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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이석수 특별감찰관 의혹에 대한 동시 수사를 진두지휘할 윤갑근 특별수사팀장이 2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이석수 특별감찰관 의혹에 대한 동시 수사를 진두지휘할 윤갑근 특별수사팀장이 2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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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13층 소회의실. 윤갑근 대구 고등검찰청장이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기자들과 처음 만난 30여분은 마치 팽팽한 줄다리기 같았다. '수사 상황이 청와대에 보고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한마디를 듣기 위해 기자들은 여러 차례 줄을 당겼지만 끝내 속 시원한 대답은 듣지 못했다.

취재진의 최우선 관심사는 우병우 민정수석비서관·이석수 특별감찰관 양측을 동시 수사하는 특별수사팀의 수사 내용이 청와대로, 특히 수사대상인 우병우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에 전달되느냐였다. 검찰을 틀어쥐고 있다고 알려진 우 수석이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제기되는 당연한 의구심이다.

윤갑근 팀장은 수사 상황을 윗선에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재진은 수사 상황이 우 수석에게 전달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재차 던졌고, 그는 여기에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수사가 방해 받을 수 있는 상황의 보고는 하지 않겠다"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끝내 들을 수 없었던 속 시원한 한 마디

윤 팀장에게 우선 던져진 질문은 '특임검사처럼 검찰총장에 수사 결과만 직접 보고하는지'다. 검사의 비리를 수사하는 특임검사는 수사의 독립성을 위해 수사 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한다.

윤 팀장은 "특별수사팀은 특임검사가 아니고, 검찰 조직 내에 있는 특별수사팀"이라면서 수사 상황을 윗선에 보고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팀은 수사 상황이 외부로 나가서 수사에 타격을 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보고 절차, 횟수, 단계는 여러분이 걱정하는 우려가 없도록 적절한 방법을 찾아 대응하고 처리하겠다"라고 말했다.

취재진은 구체적으로 "민정수석실에 수사상황이 보고되지 않느냐"고 물었지만, 윤 팀장은 즉답을 피했다. 다만 "수사 상황이 수사 받는 상대방에게 흘러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기자들이 이 정도 답변에 만족할 리 없었다. 우 수석이 수사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경로는 다양하기 때문이다. 검찰이 아니더라도 법무부를 거칠 수 있다. 법무부에 수사 상황을 보고하는지 묻는 질문에 윤 팀장은 "보고 내용이 어디까지인지는 내부적인 것으로, 설명 드리기 어렵다"면서 "보고를 함으로써 수사에 지장이 있거나 장애가 초래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보고해야 하는 적법한 프로세스가 있다"라며 "그 프로세스가 악용돼 방해받는 상황이 된다면, 충돌되지 않도록 적법한 방법을 강구하겠다"라고 말했다.

취재진은 민정수석실에 수사 상황이 전달될 수 있다면서 비슷한 질문을 던졌지만, 그는 "수사에 장애가 초래되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답변을 반복했다.

결국 한 기자는 "의지의 표현으로써, '수사 상황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가는 일은 없도록 방법을 강구하겠다' 정도의 말씀을 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윤 팀장은 끝내 '다짐'을 하진 않았다. 그는 "수사가 방해 받을 수 있는 상황의 보고는 하지 않겠다"라고 에둘러 답했다.

강남역 땅 뇌물성 거래 의혹, 화성 농지 신고 누락 등도 수사 검토

윤갑근 팀장은 이날 우병우 수석과의 인연에 따른 봐주기 수사는 없을 것이라며 수사 의지를 밝혔다.

그는 "민정수석과의 인연, 다시 말해 사법연수원 동기라거나 수사할 때 같이 호흡 맞췄다는 부분을 두고 제대로 수사가 되겠느냐고 걱정하시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 "오해가 없도록 명심해서 수사를 진행하겠다, 대한민국 검사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있고 공사를 구분해서 일처리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별수사팀은 다른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라는 취지로 생겼다"라며 "팀장을 맡은 저로서는 개인적인 인연에 연연해서 수사를 할 정도로 미련하지 않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살아 있는 권력이 됐든 누가 됐든 정도에 따라 수사를 할 뿐이고, 어려움이 더 있느냐 없느냐는 제가 감내해야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우 수석과 관련해선 특별감찰관이 수사의뢰한 ▲ 아들 의무경찰 복무시 '꽃보직' 특혜 의혹 ▲ 처가 기업 회삿돈 횡령 의혹 외에도 ▲ 처가 소유 강남역 땅 넥슨과 뇌물성 거래 의혹 ▲ 경기도 화성시 부인 명의 농지 공직자 재산신고 누락 등의 의혹도 수사 대상이 되는지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윤 팀장은 "고소 고발, 수사의뢰된 사건들은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특별수사팀은 윤 팀장 외에 이헌상 수원지검 1차장, 김석우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과 특수2부·특수3부·조사부 소속 검사들로 구성했다.


태그:#윤갑근 특별수사팀장, #우병우 민정수석비서관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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