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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30도를 넘는 무더위 속에 충남 아산 갑을오토텍에서 노동자들은 파업을, 사업주는 직장폐쇄를 하고 경비용역을 투입하겠다고 하여 노조원과 용역, 경찰이 지난 1일 오후부터 전쟁 아닌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파업이 좋아서 하는 노동자가 있을까? 무슨 사정이 있는 걸까? 작년에도 용역이 투입되어 폭력사태가 있었는데 또 무슨 일일까?' 하는 걱정에 저는 충남도민인권지킴이단 자격으로 지난 7월 31일 노동조합의 '가족과 함께 하는 촛불문화제'(신고된 합법집회)에 참여하고자 공장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저녁에 공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경찰이 정문 앞을 봉쇄하고 출입을 통제하더군요.

 저녁에 공장에 도착했을 때 경찰이 정문 앞을 봉쇄한 사진.
 저녁에 공장에 도착했을 때 경찰이 정문 앞을 봉쇄한 사진.
ⓒ 이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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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봉쇄 사진.
 경찰 봉쇄 사진.
ⓒ 이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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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집회에 참가하는 시민들이 졸지에 범죄자가 돼

조합원 가족들이 남편을 보고 싶다고, 아버지를 보고 싶다고 들여보내달라고 하는데, 아무 대꾸도 없이 그저 묵묵히 상부지시라면서 철통같이 길을 막았습니다. 저는 신고된 합법집회에 참여하는 것을 왜 막는 거냐고 경찰이 시민 통행을 제한할 때는 절차와 근거가 있어야 하니 경찰신분증을 제시하고 이유를 말해달라고 했는데 경찰은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인권지킴이단의 문제제기에도 모르쇠로 뻗대는 경찰 앞에서 무력감과 자괴감이 들더군요.

점차 가족들 분노가 거세지고 시민들이 길을 열라며 몸으로 경찰 방패를 밀치는 행동으로 이어지자, 방패 뒤에서 한 경찰이 "본인은 아산경찰서 경비과장이며, 직장폐쇄 중에는 공장에 들어갈 수 없으니 막는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저기서 집회참여를 가로막는 불법을 경찰이 저지르면 어쩌자는 거냐며 항의하자 급기야 경찰은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하면 공무집행방해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방송을 하더군요.

길을 열라는 시민들이 졸지에 범죄자가 되었습니다. 분노한 가족과 시민들의 방패밀기에 캡사이신이 뿌려졌고, 여기저기 다친 사람들의 비명이 들렸습니다. 일부는 경찰저지선 안으로 끌려들어가서 오도가도 못하게 막혀있기도 하였습니다.

공장 정문을 사이에 두고 경찰이 안과 밖 이중으로 가로막았기 때문에, 촛불문화제를 준비하던 조합원들이 가족들이 못 들어오게 막는다면 자신들이 가족에게 가겠다고 비켜달라고 했는데도, 경찰은 비켜주지 않고 맨몸의 노동자들에게 캡사이신을 뿌렸습니다. 나중에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한) 현행범이라며 체포된 조합원도 있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어이가 없는' 상황에, 자정을 넘겨 새벽 2시까지 항의하다가 결국 문화제에 참여하지 못하고 집에 돌아온 저는 바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였습니다만,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운' 걸까요? 경찰의 불법적인 집회 참여 방해, 통행제한, 시민에 대한 위압적인 경고가 폭력이 아니고 뭘까 하는 생각에 답답하기만 하였습니다.

경찰차가 둘러싼 잔디밭에 가족들 모여 있어

월요일 오후 1시, 경비용역이 투입된다는 소식에 저는 국가인권위로 '긴급 모니터링'을 요청했고, 다행스럽게도 조사관 몇 분이 와주셨습니다. 기자들도 많고, 보는 눈이 많아서 그랬는지 용역은 정문 앞에서 조합원들과 대치했다 돌아가기를 반복하기에 저는 제 일터로 돌아갔고, 화요일인 오늘 오후 잠시 짬을 내 다시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광경이 있었습니다. 정문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나무가 심어져 있는 잔디밭에 경찰차에 가로막힌 상태에서 가족분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경찰차에 가로막힌 가족들.
 경찰차에 가로막힌 가족들.
ⓒ 이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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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차에 가로막힌 가족들.
 경찰차에 가로막힌 가족들.
ⓒ 이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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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분들은 저를 보고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 경찰차를 좀 빼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제가 어찌된 일인지 알아보고자 공장 앞으로 가겠다고 하자 여지없이 경찰은 저를 막고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고 하였고, 제가 인권지킴이단 신분증을 보여주면서 들여보내라고 하니 그제야 마지못해 들여보내주더군요.

정문 앞에는 불행한 사태를 막고자 아산시의회 의원 몇 분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고, 저는 경찰 책임자를 찾았습니다. 정문을 등지고 좌우론 경찰, 정면으론 용역들이 서 있는 상황에서 책임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저는 마이크를 들고 말했습니다.

"아산경찰서 경비과장님, 정문 앞으로 와주세요. 저는 도민인권지킴이단 아무개입니다. 가족들의 집회를 차벽으로 가로막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차벽이 불법이라고 판결도 났습니다. 집회는 의사표현을 하고자 하는 것인데 차벽으로 막아놓으면 안됩니다. 속히 정문 앞으로 오시고 대화를 요청합니다."

그러나 여러 번 방송을 했음에도 경비과장은 나타나지 않았고 가족들은 여전히 차벽에 가로막혀있었습니다. 용역들이 서있는 뒤편 멀리 경비과장이 서 있다고 옆에 분들이 알려주시더군요. 뛰어가서 물었습니다. 왜 대화에 응하지 않으시는지, 왜 차벽을 치우지 않으시는지.

그랬더니 경비과장 말씀이(제가 녹음을 하지 않아 정확히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만, 대강의 요지는) '인권지킴이단이 대체 뭐냐(설명하고), 공무원이냐(아니다), 공무원이 아닌데 왜 여기 있느냐, 공무집행방해다, (부하 경찰들에게 명령조로) 내보내라, 어제 인권위 조사관도 아무 말 없었다(어제는 가족들을 차벽으로 막진 않았다), 왜 경찰한테 차 빼라고 명령이냐(시민 누구나 불법적인 행위를 신고하고 조치하길 요구할 수 있는 거다), 국가기관인 인권위도 경찰에 권고만 한다 (시민단체인 지킴이단이 경찰에게) 명령이냐' 등이었습니다.

거듭 항의하자 상부에 보고하고 검토해서 처리하겠다고 해서 제가 명함을 주고 꼭 답변을 달라고 했습니다만 공장을 떠날 때까지도 차벽은 철수되지 않았습니다.

근거를 묻고,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답변을 요구하는 인권지킴이단에 대한 이번 아산경찰서 경비과장의 태도를 보면서 저는 보통의 시민에게는 어떤 태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경찰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민중의 지팡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요?

국가인권위로 2차 진정을 추가로 하겠지만, 안타까운 점은 충남 경찰의 인권시계는 멈춰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충남은 안희정 지사의 인권에 대한 관심이 인권조례제정, 도민인권선언, 인권지킴이단 위촉 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경찰이 지방행정은 아니지만 시민의 안녕과 인권 보장에 최선을 다해야 할 터인데 아산경찰서의 태도는 너무도 우려스럽습니다. 저는 도경찰청 인권센터로도 이 문제를 제기할 것입니다.

경찰을 욕보이고자 함이 아닙니다. 경찰이 갖춰야 할 인권의식과 태도가 무엇인지 이번에 확인하는 기회와 경험이 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후속 기사로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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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시(온양)에서 사는 주부입니다. 기존 언론이 다루지 않아 소외된 민중과 함께 하겠습니다. 요기까지가 오마이뉴스 처음 가입했을때(아마 1999년이나 2000년일것입니다) 그후 시민단체 활동을 거쳐 현재는 민주노동당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자본의 언론통제를 극복하는 오마이뉴스를 만들어가는데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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