 집중 투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돔구장은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도 용이하다. 햇볕과 더위를 피하는 쾌적한 환경이라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며 최고의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

개막을 앞두고 하위권으로 전망된 넥센이 예상을 뒤엎고 3위를 질주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투타 리빌딩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척돔이라는 새로운 환경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신 구장 효과는 2년차인 내년까지 지켜봐야 한다. KIA 타이거즈가 광주KIA챔피언스필드를 새롭게 사용하게 된 2014년 경기 당 평균 관중은 1만366명이었지만 2년차인 2015년에는 9863명으로 감소했다. 팀 성적으로 뒷받침하지 못한 탓이다.

 넥센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

넥센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 ⓒ 넥센 히어로즈


넥센에겐 경기 외적인 불안 요소도 도사리고 있다. 이장석 대표의 사기·횡령 혐의를 포함 구단 지배 구조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따라 현재의 구단 구조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상황도 올 수 있다 . 대한민국 유일의 돔구장을 사용하는 서울 팀 넥센의 구단 가치는 몇년 전과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그에 따른 흔들림은 없을지 우려하는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넥센과 고척돔의 궁합은 매우 만족스럽다. 내년 이후에도 고척돔이 흥행 메카의 지위를 굳건히 유지할 수 있을 지 지켜보도록 하자.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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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필진, 편집: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상시모집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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