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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마당에 누워서 하늘을 보다가 갑자기 소리칩니다.

"아버지, 저기 봐! 하늘에 무지개 떴어! 무지개야!"

비도 소나기도 없는 이 무더운 여름날 무지개라니? 참말로 무지개라고?

그늘이 지는 데를 찾아서 자리를 깔고 놀다가 드러누워서 하늘바라기를 하던 두 아이는 문득 무지개를 찾았다고 합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얼른 와서 함께 드러누워서 무지개를 보자고 외칩니다.

어디 보자. 무지개가 어디에 있나? 어? 참말 하늘에 무지개가 걸렸네.

'마른하늘 무지개'?

마른하늘에 나타난 무지개
 마른하늘에 나타난 무지개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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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옆에 누워서 함께 바라본 '마른하늘 무지개'
 아이들 옆에 누워서 함께 바라본 '마른하늘 무지개'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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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빙글빙글 돌며 무지개를 올려다보는 사이 어느새 차츰 옅어지며 사라집니다.
 마당을 빙글빙글 돌며 무지개를 올려다보는 사이 어느새 차츰 옅어지며 사라집니다.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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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는 소나기가 시원하게 지나간 다음에 걸린다고 여겼는데, 마른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처음으로 보았지 싶습니다. 아이들이 마당놀이를 하며 알아본 '마른하늘 무지개'를 선물처럼 알려주었습니다.

'마른하늘 무지개'는 잦은 일은 아니라지만 더러 볼 수 있다고 하는군요. 하늘에 물방울 기운이 있으면 생길 수 있다는데, 이 '마른하늘 무지개'는 더운 여름에 깜짝 선물처럼 찾아왔왔습니다. 더없이 반가우면서 아름답습니다.

고마워 아이들아, 고마워 하늘아, 고마워 무지개야, 고마워 이 여름아. 그래, 이 여름도 어느새 저물녘이 되는구나.

여름이 저물어 가는 팔월 끝자락, 길어지는 그늘을 누리며 마당에 자리를 깔고 하늘바라기 놀이를 합니다.
 여름이 저물어 가는 팔월 끝자락, 길어지는 그늘을 누리며 마당에 자리를 깔고 하늘바라기 놀이를 합니다.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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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글쓴이 누리사랑방(blog.naver.com/hbooklove)에도 함께 올립니다.



태그:#시골노래, #무지개, #마른하늘 무지개, #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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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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