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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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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조씨의 출근길.

새벽 5시 30분, 집을 나서면 제일 먼저 만나는 집은 시장골목에서 도넛을 만들어 파는 집인데 30년을 한결같이 새벽 같은 시간에 문을 열고 도넛을 튀깁니다. 쉬는 것을 한 번도 못 보았을 만큼 참 부지런한 개미부부입니다.

지하철에서 눈을 감으니 문득 다정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첫 새벽의 풍경들이 떠오릅니다. 나는 그들을 꽃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백합이나 모란, 국화처럼 그림이나 시 속에 등장하는 그런 꽃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그림과 시 속에 등장해서 화려함을 뽐내지는 못하지만 부추꽃 배추꽃 고추꽃 콩꽃 팥꽃 깨꽃 등등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그런 꽃이 아니겠느냐 이거지요. 꽃이 지고 열매를 맺어야 그 열매를 판 돈으로 늦둥이 등록금도 내고 작은딸 시집 갈 때 얼마라도 보태야 아비의 체면이 서겠지요.

아침부터 이헌령비헌령 뒤죽박죽이지만 이 또한 새벽에 출근하는 경비원 조씨처럼 잠이 덜 깬 콩꽃 팥꽃의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지하철 7호선 06시 04분 고속터미널역, 사람이 많아 서서 오던 지하철이 텅 비도록 많은 사람들이 내립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속터미널역의 미화원분들이지요.

잠시 눈을 감고,
콩꽃 팥꽃 같은 그들의 안녕을 빕니다.
동병상련이라고나 할까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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