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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드레'라는 단어 뒤에는 '만드레'가 따라붙습니다. 곤드레만드레.

우리는 술을 너무 마셔 몸을 잘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했을 때 '곤드레만드레'라는 말을 합니다.

고려엉겅퀴꽃에 나비가 찾아와 친구가 되어줍니다.
 고려엉겅퀴꽃에 나비가 찾아와 친구가 되어줍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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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드레'라는 풀이 있습니다. 원래 고려엉겅퀴라는 이름을 가진 우리나라 특산종이지요. 곤드레나물밥으로 유명해져 요즘 고려엉겅퀴가 많이 알려졌습니다.

나는 잘 아는 분께서 자기네가 가꾼 모종 몇 포기를 분양해줘 감나무 밑에 심었습니다. 그늘 밑인데도 잘 자랐습니다.

봄에 생잎을 따 곤드레나물밥을 두어 차례 해먹었습니다. 생잎을 삶아서 지은 거라서 그런지 묵은 나물보다 향도 더 깊고, 맛도 참 좋았습니다. 음식점에서 먹었던 맛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어요.

고려엉겅퀴 키가 1m 이상 자랐습니다.
 고려엉겅퀴 키가 1m 이상 자랐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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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고려엉겅퀴가 장마철인 지금 1m넘게 자랐습니다. 큰 키 때문인지 제 몸을 못 가누고 쓰러지고 난리입니다. 가지가 사방으로 퍼져 더욱 그렇습니다. 마치 곤드레만드레 술 취한 사람처럼 말입니다.

장마철에 큰 키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습니다.
 장마철에 큰 키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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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엉겅퀴를 처음 보는 아들이 집에 와서 뭔 풀이 이렇게 크냐면서 뽑아버리자고 했습니다.

"녀석아, 그거 곤드레나물밥 하는 고려엉겅퀴야!"
"그래요? 이걸로 곤드레나물밥을 해요?"
"그렇다니까! 그리고 거기 꽃을 좀 봐! 얼마나 예쁜가?"
"야! 요 녀석, 생긴 것은 그래도 꽃은 멋지네요!"

줄기는 어지럽게 쓰러졌지만, 꽃이 참 예쁩니다. 고려엉겅퀴꽃은 관상화(管狀花)로 원줄기와 가지 끝에 피어납니다. 관상화란 꽃부리 형태가 가늘고, 긴 관이나 통 모양인 꽃을 말합니다.

고려엉겅퀴의 아름다운 자태
 고려엉겅퀴의 아름다운 자태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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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엉겅퀴, 보면 볼수록 예쁩니다.
 고려엉겅퀴, 보면 볼수록 예쁩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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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엉겅퀴 꽃 한 송이는 수십 개의 통꽃으로 되어있습니다. 꽃잎이며 수술, 암술이 모두 붉은빛을 띤 보라색으로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암술대가 살짝 안쪽으로 구부려져 있어 멋을 더합니다.

보라색 꽃에 흰 나비가 찾아왔습니다. 꽃의 유혹에 넘어간 것인지, 나비는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나비가 꽃의 친구가 되어 함께 있는 모습이 보기에 좋습니다.

맺힌 꽃망울. 앞으로 여러 날 꽃을 피울 것 같습니다.
 맺힌 꽃망울. 앞으로 여러 날 꽃을 피울 것 같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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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엉겅퀴는 여러해살이 풀이지만, 꽃을 피워 씨로 자손을 퍼트립니다. 쓰러졌어도 꽃망울은 많이도 달렸습니다. 꽃을 피워 씨를 맺고, 그 씨가 땅에 떨어지면 봄에 싹이 틀 것입니다.

꽃은 보면 볼수록 예쁘고, 자세히 보면 사랑스럽습니다.


태그:#곤드레, #곤드레나물, #곤드레나물밥, #고려엉겅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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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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