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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등에 맺힌 땀방울 위로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붉게 충혈된 눈으로 먼 곳을 응시하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눈물을 글썽였다.

"꿈에서도 할머니들을 만난다"는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폭염이 내리쬐던 9일, 인천 중구 신흥동의 한 작업실에서 그를 만났다.



김창기(52)씨는 조각가다. 석고로 만들어진 조각상을 이리저리 깎고 손질해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시킨다. 그는 어지간한 작품은 2~3일이면 완성하지만, 이번 작품은 다르다. 한 달 하고도 보름 동안 한 작품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지만 여전히 미완성이다.

완성 직전의 작품을 바꾸고 또 바꾼 탓이다. 이런 작업이 벌써 열 번째가 넘는다. 그가 만들고 있는 작품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는 '인천 평화의 소녀상'이다. 그는 소녀상 작품을 만들면서 눈물이 많아졌다. 그 당시의 끔찍했던 일들을 상상하고 있노라면, 분노를 느껴야 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남성으로 태어난 것에 대한 원망도 일었다. 단편적인 일이지만, 그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면 어김없이 눈시울은 뜨거워졌다. 그가 작업하고 있는 소녀상의 모델은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딸이다. 그렇기에 분노하고 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꿈에서도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난다. 김창기 조각가는 "과거의 이야기지만, 현재에서도 이러한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 답답하기도 하고, 왜 이래야하만 하는가 물음을 갖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안부 할머님들을 꿈속에서도 만난다, 그래서 당당하고 죄인이 아닌 시대의 아픔을 간직한 그분들을 우리가 보듬어주고, 그분들이 아파했던 부분들을 위로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작품에 임하는 마음을 설명했다.

그는 이 작품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위안부 문제를 평범한 시민 한 사람의 눈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한 달 넘도록 소녀상 앞에 서 있으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인천평화소녀상 조각가 김창기씨   김창기씨가 9일 오전 인천 중구 신흥동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는 인천평화소녀상을 만들고 있다.
▲ 인천평화소녀상 조각가 김창기씨 김창기씨가 9일 오전 인천 중구 신흥동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는 인천평화소녀상을 만들고 있다.
ⓒ 차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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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작가는 "처음에는 일반 시민들의 생각하는 수준에서 위안부를 바라봤는데, 소녀상을 만드는 한달 반 동안은 그 누구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내 아이를 모델로 하다보니까 정말 내 아이가 그 당시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 너무 슬퍼졌다"라며 "작업을 하다가 울컥울컥했다, 너무 힘들었고 지금도 심적으로 어렵다"라고 가슴 아파했다.

'인천평화의소녀상'은 인천지역 시민단체가 모금활동을 통해 만드는 것이다. 시민단체는 소녀상을 만들기 위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2개월간 모금운동을 진행했다. 모금액은 1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4000만 원 가량이 모였다. 당초 소녀상은 광복절에 맞춰 제막할 예정이었지만 오는 10월로 미뤄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지역 1인 미디어 '미디어인사이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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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북적이는 현장을 사랑하는 차성민기잡니다.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