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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평동 화상경마도박장 외곽이전 및 폐쇄 주민대책위원회'는 29일 오후 한국마사회대전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들을 화상도박장으로 끌어들이는 청소년교육강좌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관련사진보기

대전 서구 월평동에 위치한 장외마권발매소(화상경마장)의 외곽이전과 폐쇄를 주장해오던 지역주민과 시민단체가 이번에는 마사회의 문화센터운영을 문제 삼고 나섰다. 마사회가 방과후학교라는 미명하에 청소년들을 도박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월평동 화상경마도박장 외곽이전 및 폐쇄 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9일 오후 한국마사회 대전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들을 화상도박장으로 끌어들이는 청소년교육강좌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마사회 대전지사는 지역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경마가 없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마권장외발매소를 개방,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마사회는 '키크는 발레 스트레칭'과 '한국사 탐험대', '쉽고 재미있는 어린이 한국사', '즐거운 이야기 한국사' 등 유아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강좌를 진행하고 있고, 여름방학 동안에는 '영어캠프'도 운영한다.

이러한 마사회의 문화센터 운영에 대해 지역주민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책위는 비록 경마가 열리지 않는 날을 이용하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해도 아이들이 중독성이 강한 도박장을 드나들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청소년들이 화상경마장을 드나들면서 자연스럽게 화상경마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하여 잠재적 도박중독자를 양산시키려는 속셈이라며 마사회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다.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김대승 대책위 공동대표는 "어른들도 치료를 받아야 할 도박장 나들이를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아이들을 꾀어 도박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더 많은 도박중독자를 만들겠다는 비열한 짓"이라며 "마사회는 당장 청소년 강좌를 중단하고, 화상도박장을 폐쇄하라"고 촉구했다.

대전YMCA 정현태 시민사업위원은 연대발언을 통해 "아이들이 공부할 곳이 없어서 화상경마장에 가서 해야 한다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정말 슬프다"며 "과연 도박장에 드나들도록 하는 일을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장려할 일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월평동에 살고 있는 주민 장경미씨는 규탄발언에서 "마사회는 문화센터를 통해 이 지역주민들을 이간질하고 있다, 정말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싶다면 도박장 건물이 아닌 다른 건물에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되지, 왜 꼭 여기여야 하느냐"며 "주민을 삶과 공동체를 파괴하는 마사회는 이 지역을 떠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기자회견문을 통해서도 "마사회는 화상경마장으로 인해 교육환경이 파괴된 현 상황에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커녕 오히려 아이들을 화상경마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며 "영업외 날엔 청소년 출입이 가능하다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화상도박경마장 안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강좌를 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건전한 경제활동보다 한탕주의를 조장하는 사생산업시설, 그중에서도 중독률이 매우 심각한 화상경마도박장이 학교 인근에 있는 것도 문제인데, 아이들이 화상경마장에 드나든다면 과연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면서 "문화강좌를 핑계로 아이들이 화상도박장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아무리 좋게 포장해봐야 화상경마장은 도박시설일 뿐"이라며 "마사회는 불법이 아니라는 말로 본질을 감추지 말고 현재 진행하는 청소년 강좌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한국마사회문화공감대전센터 정지련 부센터장에게 항의문서를 전달했다.

지역주민과 시민단체들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정 부센터장은 "마사회는 청소년을 포함한 지역주민들에게 공헌하기 위해 많은 문화·교육프로그램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며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