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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여당 핑계대지 말라" 더민주 당사 점거 세월호 가족협의회와 백남기대책위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점거한 채 세월호 진상규명의 당론 채택과 특별법 개정, 백남기농민 사건 청문회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도 세월호 특별법 개정과 백남기농민 사건 청문회 시행이 발이 묶인 것에 대해 더민주 당사를 점거한 이들은 "더 이상 여당 핑계대지 말라"고 질타했다. ⓒ 남소연
이들이 '더민주'로 뛰어들어간 까닭 세월호 가족협의회와 백남기대책위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점거한 채 세월호 진상규명의 당론 채택과 특별법 개정, 백남기농민 사건 청문회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 남소연
[기사대체 : 25일 오후 1시 10분]

"저희 안 해본 것 없다. 걸어서 진도까지 갔고, 삭발도 했고, 3보1배도 했다. 2014년에 단식했는데 또 단식을 시작했다. 절박해서 그런 거다. 우리 새끼들 왜 죽었는지 이유를 알고 싶어서 그렇다. 똑같은 일이 백남기 농민에게 일어났다. 아무도 밝혀주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진상조사분과장을 맡고 있는 '준형아빠' 장훈씨가 울먹였다. '왜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던 중이었다. 그는 25일 오전 가족협의회 소속 유가족 10여 명, 백남기농민대책위 소속 농민 10여 명과 함께 서울 여의도 더민주 당사 5층에서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당사 건물 밖으로는 "세월호 특별법을 개정하라", "백남기 청문회를 실시하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붙었다. 농성 중인 당사 5층에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국회의장은 세월호 특검안을 직권상정하라", "더 이상 여당 핑계대지 마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당론으로 채택하라"고 적은 A4용지도 곳곳에 붙었다.

장씨를 비롯한 농성자들의 요구사항은 오는 27일 새로 선출될 더민주 지도부를 향한 것이었다. 이들은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선체 인양 후에도 활동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개정하는 것과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9개월 째 의식불명 상태인 백남기 농민 사건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한 당의 공식적인 약속을 원했다.

이는 더민주가 20대 총선 전과 달리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백남기 농민 청문회 등에 대해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농성자들은 더민주 초선 의원 일부가 이날 청와대 앞, 광화문 광장을 찾아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하지만 이들은 더민주가 공당답게 '당론' 등의 공식적인 형태로 그 의지를 실현하라고 요구했다.

"시간은 많지 않다, '함께 하겠다'던 약속 지켜라"
더민주 당사 점거한 세월호 가족과 백남기 대책위 세월호 가족협의회와 백남기대책위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점거한 채 세월호 진상규명의 당론 채택과 특별법 개정, 백남기농민 사건 청문회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 남소연
이와 관련, 장씨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말라 죽어간다, 해양수산부는 조사기한이 끝나서 청문회를 못한다고 한다"면서 "왜 특별법을 만든 국회가 6월 말로 특조위 활동기한을 해석한 정부에 대해 항의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또 "여당은 찾아가봤지만 아니었다, 야당 의원들에게 희망을 보여달라고 온 것"이라며 "의지를 갖고 도와달라는 것이다, 애걸하러 온 것이다"고도 강조했다.

더민주가 총선 이후 이 문제들에 대해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백남기농민대책위 김영호 공동대표는 "새 지도부가 27일 구성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새 당대표가 세월호 특별법 개정과 백남기 청문회 실시에 대해 책임 있는 답변을 할 때까지 점거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며 "4.13 총선에서 민의를 모아 줬는데 더민주가 배신하고 있다, 민의를 배신하지 말고 국민의 편에 서라고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현호성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의장은 "4월 13일, 국민들은 더민주에게 잘 하라고 제1당을 만들어줬는데 아직 야당다운 모습이 안 보인다"며 "80, 90년대 그 서슬 시퍼런 시대에도 야당은 제 목소리를 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1당으로서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개탄스럽다"라며 "27일 선출되는 지도부가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섬기는 머슴, 행복한 국민? 새누리당사 앞은 지금... 지난해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살인적인 물대포 진압에 쓰러져 수개월째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농민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열라며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여성 농민들이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정현 대표가 취임한 이후 당사 외벽에 '섬기는 머슴 행복한 국민' 문구를 넣은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 남소연
손영준 백남기농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지난 (테러방지법 제정 반대) 필리버스터 때 '소수 야당의 한계를 너무 잘 알고 있지 않느냐, 과반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며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세월호 특별법 개정, 백남기 청문회를 반대하는 여당을 규탄한다, 그러나 앞서 '함께 하겠다'던 야당의 약속도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이라며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백남기 농민은 너무나 위독하고 세월호 특조위는 9월 말 해산을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들은 오는 27일까지 당사 점거를 유지하면서 단식 농성도 이어갈 예정이다. 이미 장씨는 광화문 광장에서부터 9일째 단식을 진행하고 있었고 백남기농민대책위 관계자들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7일째 단식 농성을 진행하고 있었다.
태그:#세월호 참사, #백남기 농민, #청문회,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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