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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철도의 매력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의 추억 찾기 놀이"라고 답합니다. 그 정도로 일본에는 수많은 종류의 열차들과 에끼벤(열차도시락)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라기 보다는 관광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한 철도 강국 일본의 철도여행.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서 앞으로 다양한 철도여행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미나미오타리역에 출발 준비중인 리조트뷰 후루사토호
▲ 리조트뷰 후루사토 미나미오타리역에 출발 준비중인 리조트뷰 후루사토호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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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중에 시골 미나미오타리역(南小谷駅)은 JR동일본 소속의 첫 역이자 JR서일본 소속의 마지막 역입니다. 알프스의 산속 계곡 마을 같은 작은 역에 관광객들이 한두 명씩 모이기 시작합니다.

이 산골 역은 정말 조용합니다. 역 앞 계곡물 소리가 귀를 시원하게 해줍니다. 역 앞엔 작은 매점과 식당 하나가 있습니다. 이 작은 역에서 출발하는 리조트뷰후루사토호(リゾートビューふるさと号)는 2010년 10월 신슈데스트네이션 캠페인에 맞춰 오오이토센(大糸線)과 시노노이센(篠ノ井線)을 이용해 나가노현을 V자 코스로 운행합니다. 이 열차의 특징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한 신형 리조트 열차라는 점이죠.

미나미오타리역 1번 선으로 두 량의 아담한 열차가 입선합니다. 외부는 신슈 지방의 상징인 녹색으로 도장돼 있습니다. 차내로 천천히 들어가 봅니다. 차내는 여유있게 회전할 수 있는 리클라이닝 시트가 1호 차에 44석, 2호 차에 34석 있습니다. 또한 휠체어 공간이 마련돼 있어 장애인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배려가 넘치는 좌석입니다.

총 78명이 이 열차에 탑승할 수 있습니다. 좌석 간격이 120cm이니 이용객들이 편하게 여행할 수 있습니다. 차량의 클래스는 '쾌속'으로 '특급'보다는 한 단계 아래이지만 내부 편의시설은 거의 특급 수준입니다.

리조트뷰 후루사토호의 차내 전망석과 모니터
▲ 차내 모니터와 전망석 리조트뷰 후루사토호의 차내 전망석과 모니터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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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전망실입니다. 이곳에서 웅대한 일본 알프스의 풍광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운전석 바로 뒤 대형 창문에서 편안한 의자에 앉아 조망이 가능합니다. 기념 스탬프도 이곳에 마련돼 있느 꼭 찍어서 추억으로 남기길 권합니다.

역시 관광열차의 큰 특징은 대형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열차 밖 풍경입니다. 논에서 일하는 농부들 그리고 역마다 현수막을 들고 환영해주는 시골의 소박함을 느끼기에 충분하죠. 또한 열차 내부엔 각 호 차마다 두 대의 모니터 장치가 있습니다. 실제 운전수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정면 모습과 관광지 안내, 그리고 주말에 실시되는 차내 이벤트 등이 상세하게 나옵니다. 열차는 오후 3시 16분, 미나미오타리역을 출발해 남쪽으로 달립니다. 첫 정차역인 하쿠바역에서 6분간 정차하며 현지의 마을주민의 열렬한 환영(?)을 받습니다.

다테야마구로베알펜루트의 나가노현 출발지인 시나노오마치역을 경우, 마츠모토역에 도착하는 동안 다테야마 연봉들을 오른쪽에 두고 달립니다. 이 열차에 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같은 원리로 작동됩니다. 기본적인 구동은 디젤 엔진과 리튬 이온 축전지가 조합돼 운행됩니다. 하이브리드 운전 시 전기 모터가 작동됩니다. 이는 요즘은 친환경 차량에 많이 사용 하는 운전방식으로 연비를 대폭 향상시킨 시스템입니다. 아오모리에서 아키타를 운행하는 리조트시라카미 아오이케 편성 등도 이 방식으로 운행됩니다.

마츠모토역에 도착한 리조트뷰후루사토호는 역방향으로 진행 방향을 바꿉니다. 이때 열차의 의자를 돌려줘야 합니다. 열차는 다시 천천히 북동쪽으로 움직입니다. 2656m 길이의 가무리키터널(冠着トンネル)을 지나면 일본 3대 차창(三大車窓)으로 유명한 오바스테역(姨捨駅)에 도착합니다.

리조트뷰 후루사토를 타고 펼쳐지는 일본알프스의 웅대한 모습
▲ 일본알프스의 전경 리조트뷰 후루사토를 타고 펼쳐지는 일본알프스의 웅대한 모습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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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고도 551m에 위치한 오바스테역에 잠시 하차합니다. 리조트뷰후루사토호를 보내는데 열차가 다시 왔던 길로 갑니다. 스위치백 구간입니다. 몇 분 안 돼서 제 밑으로 리조트뷰후루사토호가 내려갑니다. 스위치백은 지난번에 설명해드려 많이 알고 계시겠지만, 간단하게 다시 설명드리자면 급경사를 극복하기 위해 지그재그로 달리는 구간을 말합니다.

열차가 지나간 뒤 고요한 정적만 남은 오바스테역. 전망코너로 이동해 봅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니가타 평야 지대는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아름다운 풍광이 사람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열차 안에서 보지 못하는 풍광이 하차 후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이죠. 일몰 뒤 다랭이논처럼 보이는 계단식 논과 도시 야경을 보면 이곳이 돼 일본 3대 차장인지 알 수 있습니다. 다음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한시도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보통열차가 도착합니다. 그 열차를 타고 두 번의 스위치백 구간을 통과하면 종착역인 나가노역에 닿습니다.

리조트뷰후루사토호가 운행하는 연선에 펼쳐지는 대자연의 웅장함. 산과 강 그리고 호수, 맑은 하늘은 고향(후루사토)를 떠오르게 합니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열차는 그저 운송의 수단뿐만이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관광객을 이어주는 가교의 열차입니다. 이 열차를 타러 한번 떠나보지 않으시렵니까!

일본 3대 차창인 오바스테역에서 바라본 절경
▲ 오바스테역 일본 3대 차창인 오바스테역에서 바라본 절경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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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조트뷰후루사토호 운행일
- 5월부터 9월 사이 매주 금~월(자세한 스케줄은 홈페이지 참고) : https://www.jreast.co.jp/railway/joyful/resortfuru.html

▲ 리조트뷰후루사토호 운행 시각
- 나가노역 출발 09:04 → 12:47 미나미오타리역도착
- 미나미오타리역 출발 15:16 → 18:28 나가노역 도착
- (특별운행) 나이트뷰오바스테
-- 나가노역 출발 18:48 → 19:22 오바스테역도착
-- 오바스테역 출발 20:24 → 20:58 나가노역 도착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서규호 기자는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 엔트래블스 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태그:#리조트뷰후루사토, #나가노관광열차, #오바스테역, #일본3대차창, #일본철도여행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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