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가 후반기 첫 3연승을 질주했다. LG 트윈스는 2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예상밖의 팽팽한 투수전 끝에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0-1로 끌려가던 LG는 8회 2사 2, 3루 기회에서 박용택이 승부를 뒤집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날렸다.

당초 이날 LG의 승리 가능성은 낮아보였다. LG는 앞서 26~28일 열린 롯데와의 주중 3연전을 2승 1패로 마치며 7월 첫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상대인 NC에게는 올시즌 1승 7패로 절대 열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NC는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 재크 스튜어트를 선발로 세웠다. 반면 LG의 선발 임찬규는 이날 경기전까지 올 시즌 2경기 2패 평균자책점 9.45를 기록하고 있었다. 1군 경기에서는 지난 4월 14일 롯데전에 이어 무려 3개월 만의 선발등판이었다.

타선도 주축인 루이스 히메네스와 오지환이 선발명단에서 빠지고 채은성이 올 시즌 첫 4번 타자로 나서는 등 최상의 구성이 아니었다. NC는 베스트 멤버들이 정상 출격하는 등 아무리 봐도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였다.

예상치 못했던 팽팽한 투수전

하지만 LG는 의외로 NC와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먼저 선발 임찬규가 5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는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치며 스튜어트(7이닝 무실점)을 상대로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4회까지 안타 1개만을 내주며 버티던 임찬규는 5회 2사 이후 연속 안타와 폭투로 선취점을 빼앗겼지만, 2루 주자 박민우의 홈 쇄도를 저지하며 추가 실점은 막았다. 106일 만의 1군 복귀전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임찬규는 아직도 확정되지 못한 LG의 5선발 후보로 희망을 남겼다.

임찬규가 내려간 이후에는 이승현(1.1이닝)과 윤지웅(1이닝), 김지용(1.1 이닝), 진해수(0.1이닝)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9회까지 무실점 릴레이를 펼쳤다. 윤지웅이 시즌 3승째를 신고했고 진해수는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박용택이 베테랑의 이름값을 해냈다. NC 선발 스튜어트의 구위에 내내 눌려있던 LG는 8회초 들어 구원투수 김진성을 공략하며 연속 안타와 폭투로 2사 2·3루의 기회를 잡았다. 1루 베이스가 비어있는 상황에서 NC는 후속타자인 채은성 대신 박용택과 승부하는 것을 선택했다.

하지만 박용택은 올 시즌 타율 0.335에 득점권 타율도 0.344를 기록하며 채은성 못지않게 찬스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NC로서는 박용택에서 역전 결승타를 허용하며 승부를 건 것이 패착이 되고말았지만, 어차피 박용택을 거르더라도 만루 상황에서 강한 채은성을 상대해야 했던 것을 감안하면 결과론일 수밖에 없다.

이날 결승타 및 멀티 히트를 기록한 박용택은 대망의 개인통산 2000안타에 이제 18개 차이로 근접했다. 결과적으로는 박용택과 채은성을 중심타선에 나란히 배치한 타순 기용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LG로서는 가장 어려운 시기에 거둔 뜻밖의 3연승이라 큰 의미가 있다. LG는 후반기 들어 계속된 부진으로 순위가 하위권으로 추락하며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듯 했다. 최근에는 양상문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극성팬들의 소란이 연일 이어지며 팬덤까지 분열되는 등 분위기가 더욱 어수선했다.

하지만 LG는 가장 어려운 순간에 선수단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특히 이름값이 떨어지는 젊은 선수들을 내세우고도 '천적'으로 꼽히던 NC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것은, 한동안 침체되어있던 LG 야구에 자신감을 회복시켜주는 귀중한 보약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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