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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영이는 단원고 1학년 학생이다. 2년 전 수학여행을 떠난 가영이의 오빠는 세월호 참사로 돌아오지 못했다. 오빠가 다녔던 학교에 동생도 입학했다. 학교 곳곳에 오빠가 남긴 흔적을 동생 가영이도 찾아봤다.

'기억교실'을 없애지 않기를 바랐다. 희생자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억교실을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옮기기로 했단다. 교실에 남아있던 오빠의 유류품을 동생 가영이는 손수 챙겼다. 오빠가 쓰던 물건들이 다른 사람의 손을 타는 것이 내키지 않았던 가영이는 결국 자신의 손으로 직접 옮겼다.

20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고에서 만난 가영이는 친구 두 명과 함께 오빠 고 이진환 학생이 교실에 남긴 추억을 하나씩 정리했다. 가영이가 모르는 추억도 켜켜이 쌓였을 오빠 책상에서 친구들과 함께 편지를 썼다. "오빠 정말 죄송해요. (이 교실을 지키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열심히 싸웠는데... 항상 오빠 생각할게요! 거기서도 편히 있어요. 죄송하고... 사랑합니다. Remember 0416."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였다.

동생과 친구들의 마음이 애잔하게 담긴 편지는 오빠 물건을 정리해 담은 상자 위에 붙여졌다. 문이 닳도록 수없이 오갔을 2학년 5반 오빠네 교실부터 이송차량이 대기하고 있던 운동장까지 커다란 상자를 옮기던 가영이와 친구들은 끝내 눈물을 삼키지 못했다.

이송차량에 오빠가 쓰던 책상을 올린 가영이는 유류품 상자를 품에 안은 채 걸었고, 친구들도 그 뒤를 따라 안산교육지원청 별관까지 함께 걸었다. 뒤돌아 가영이의 어깨를 토닥이던 친구들은 가영이의 오빠 뿐만 아니라 이 학교 선배들을 이렇게 떠나 보내는 일이 너무 가슴 아프다는 말을 남겼다.
친구들아, 곁에 있어줘 고마워 문이 닳도록 수없이 오갔을 오빠네 교실부터 이송차량이 대기하고 있던 운동장까지 커다란 상자를 옮기던 가영이와 친구들은 끝내 눈물을 삼키지 못했다. ⓒ 이희훈
혼자였으면 힘들었겠지? 20일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의 유품 이전 작업에 참여한 안산 단원고 학생들. 고 이진환 학생의 동생 가영이(가운데)가 친구들과 함께 오빠가 남긴 물건들을 손수 챙기고 있다. ⓒ 이희훈
"오빠 정말 죄송해요, 이 교실 지키고 싶었는데..." 가영이와 친구들은 오빠의 유품이 담긴 상자 위에 이런 편지를 남겼다. "거기선 편히 있어요. 죄송해요... 사랑함다" ⓒ 이희훈
"선배님 사랑합니다" 기억교실 이전하던 날, 단원고 1학년 정은지 학생이 고 이진환 선배의 유류품 상자에 하고싶은 말을 빼곡히 적고 있다. ⓒ 이희훈
옮기고 싶지 않지만... 기억교실 이관하던 날, 가영이와 친구들은 다시 볼 수 없는 오빠와 선배들의 유류품이 담긴 상자를 품에 안고 안산교육지원청 별관까지 함께 걸었다. ⓒ 이희훈
말없이 친구의 어깨를 토닥인다 종일 가영이 곁에 있던 친구들은 돌아서 흐느끼는 가영이의 어깨를 말없이 토닥였다. 함께여서 괜찮아... ⓒ 이희훈
태그:#세월호, #단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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