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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곤 성주군수가 지난 22일 사드 배치 지역으로 성산포대 대신 제3의 부지를 선정해줄 것을 국방부에 공식 요청한 후 성주군 내에 '성주사드 제3지역 추진위원회' 명의의 현수막이 내걸리기 시작했다.
 김항곤 성주군수가 지난 22일 사드 배치 지역으로 성산포대 대신 제3의 부지를 선정해줄 것을 국방부에 공식 요청한 후 성주군 내에 '성주사드 제3지역 추진위원회' 명의의 현수막이 내걸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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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곤 성주군수가 국방부에 사드 배치 후보지로 성산포대 대신 제3의 부지를 결정해 달라고 요청한 뒤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를 찬성하는 현수막이 걸리는 등 조직적인 여론몰이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김 군수는 지난 22일 오전 경찰과 공무원들을 동원해 주민들의 성주군청 출입을 막은 뒤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 없는 국민은 있을 수 없다"며 "성산포대를 제외한 제3의 장소를 결정해 달라"고 국방부에 요구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대다수의 주민이 사드를 꼭 배치해야 한다면 제3의 장소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해 성주군민 다수가 사드를 찬성하고 제3의 장소에 동의하는 것처럼 표현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김 군수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하루도 되지 않아 성주군으로 들어가는 입구와 성주읍 등지에 '성주사드 제3지역 추진위원회' 명의의 찬성 현수막이 걸리고 성주노인회가 찬성 기자회견을 가졌다.
 
제3지역 추진위가 내건 현수막에는 '제3지역 이전으로 지역경제 지켜내자', '대안없는 반대투쟁, 성주경제 고사한다', '이것만은 절대 양보 못해! 성산은 성주의 자존심!' 등의 문구로 되어 있다.
 
현수막은 대구에서 22일 오후 급하게 제작돼 23일 새벽에 집중적으로 내걸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모두 90여 개에 달했다. 하지만 제3지역 추진위의 구성원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군민들의 41번째 촛불집회가 22일 오후 성주군청 앞에서 열린 가운데 주민들이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군민들의 41번째 촛불집회가 22일 오후 성주군청 앞에서 열린 가운데 주민들이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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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군노인회도 이날 오전 긴급이사회를 열고 사드 배치 제3지역 이전 요청을 환영하고 나섰다.

이재복 노인회장(성주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 등 20여 명의 회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촛불집회가 장기화되면서 주민들을 지치게 하고 지역경제는 파탄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주지역 내의 제3지역 검토를 국방부에 공식 요청한 김항곤 성주군수를 적극 지지한다"며 "성주군안보단체협의회, 유림단체,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완영 국회의원의 성명서와 기자회견 내용에 의견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노인회의 제3지역 지지 성명은 이재복 회장이 주도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지역 어른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나섰다"며 "김항곤 군수의 기자회견을 들으면서 제3지역 검토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내가 결정하고 동의를 구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5일 황교안 총리 일행이 성주군을 찾았다가 주민들에게 봉변을 당한 뒤 한 언론사에 "외부세력이 개입했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후 이 회장은 "언론이 앞뒤 말을 자르고 왜곡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김 군수의 기자회견 이후 곧바로 현수막이 내걸리고 노인회가 찬성기자회견을 갖는 것 등에 의도된 여론조작이 시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군민들의 SNS공간에서는 "어떻게 하루도 되지 않아 제3부지를 찬성하는 모임이 만들어지고 현수막이 내걸릴 수 있는 것이냐"며 "이미 의도된 수순이 아닌지 의심된다"는 내용의 글들이 올라와 있다.
 
성주읍에서 제3부지 찬성 현수막을 봤다는 한 주민은 "주변에 성산포대 말고 제3후보지를 찬성한다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며 "우리 주민들의 의견과 동떨어진 내용의 현수막을 내건 저들이 누구인지 수상하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 제3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서 초전면 발전협의회가 회의를 갖고 사드 배치 철회 투쟁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사드 배치 제3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서 초전면 발전협의회가 회의를 갖고 사드 배치 철회 투쟁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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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성주군 내 제3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는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이 있는 초전면 발전협의회는 23일 오후 긴급 간담회를 갖고 김항곤 성주군수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심장인 성산포대는 안 되고 팔다리인 초전면은 되느냐"며 "우리는 성주가 아니냐"고 항의했다.
 
초전면 발전협의회는 회의에서 "촛불이 꺼지면 사드가 들어온다"며 매일 오후 성주군청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초전면민들이 적극 참여하고 현수막 내걸기와 27일 인간띠잇기 행사에도 동참하기로 했다.


태그:#성주 사드, #제3후보지,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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