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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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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든 살이 되는 것이 기대된다." - <고맙습니다> 중에서

신경과 의사이자 작가인 올리버 색스가 2013년 80살 생일을 며칠 앞두고 쓴 글 '수은'의 일부다. 이 글에서 색스는 '이전의 억지스러웠던 다급한 마음에서 벗어나 무엇이든 내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탐구하고 평생 겪은 생각과 감정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시간'이라고 노년을 예찬했다. 그리고 자신도 그런 노년의 삶을 기대했다.

그러나 색스는 그런 노년을 충분히 누릴 시간이 부족했다. 18개월 뒤 자신의 병이 간으로 전이된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 2015년 8월 30일 숨을 거두기까지 색스는 '마지막 에너지를 글쓰기에 바쳤다'고 했을 만큼 독자와의 소통을 멈추지 않았다. 고마운 마음 때문이었다.

"두렵지 않은 척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강하게 느끼는 감정은 고마움이다. 나는 사랑했고, 사랑 받았다. 남들에게 많은 것을 받았고 나도 조금쯤은 돌려주었다. 나는 읽고 여행하고 생각하고 썼다. 세상과의 교제를 즐겼다. 특히 작가들과 독자들과의 특별한 교제를 즐겼다. 무엇보다 나는 아름다운 이 행성에서 지각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살았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었다."

고작 60여 페이지뿐인 세상과의 이별 편지. 늦었지만 이렇게라도 그를 만나게 된 것이 나 역시 고맙다.


고맙습니다 (일반판)

올리버 색스 지음, 김명남 옮김, 알마(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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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에디터. '에디터만 아는 TMI'를 연재합니다. 그림책을 좋아합니다. 2017년 그림책에세이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 2019년 성교육 전문가와 함께 하는 대화집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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