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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초등학생들의 언어.
 요새 초등학생들의 언어.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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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 : "진서야! 오늘 애린이 '생파' 갈거니?"
진서 : "ㅇㅇ, 오늘 '가통' 받았어? '수익' 숙제 있던데..."
연우 : "ㅇㅇ, 민서한테 들었어. '사스가'... 하기 싫은데... '가통' 엄마한테 주면 '엄크'야. 'ㅇㅈ'? 빨리 해놔야지. 오늘 '생파'에서 피자 먹는다던데..."
진서 : "'앙 기모띠', 'ㄱㅇㄷ'! 'ㅇㄱㄹㅇ'? 근데, 너 '생선' 뭐 사갈 거야?"
연우 : "민서랑 나는 생각이 없어. 아무것도 안 사갈래."
진서 : "ㅇㅋ! 나도 안 사갈래, 돈 아까워. 이거 '빼박캔트'야."
지현 선생: "도대체 너희 무슨 말을 하는 거니?"

요즘 초등학생들이 나누는 대화 예시다. 초성만 사용하거나, 줄여서 쓰는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언어를 바꿔 쓴다. 이런 언어 사용 형태는 소위 '휴먼급식체'로 불린다. '초등학생 등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 학생들이 쓰는 언어'를 낮춰 부르는 말이다. 위 대화를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연우 : "진서야! 오늘 애린이 (생일파티) 갈거니?"
진서 : "(응응), 오늘 (가정통신문) 받았어? (수학익힘책) 숙제 있던데..."
연우 : "(응응), 민서한테 들었어. (역시나)... 하기 싫은데... (가정통신문) 엄마한테 주면 (엄마 크리티컬, 엄마한테 치명타)야. (인정)? 빨리 해놔야지. 오늘 (생일파티)에서 피자 먹는다던데..."
진서 : "(아, 기분이 좋아), (개이득)! (이거 레알, 이거 진짜야?) 너 (생일선물) 뭐 사갈 거야?"
연우 : "민서랑 나는 생각이 없어. 아무것도 안 사갈래."
진서 : "(오케이)! 나도 안 사갈래, 돈 아까워. 이거 (빼도 박도 못하는 사실)이야."
지현 선생: "도대체 너희 무슨 말을 하는 거니?"

수익, 가통, 와파, 앙 기모띠, 생선... 얼마나 아시나요?

시끌기자단은 3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초등학생들이 주로 쓰는 말을 얼마나 아는지.
 시끌기자단은 3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초등학생들이 주로 쓰는 말을 얼마나 아는지.
ⓒ 시끌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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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광진청소년수련관 시끌기자단(남도연·박연우·백민서·이애린·이진서 기자)는 초등학생들의 언어파괴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7월 23일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에는 총 371명이 참여했고, 인터뷰에는 15명이 응했다.

시끌기자단은 20개의 단어를 제시하고 이중 뜻을 알고 있는 단어를 조사해봤다. 설문조사 결과, 생파(생일파티)가 가장 널리 알려져 쓰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단어를 아는 사람은 102명(27.4%)에 달했다. 그다음으로 널리 사용되는 단어는 수익(수학익힘책)으로 63명(16.9%)이 이 단어를 알고 있었다. 세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단어는 와파였다. 와파는 와이파의 줄임말로 총 48명(12.9%)이 알고 있었다.

시끌기자단 남도연, 박연우, 백민서, 이애린, 이진서 기자는 청소년 및 성인 15명에 대한 인터뷰도 진행했다. 학부모인 이미경씨는 "이런 단어를 내가 직접 사용하진 않지만, 들어는 봤다"라고 말했다. 임은경씨도 "아이들 숙제 물어볼 때, 수익(수학익힘책)이라는 단어를 사용해봤다"라고 전했다.

초등학생 김이레(10)양은 "학교에서 가통, 수익이라는 단어를 쓴다"라면서 "생일파티에 초대하거나 받을 때 생파를 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초등학생들은 왜 이런 말을 쓰는 걸까. 초등학생들이 꼽은 이유로는 ▲ 편하니까 ▲ 귀찮아서 ▲ 누군가를 놀리기 위해 ▲ 듣는 이의 기분을 나쁘게 하기 위해서 ▲ 짜증이 날 때 등이었다. 카카오톡, 메신저 등 스마트폰 사용이 널리 쓰이면서 이런 언어의 활용 추세가 더 넓게 퍼지는 경향이 있다.

국립국어원 공공언어과 강경림 선생은 "개인적, 환경적인 요인 등이 있다, 그중 또래 집단 문화의 영향도 있다"라면서 "청소년들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에서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빠르게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줄임말이 많이 쓴다, 또 친구들끼리 비속어라는 인식이 없거나 재미로 또는 습관적으로 비속어를 사용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뜻 알고 나면, 절대 쓸 수 없는 말 많아... 성인부터 모범 보여야"

초등학생들의 언어사용 실태에 대한 인터뷰도 진행했다.
 초등학생들의 언어사용 실태에 대한 인터뷰도 진행했다.
ⓒ 시끌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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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초등학생들이 과도한 줄임말이나 비속어를 덜 사용하고, 바른 우리말을 사용할 수 있을까. 국립국어원 강경림 선생은 성인들의 '모범'을 강조했다. 그의 이야기에서 '우리말 바르게 사용하기'의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학교에서든 가정에서든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언어생활을 강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은 먼저 모범을 보이고, 청소년 스스로가 바른 언어를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데요.

먼저 올바르지 않은 말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줘야 합니다. 줄임말 중에는 외국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거나 타인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긴 말도 있고, 비속어 중에는 그 의미를 알면 절대 쓸 수 없는 말들이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이런 말들을 남들이 쓴다고 아무런 의식 없이 따라 쓰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또 자신의 언어 사용을 되돌아볼 기회를 마련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자신이 비속어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자신의 언어 사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고, 말과 글은 스스로를 드러내는 거울이라는 것을 잊지 않도록 도와야 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립광진청소년수련관 시끌기자단이 작성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남도연, 박연우, 백민서, 이애린, 이진서 기자(가나다 순)가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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