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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에 앉아 있어도 등에 땀이 흐르는 요즘, 광화문에서 단식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즈음 이석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장의 단식을 시작으로 상임 위원들이 단식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시민도 단식에 동참한다. 그리고 더불어 민주당 의원들도 단식을 하고 있다.

뜨거운 여름날 도심 한복판에서 단식을 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법을 통과시켜야지 왜 단식하냐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대한 답을 듣고자 지난 10일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중인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을 만났다.

다음은 위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한 위성곤 의원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한 위성곤 의원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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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에 계시다가 광화문에서 단식 하니 어떤가요?
"덥네요(웃음). 뜨거운 이곳에 많은 이유로 와 계신 것 같아요. 특히 세월호는 2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죠. 그 당시 정부는 '진실을 규명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변했고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했어요. 하지만 이후에 진상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다시 거리에 나와 있는 유족들과 특조위원회를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 시민들 만나보니 어때요?
"35도가 넘는 한여름에 나와 있는 시민의 모습을 보면서 매우 안타깝고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또 그분들의 마음을 들을 수 있고 그분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어떻게 단식을 하시게 되셨어요?
"저희 더불어민주당에서 의원님들과 의논을 하면서 '세월호 특조위 활동보장 촉구를 위해서 특조위원장께서 직접 단식을 하고 있다는데 우리가 뭔가 보탬이 되어야 하지 않느냐'라는 이야기가 나와 여러 의원님과 함께 단식에 동참하게 됐습니다."

- 당 내에서는 세월호에 대해 어떤 입장이죠?
"저희 당은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책임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진실을 명확히 규명하고 다시는 우리 사회에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 저희 당의 입장입니다."

- 하지만 국민 특히 지지자들은 그 의지가 안 보여요.
"의지가 안 보인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 데 좀 더 의지를 갖고 일해 나가겠습니다. 저희 당이 열심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이것에 대해 새누리당에 제안하고 특조위 1년 6개월의 활동 기간 보장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새누리당에서는 정부 측 입장 대로만 얘기해서 문제인 거죠."

- 국회의원이 단식하는 것에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도록 해야지 왜 단식하냐"는 비판도 있어요.
"저는 (단식이) 법을 통과시키도록 하는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국회에서 결국 새누리당을 설득하고 정부를 설득하는 노력은 우리의 내부에서 논의와 토론만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장에 나와 단식을 하면서 국민과 함께 이 문제를 촉구하고 있는 겁니다. 저나 동료 의원님들의 단식을 국회를 떠나 장외 투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법안 통과를 강력히 촉구하기 위한 활동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2014년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될 당시에도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릴레이 단식을 했거든요. 그에 비하면 통과된 특별법에 야당 의원의 단식이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단식도 보여주기식 아니냐는 비판도 있을 듯해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저는 다른 의원님들이 뜨거운 낮에 나오시는 것을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진정성을 가지고 나와서 얘기하는 거예요. 당내에도 많은 의원이 있지만 이곳에 나온 의원님들은 소수입니다. 여기 와서 누가 도와주지도 않고 누가 얘기해주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오신 거예요. 너무 절박해서 나오신 것으로 봐주셔야 된다고 봅니다. 이것이 쇼라면 집회나 시위 등 모든 게 쇼지요. 우리 사회에서 진정성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많은 사람을 모든 걸 쇼로 보면 그렇게 보는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성주 가서 사드를 반대하거나 광화문광장에서 단식하는 등에 대해 김종인 더 민주당 대표는 "도로 민주당으로 돌아간다"고 비판하던데.
"저는 도로 민주당으로 돌아간단 의미가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습니다. 민주당은 지금까지 국민과 함께하고 노동자, 농민 그리고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을 대변하는 정치활동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 민주화와 평화에 대해 누구보다 애정을 가지고 일해 왔다고 봅니다. 그 문제에서 저희 당의 의원님들이 사드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광화문에서 단식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과거에 서민과 함께했던 민주당으로 돌아가는 게 맞다고 봅니다."

- 김 대표 생각은 수권정당이 되려면 좀 더 우클릭 해야 한다는 것 같은데.
"저는 저희 당이 가진 가치, 민주, 민생, 인권, 평화에 대한 가치를 더욱더 세우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 활동은 그런 가치를 세우는 일환이라고 봅니다."

- 초선 의원 6명이 중국에 갔잖아요. 여기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매국 행위라고 비판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의원들은 충분히 외교활동을 할 수 있고 그 외교활동의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정부가 관련된 외교활동을 전혀 하고 있지 않은 게 문제인 거죠. 새누리당 의원이 외교활동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지금 중국 가서 새누리당 입장을 설명하고 얘기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국민께서 여소야대 정국을 만들어 주셨고 저희 당이 제1당이 되었는데 좀 더 노력해서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제가 있는 광화문에서 세월호 특조위 활동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고 그렇게 되도록 많은 분이 도와주시기 바란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태그:#위성곤, #세월호, #더불어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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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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