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천상륙작전>이 지난 27일 개봉하며 작전이 펼쳐졌던 '인천'에 대한 관심이 높다.

6·25 한국전쟁의 판도를 바꾼 인천상륙작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수복을 위한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비견될 만큼 전쟁사적으로 의미가 큰 작전이었다. 이 작전이 전쟁의 흐름을 바꾸며 오늘날의 대한민국 지켜낸 결정적인 사건이었음에는 이견이 없다.

비록 영화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극명하지만 시의적으로는 적절했다.

하지만,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정작 인천은 없다는 점은 인천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자존심마저 상하는 일이다. 영화 <인천상륙작전> 대부분은 인천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촬영됐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인천 시가지 전투장면 등 주요 장면을 인천이 아닌 경남 창원 세트장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인천 시가지 전투장면 등 주요 장면을 인천이 아닌 경남 창원 세트장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 CJ엔터테인먼트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시는 이번 영화를 위해 팔미도 등대 세트를 건립하며 1억 원 가량을 투자했다. 그러나 정작 인천에서 촬영된 부분은 팔미도 등대, 인하대 앞 물류창고, 인천기독교병원 등 4컷 정도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대부분 경남 창원에 마련된 세트장에서 촬영됐다.

<인천상륙작전>이 아닌 <창원상륙작전>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인천상륙작전이 전개됐던 월미도나 송도 앞바다, 연안부두 쪽 내항 등이 현재는 매립으로 인해 당시의 모습을 연출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바다장면이 아닌 내륙 장면 촬영지까지 창원에 세트장이 마련된 부분은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다. 여기에서 인천시의 문화행정 능력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인천'을 타이틀로 '인천에서 벌어진 역사적 사건'을 다룬 작품의 주요 촬영지 대부분을 타지역에 내준다는 것은 시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 것이라는 지적이다.

 인천시가 1억 원을 들여 영화 <인천상륙작전> 촬영을 위해 지은 팔미도 등대.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위 후미진 곳에 만들어진 이곳엔 그 흔한 안내판 하나 없이 방치됐다. 관광객들이 제대로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인천시가 1억 원을 들여 영화 <인천상륙작전> 촬영을 위해 지은 팔미도 등대.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위 후미진 곳에 만들어진 이곳엔 그 흔한 안내판 하나 없이 방치됐다. 관광객들이 제대로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최도범


또한, 영화 이후 활용에 있어서도 인천은 주 촬영지였던 창원에 밀릴 수밖에 없다.

드라마나 영화 등 영상문화산업의 특성상 배우들의 손길이 직접 닿은 촬영지를 찾아 그들과 호흡하는 느낌을 갖고자 하는 것이 대중의 특성임을 감안 한다면 영화가 흥행하더라도 그 열매는 대부분 주 촬영지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상륙작전의 주요 지점이었던 팔미도, 월미도,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중구 근대 개항장 거리 및 기독교병원 등의 시가지 등을 연계한 관광코스를 개발 중이다"라며 "전쟁 영화는 세트장을 찾는 이들도 있지만 실제 전투가 벌어진 역사적 장소를 찾고자 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 2013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에서 펼쳐진 인천상륙작전 재현 모습.

지난 2013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에서 펼쳐진 인천상륙작전 재현 모습. ⓒ 박근원


하지만, 인천시의 기대는 우리나라 관광객에겐 해당될 수 있지만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외국관광객들의 주된 관광 이유가 우리나라의 역사가 아닌 출연 배우들에 집중된다는 것을 간과한 장밋빛 희망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인천시가 문화관광산업에 대한 마인드를 바꾸고 문화상품을 평가하는 안목을 높여 실질적으로나 명분적으로 인천에 이익이 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천상륙작전> 포스터.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이다. 다만, 그 가치가 표값에 굉장히 저렴할 뿐.

<인천상륙작전> 포스터. 인천 없는 인천상륙작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 CJ엔터테인먼트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 KNS뉴스통신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영화 ‘인천상륙작전’ 인천시 인천상륙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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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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