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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국 청와대 대변인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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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중국의 입장을 강화하고 우리에게는 내부분열을 심화시키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김영호·김병욱·박정·소병훈·손혜원·신동근 의원 등 더민주 초선의원 6명이 8일 오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논의를 위해 중국으로 출국한 것에 대한 청와대의 평가다. 김 의원 등은 이날부터 2박 3일 간 베이징대 교수들과의 좌담회, 교민간담회, 중국 특파원 오찬 등을 진행하며 사드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국익이 우선돼야 하지 않겠나"라며 더민주 의원들의 방중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이 같이 정리했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지난 7일 더민주 초선의원들의 방중 재검토를 촉구하며 밝혔던 청와대 입장을 다시 반복한 것이다. 당시 김 수석은 "위중한 안보이슈와 관련해서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의 역할이고 정부와 사전에 협의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의원들의 진의가 어디 있든 간에 이분들의 방중 활동이 결과적으로는 중국 측의 입장을 강화하고 우리 내부 분열을 심화시키는 기회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그간 청와대가 사드 논란과 관련 외교부 등 주무 부서를 통해서만 대응했던 것과 달리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정 대변인은 '청와대가 따로 입장문까지 발표하며 적극 대응한 까닭'을 묻는 질문에는 "무엇이 국익을 위해 필요한지, 또 국가 차원에서 무엇이 도움 되는지는 여러분도 다 알고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즉, 더민주 초선의원들의 방중을 국익을 손상시키는 행위로 규정한 것이다.

"국회의원 선서할 때 국익 우선하겠다고 선서하지 않았나"

김영우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기사가 실린 중국 <환구시보>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 김 비대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번 방중이 철저하게 중국 정부와 언론에 이용되고 있음을 명백히 알 수 있다"며 "방중이 중국의 의도하는대로 악용될 것을 뻔히 알면서 왜 중국을 방문하는지 정말 참으로 답답하다"고 말했다.
▲ 김영우 "더민주 방중, 참으로 답답하다" 김영우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기사가 실린 중국 <환구시보>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 김 비대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번 방중이 철저하게 중국 정부와 언론에 이용되고 있음을 명백히 알 수 있다"며 "방중이 중국의 의도하는대로 악용될 것을 뻔히 알면서 왜 중국을 방문하는지 정말 참으로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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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역시 이들의 방중을 국익에 해가 가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정치 선배 입장에서 한 말씀 드린다, 임기 초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 앞에 다짐한 국회의원 선서를 꼭 되돌아보기 바란다"라며 "모든 국회의원들은 국가 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서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또 "(방중한) 여섯 분의 의원들이 방중을 통해 보여주는 일들이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일인지 늘 이 점을 생각하며 임해주길 바라고, 이분들의 활동은 앞으로 역사가 엄격히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출국금지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방중 계획을 비판했던 혁신비대위원 김영우 의원도 "더민주 의원들의 방중은 중국 정부와 언론들이 100% 국익을 위해 활용할 것"이라며 "중국 측 의견을 국내에 전달하는 것은 중국 관료나 정치인들이 할 일이지 우리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이 할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이왕 중국으로 출발했다면 북한의 핵·미사일을 막기 위해 중국이 할 일이 무엇인지, 그 점을 따져 묻고 분명한 답변을 듣고 돌아와 주길 바란다"면서 "그냥 중국 입장만 듣고 온다면 정말 후안무치한 일이고 국익에 정면 반대되는 일이라는 것을 깊이 인식해달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입장은 당 지도부뿐만이 아니다.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주호영 의원은 이날 오전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사드 배치 원인을 제공한 것이고 중국이 그(북한)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 것도 있는데 중국 입장에 마치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참으로 부적절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이은재 의원도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국민의 대표라는 분들이 내부 문제도 봉합되기 전에 외부에서부터 답을 찾으려는 행동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국론분열을 부추겨 정치적인 계산을 하려는 불순한 의도는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드 반대 더민주 의원 6인 출국은 시키시고 대신 입국을 금지하세요, 중국 정부와 장단 맞춰 주구장창 사드 반대 외치라구요"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방중 무산됐으면 대통령이 가로막는 모양새라 외교적 파장 클 것"

더불어민주당 소병훈(왼쪽부터), 김병욱, 김영호, 신동근, 손헤원 의원이 중국 공산당 관계자 및 학계·교민과 사드 국내 배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8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왼쪽부터), 김병욱, 김영호, 신동근, 손헤원 의원이 중국 공산당 관계자 및 학계·교민과 사드 국내 배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8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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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영호 의원 등은 이러한 비난을 일축하고 떠났다. 김 의원 등은 지난 7일 청와대 입장 발표 이후 회동을 갖고 "중국 방문은 이미 확정된 의원외교의 일환이다, 그 누구보다 절실하게 국익을 생각하며 당당하고 신중하게 의원외교에 임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영호 의원은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청와대의 입장표명 이후에 상당히 마음이 무겁고 사명감도 굉장히 생겼다"면서 "우리는 오로지 지금 냉각기에 빠져드는 한중 양국의 외교관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여권과 청와대의 입장표명은 정말 지혜롭지 못하다"면서 "이런 정쟁이 바로 중국매체로부터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계기가 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중국 방문이 무산됐으면 마치 대통령이 방중을 가로막는 비슷한 모양새가 취해지면서 외교적 파장이 굉장히 커졌을 것"이라면서 "더 무거운 마음으로 더 지혜로운 마음으로 당당하게 중국에 다녀와서 조금이라도 정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더민주 등 야당은 따로 입장문까지 발표해 방중을 비난한 청와대를 비판하고 있다.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초당적인 대응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가, 사드 배치에 대한 야당과 국민의 정당한 문제제기와 대화 요구를 매국, 분열 행위로 매도하며 막말로 일삼았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 "국정 운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외교마찰도 서슴지 않는 정부와 여당의 행태에 분노를 넘어 비애감을 느낀다"라며 "자신들 의견에 찬성하면 애국과 국익이 되고, 반대하면 매국, 사대라는 안하무인식 선동정치로 인해 다치는 것은 국민들 마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브리핑을 통해서도 "새누리당에 이어 청와대가 나서 사드 배치 문제를 국내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 과도하다, 청와대가 나설 일이 아니다"라며 "중국 입장을 강화하고 우리 내부 분열을 심화시킨 장본인이 바로 대통령과 청와대"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더민주 의원의 방중에 대해 국익 운운하며 취소를 요구한 것은 의원들의 양식을 청와대가 직접, 공개적으로 무시한 것으로 뭐든지 청와대가 개입하는 것은 지나치다"라고 꼬집었다.


태그:#사드, #청와대, #방중,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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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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