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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철도의 매력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의 추억 찾기 놀이"라고 답합니다. 그 정도로 일본에는 수많은 종류의 열차들과 에끼벤(열차도시락)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라기 보다는 관광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한 철도 강국 일본의 철도여행.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서 앞으로 다양한 철도여행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하치노헤역(八戸駅)에서 출발하는 또 다른 관광리조트열차 리조트우미네코(リゾートうみねこ)호는 동일본대지진 후 아오모리데스트네이션 캠페인의 일환으로 도호쿠신칸센의 전선 복구에 맞춰 2011년 4월에 데뷔한 관광열차입니다. 기존 아오모리현 시모키타반도에 오미나토선(大湊線)을 운행 했던 키라키라미치노쿠(きらきらみちのく)호의 열차를 도입해 색상과 인테리어를 리모델링해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운행 초기에는 전구간 아오모리 하치노헤역에서 미야기현의 미야코역까지 운행했습니다. 쿠지역에서부터 미야코역까지는 사철인 산리쿠 철도를 이용했지만, 지금은 쿠지역까지만 운행을 하고 있습니다. 복구 후 활발히 지역경제 발전과 운송의 수단으로 널리 각광받고 있습니다.

파란 외관과 대형 창문... 출발 전부터 기분이 상쾌

하치노헤역에서 출발 준비중인 리조트우미네코호
▲ 리조트우미네코호 하치노헤역에서 출발 준비중인 리조트우미네코호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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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우미네코호 내부의 1인석
▲ 리조트우미네코호내부 리조트우미네코호 내부의 1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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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기사에서 소개했던 도호쿠이모션(관련 기사 : 이 열차는 밥 먹으려고 탑니다)이 출발 뒤 다시 입선하는 파란색 관광열차. 산리쿠해안(三陸海岸)의 푸른 바다를 연상 시킬 만큼 시원한 파란색 외관과 대형 창문에서 보게 될 태평양의 모습을 상상하니 출발 전부터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우미네코(うみねこ)라는 열차 이름은 당당히 지역주민의 공모를 통해서 정해졌습니다. 우미네코는 일본어로 '괭이 갈매기'라는 뜻으로 이 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바다 새 중에 하나입니다. 열차 이름까지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했더군요. 일본의 다양한 열차 종류도 신기하지만 다양한 열차 이름도 정말 하나하나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태평양의 파란색 모양이 마치 바다 위를 달리는 한 척의 배 같기도 합니다.

아오모리현과 이와테현을 이어주는 하치노헤선의 하늘을 우아하게 나는 괭이 갈매기를 형상화한 전면부가 눈에 들어옵니다.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차내로 들어갑니다. 우리도 따라 들어가보죠.

1호차와 3호차는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전망을 할 수 있도록 대형 창문을 설치해 태평양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하기에 충분합니다. 또한 열차의 좌석이 45도 회전이 가능해 열차 여행시 편안하게 대자연을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해놨습니다. 1호차와 3호차에는 총 69명의 관광객들이 이용 가능한데, 1개 열에는 3개의 좌석(1인석, 2인석)이 있습니다.

2호차에는 이벤트 코너가 마련돼 있습니다. 열차 운행시 가끔씩 이곳에서 이벤트를 엽니다.

좌석은 나뭇결 풍의 4인석 박스 시트에 다다미 좌석을 설치하고 그 위에 방석을 깔아놔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놨습니다. 가운데에는 테이블도 준비돼 있어 간단한 도시락과 음료수도 즐길 수 있고요. 음료수 자리엔 동그랗게 작은 홈을 만들어 작은 진동에 음료수가 쏟아지지 않도록 설계를 해놨습니다. 세심함에 작은 감동을 느낍니다.

도호쿠의 관광열차를 소개하는 작은 소책자
▲ 리조트우미네코호 도호쿠의 관광열차를 소개하는 작은 소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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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내부에는 도호쿠의 아름다운 관광열차들을 소개한 소책자가 비치돼 있습니다. 다음 여행을 준비하는 고객들에게 열차 여행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해줍니다.

열차가 하치노헤역을 출발하면 시인이나 화가들에게 사랑을 받을 만큼 아름다운 해안이 나옵니다. 시상이나 영감이 저절로 떠오를 법한 풍경입니다. 100여 명이 넘는 예술가들이 이곳을 찾았다고 하니 경치가 최고 중에 최고가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그중 일본의 유명한 소설가인 시바료타로(司馬遼太郎)가 이 곳을 방문했을 당시 해안의 멋진 풍광을 보고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어딘가의 천체로부터 사람이 와서 지구의 아름다움을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된다면, 제일 첫 번째로 여기 타네사시해안(種差海岸)을 안내해주려고 생각하곤 했다."

열차는 이렇게 아름다운 해안선을 달립니다.

또한 타네사시의 천연 잔디와 해변가의 모래를 밟을 때 나는 독특한 소리가 나는 체험 등을 이곳에서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예술인도 극찬한 타네사시해안
▲ 타네사시해안 일본 예술인도 극찬한 타네사시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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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는 쿠지역(久慈駅)에 도착합니다. 관광객들은 즐겁게 여행을 마칩니다. 열차에서 내리면 렌터카를 이용해 일본 최대 명승 절경 해안인 기타야마자키(北山崎) 전망대에 갈 수 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산리쿠부흥국립공원으로 명명됐는데요. 전형적인 융기해안으로 높이가 50~200m에 이르는 절벽과 기암괴석이 펼쳐집니다.

특히 야마세(やませ)라고 불리는 바람과 짙은 안개가 절경을 이룹니다. 야마세는 봄부터 가을사이, 오호츠크해 기단에서 부는 차고 습한 북동풍 또는 동풍을 말합니다. 특히 장마 후에 자주 생기는 이 풍광은 홋카이도의 동부지방이나 간토 지방의 태평양 해상에서 관측됩니다. 이곳 기타야마자키는 어느 곳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멋진 풍광을 자랑합니다.

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싶다면, 도호쿠의 리조트 열차 우미네코호를 타러 떠나 보는 건 어떨까요?

[운행일] 주말을 이용한 특정 날짜. 자세한 일정은 아래 홈페이지 참고

[운행시간] 하치노헤 출발 12:22 → 14:05 쿠지역 도착 / 쿠지역 출발  14:56 → 16:48 하치노헤역 도착

[홈페이지] https://www.jreast.co.jp/railway/joyful/umineko.html

일본 해안의 최고 절경지대 기타야마자키해안
▲ 기타야마자키 일본 해안의 최고 절경지대 기타야마자키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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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 서규호 기자는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 엔트래블스 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태그:#리조트우미네코호, #아오모리관광열차, #일본열차여행, #우미네코, #일본관광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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