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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이 덮친 이탈리아 중부 지역에서 수백 차례의 여진으로 희생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극적인 구조 소식도 전해졌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각) 이탈리아 페스카라 델 트론토에서 구조대원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매몰된 소녀의 발을 발견했다.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한 구조대원들은 잔해를 조심스럽게 파헤치고 소녀를 구해냈다.

회색 먼지를 뒤집어쓴 소녀가 잔해 속에서 나오자 가슴 졸이며 주변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살아있다"라고 외치며 환호했다. 목숨을 구한 10살 소녀는 매몰된 지 17시간 만에 구조됐으며,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날 이탈리아 중부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6.2의 지진으로 인한 공식 사망자는 현재까지 250명에 달한다. 또한 위독한 부상자와 실종자가 많아 앞으로 인명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한 구조대원은 "안타깝게도 건물 잔해 속에서 끌어낸 사람의 90%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라며 "하지만 2009년 이탈리아 라퀼라 지역 지진 때 72시간 만에 생존자를 구조한 적도 있어 포기는 아직 이르다"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중부지역 강진 발생 전과 후를 비교하는 소셜미디어 사진 갈무리.
 이탈리아 중부지역 강진 발생 전과 후를 비교하는 소셜미디어 사진 갈무리.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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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지진 발생 후 30여 시간 동안 무려 470차례의 여진이 이어졌고, 이 가운데 규모 5.0 이상도 있었다. 또한 피해 지역의 도로와 전기가 끊기고, 석조 건물이 많은 것도 구조 작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또한 피해가 가장 큰 아마트리체, 페스카라 델 트론토, 노르시아 등은 인구 수천 명의 작은 마을이지만 중세시대 유적과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여름 휴가철이면 관광객이 몰려들어 정확한 실종자 수를 집계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토마토와 매운 고추 소스로 만든 이탈리아 전통 파스타 '아마트리치아나'의 발상지로 유명한 아마트리체는 오는 28일부터 파스타 축제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인명 피해가 더욱 커질 뻔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피해 현장을 방문해 "너무 끔찍한 고통을 느낀다"라며 "완전히 복구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금은 모두가 기도하고 눈물 흘려야 할 때"라고 애도했다.

일각에서는 이탈리아가 만성적인 재정 부족과 관료주의 탓에 내진 설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지 않고, 기존 건물을 보강하는 것도 외면하면서 지진 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태그:#이탈리아, #지진, #마테오 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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