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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학생들도 '디카시'(dicapoem)를 쓰고 있다. 오는 20~28일 사이 경남 고성에서 열리는 '제9회 디카시페스티벌'에 중국 대학생들이 쓴 작품이 출품된다.

디카시는 스마트폰(디카)을 이용해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을 순간 포착하고 그 영상과 함께 5행 이내의 시적 문장으로 표현하고, SNS 등으로 실시간 쌍방향 소통하는 창작 방식을 말한다.

디카시는 2004년 경남 고성에서 처음 시작돼 전국 문예운동으로 확산되었고, 지금은 문학의 한 장르로 자리 잡고 있다. 디카시 백일장이 열리고, 문학지가 나오고 있다.

12일 고성문화원 부설 디카시연구소(소장 이상옥)는 '디카시페스티벌'의 한 행사로 "제1회 한중 대학생 디카시 교류전"을 연다고 밝혔다. 교류전은 오는 20일부터 10일간 고성박물관 2층 다목적실에서 열린다.

중국 정주경공업대학교 학생 11명이 작품을 냈다. 이번 교류전에는 중국 학생들이 쓴 '디카시'를 한글로 번역해 놓는다. '등염하' 학생은 조각상 사진을 찍어 놓고 "소 같은 아버지는 용사다/담배 한 갑만 있으면/세상에서/가장 고통스러운 현실을 잊고/열의를 다 낼 수 있다"고 해놓았다.

중국 정주경공업대학교 '등염하' 학생이 쓴 디카시 "아버지".
 중국 정주경공업대학교 '등염하' 학생이 쓴 디카시 "아버지".
ⓒ 등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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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번 교류전에는 한국 시인들이 낸 디카시도 선보인다.

이상옥 시인은 "2008년부터 매년 고성에서 디카시페스티벌을 열어오고 있다"며 "올해는 디카시 글로벌 원년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고성 국제디카시페스티벌'로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디카시페스티벌의 한 행사로 시상하는 '디카시작품상' 수상자로 김왕노 시인이 선정되었다. 김 시인은 199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시집 <슬픔도 진화한다>, 디카시집 <게릴라> 등이 있다.

김왕노 시인은 <게랄라>에 발표했던 "길의 꿈"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김 시인은 기린과 같은 무늬의 길바닥 사진을 찍어 "기린 무늬 길이다, 기린이 되고 싶은 길이다, 아프리카로 초원으로 뻗어가고 싶은 길이다"는 글을 써놓았다.

김왕노 시인의 디카시 "길의 꿈".
 김왕노 시인의 디카시 "길의 꿈".
ⓒ 김왕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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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예심 최광임, 본심 김종회)들은 "이 작품은 문자만 읽었을 경우 시적 의미에 있어 완성도를 갖추지 못한다. '길'의 정체성이 제시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길'과 '기린'의 미적 거리를 개연성 있게 제시할 수 없으므로 인해 상상력의 확장을 불허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영상과 문자가 결합된 디카시는 이와 전혀 다르다. 두 개염이 상호조응하면서 원래의 시적 목표를 한껏 고양하고 승급시킨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처럼 디카시는 영상의 토대인 지각과 시의 핵심인 상상력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어야 좋은 성과에 도달한다"며 "그런 점에서 김왕노의 '길의 꿈'은 영상과 문자의 상호보완력이 뛰어난 작품이며 무자시와의 차별성을 획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2회 디카시작품상 시상식은 오는 20일 오후 5시 고성박물관에서 열린다. 수상자한테는 상패와 부상으로 300만원이 주어진다.

또 이번 페스티벌에는 '제1회 디카시작품상 수상자'인 공광규 시인의 강연과 디카시마니아들의 디카시 낭송 등이 열린다.

최평호 고성군수가 "고성이 발원지인 '디카시 페스티벌'이 올해로 9해째를 맞아 고성의 문화 랜드로 정착되고 있다"며 "고성군이 디카시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두고 디카시를 통해 고성을 알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이상옥 시인은 "스마트폰을 통한 SNS 소통 방식에 디카시가 매우 유효한 관계로 초등학생에서부터 대학 일반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디카시백일장, 디카시공모전 등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유수의 기성 시인들의 참여도 두드러지며 디카시는 고성을 발원지로 하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예운동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밝혔다.


태그:#디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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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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