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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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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학교 가보았다. 정문 앞엔 며칠 전부터 빨강색 조끼를 입은 분들이 농성하고 있다.
밥 달라고 요구 했다가 집단해고당한, 청소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처음 가본 울산대학교. 본관은 멋있었다. 본관앞엔 진리의 전당을 상징하는 상아탑이 서있었다. 청소 노동자가 앉아 농성해서 그런가? 본관문은 모두 잠겨 있었다. 대학 쪽이 파견업체 소속인 청소 노동자와는 대화 못하겠다는 표현같이 느껴졌다.

유리문 속으로 안을 들여다 봤다. 현대그룹 창업자 고 정주영 흉상이 세워져 있었고, 벽에는 그가 썼다는 붓글씨가 대형 벽화로 만들어져 있었으며, 그를 칭송하는 디지털 영상물도 설치되어 쉼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벽화에 쓰인 글귀다.

'담담한 마음을 가집시다. 담담한 마음은 당신을 바르고, 굳세고, 총명하게 만들 것입니다.'

10년 지나고 20년 지나도 파견된 업체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는 최저임금 밑도는 임금받고 일하고 점심밥조차 못 얻어 먹어왔다. 창업자의 가르침 대로 청소노동자는 담담한 마음으로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담담한 마음으로 밥 달라 투쟁했던 것인데 투쟁했던 청소노동자 모두 해고 당하고 말았다.

고 정주영 창업자가 말한 명언 '담담한 마음'은 청소노동자에겐 해당사항 없는 걸까.

지난 8월 8일 해고당한 청소노동자는 창업자 정신을 기리고자 그 '담담한 마음'을 자신들의 처지에 맞게 행동으로 옮겼을 뿐인데 대학 관계자는 '담담한 마음'를 실천했다는 이유로 해고하고 말았다. 울산대는 청소노동자의 해고를 철회하고 모두 복직을 시켜 다시 청소일 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창업자가 벌떡 일어나 "왜 내 명언에 따라 실천한 청소노동자를 잘랐어? 당장 복직시키지 못해?"라고 호통치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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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해방 사회는 불가능한가? 노동해방 사회는 불가능한가? 청소노동자도 노동귀족으로 사는 사회는 불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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