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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이 왔습니다. 가보고 싶은 곳은 많은데 제대로 된 정보는 부족하죠. 여행자들만 바글바글한 식당 말고 지역민들이 즐겨찾는 곳을 알고 싶은데, 지인도 없고요. 그래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만 아는 진짜 맛집, 진짜 볼거리 정보를 모아봤습니다. 각 지역에 사는 시민기자들이 알려주는 '알짜 정보' 총집합. 올 여름 휴가에선 제대로 즐기고 오세요. [편집자말]
청송 백석탄 태고적 신비를 지닌 곳! 흰빛을 띤 바위들이 흐르는 물과 어우러지는 곳, 청송군 안덕면 고와리에 있는 '백석탄'이랍니다. ⓒ 손현희
올여름, 그 어느 때보다도 무덥고 뜨거운 나날이 이어지고 있네요. 이럴 때일수록 몸도 마음도 가볍게 하고 내려놓을 줄 아는 '쉼'이 있는 여행을 해보면 어떨 까요? 여름 휴가지로도 손색없는 국제슬로시티 '청송'을 추천할까 합니다.

청송은 예부터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랍니다. 임야 면적이 전체의 84%나 차지한다니, 그만큼 내륙에 있는 산간지역이랍니다. 실제로 구석구석 다니다보면 진짜 산골마을이구나! 싶을 만큼 온통 산골짜기를 만날 수 있는 조용하고 평온한 곳이랍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경치가 뛰어난 곳이 참 많답니다. 바람과 구름, 나무와 새소리를 동무 삼아 느릿느릿 다니면서 둘레 경치를 감상하기에 딱 좋은 곳들이 곳곳에 넘친답니다.

누구나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주왕산 국립공원'과 '주산지'
청송 주왕산국립공원 당나라의 주왕이 숨어 살았다던 주왕산. 기암괴석 아름다운 경치가 오가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이곳도 국가지질공원으로 등록된 곳이랍니다. ⓒ 손현희
당나라의 '주왕'이 숨어 살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주왕산국립공원은 철따라 풍경을 달리하는데, 커다란 바위가 자연의 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어요. '시루봉'을 비롯하여 기암괴석들이 많고, 늙은 소나무들 그리고 무엇보다 맑은 물이 흐르는 '주왕계곡' 골짜기를 따라 걷는 기분이 참 시원하답니다.

용추폭포, 용연폭포 등 시원한 폭포까지 가는 내내 길도 평탄하고 아이들도 쉽게 갈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지요. 무더운 여름, 몸과 마음의 땀을 식혀줄 낙원과도 같은 곳이라 할 수 있어요. 이밖에 절골 계곡으로 올라가는 길에서도 아주 멋진 풍광을 마주할 수 있답니다.

청송 여행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란 김기덕 감독의 영화 덕분에 세상에 알려진 '주산지'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영화 제목처럼 사철 색다른 분위기로 오가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하지요. 제가 갔을 때엔, 만물이 소생한다는 봄철이었는데도 그 신비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넓은 저수지 안에 오래된 왕버드나무가 물속에 잠겨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신비로움을 더한답니다. 한여름엔 짙은 초록빛으로 물든 산과 물속에 반영된 여름에서 또 다른 신비로움을 느껴볼 수 있을 겁니다.
청송 주산지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을 촬영하여 더욱 소문이 난 아름다운 저수지 '주산지'랍니다. 사시사철 풍경을 달리하며 아름다움을 뽐내는 신비로운 곳이지요. 한여름 짙은 초록빛이 물에 비쳐 더욱 아름다운 곳이랍니다. ⓒ 손현희
한여름 송소고택과 덕천동 옛집들

청송군 파천면 덕천마을에 가면 크고 작은 옛집들로 넘쳐난답니다. 청송 심씨 심부자댁인 송소고택이 이름나 있지만, 사실 이 마을 전체가 우리나라 전통한옥마을이랍니다. 마을을 천천히 돌아보면서 산책할 수 있는 골목길도 많고요. 옛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헤아릴 수도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구석구석 한 굽이 돌며 멋스런 옛집을 하나씩 둘러보는 재미가 남다릅니다. 송소고택 뿐 아니라, 창실고택, 송정고택, 찰방공종택 등 집집이 서로 모양과 구조가 다른 것들을 찾아내는 재미도 있지요. 그리고 이런 옛집들에서는 '한옥스테이'를 같이 하고 있답니다. 한여름 조상들은 이 무더위를 어찌 견뎠을까? 대청을 사이에 두고 앞뒤로 툭 트인 구조에 시원한 맞바람이 드나드는 옛집에서 하룻밤 묵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아, 여기 가면 마을 들머리에 있는 큰 그네를 꼭 한 번 타보시길...
청송 송소고택 청송의 부자 심씨의 아흔아홉 칸 송소고택이에요. 파천면 덕천 마을에는 이밖에도 전통 옛집으로 가득 차 있답니다. 마을 곳곳에서 '한옥스테이'를 하고 있어 여름 휴가 때 고즈넉한 한옥에서 뜨거운 한여름을 나는 멋진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은 일이랍니다. 한옥이 얼마나 시원한지 잘 아시지요? ⓒ 손현희
청송 소헌공원 조선 세종대왕의 비였던 '소헌왕후'의 이름을 따 세운 '소헌공원'이랍니다. 찬경루와 객사로 쓰였던 운봉관이 참으로 볼 만하지요. ⓒ 손현희
그리고 여기서 멀지 않은 곳, 청송 읍내에는 '소헌공원'이 있답니다. 조선 4대임금인 세종대왕의 비였던 소헌왕후의 이름을 따서 지은 공원인데요. 너르고 아름다운 찬경루와 운봉관을 구경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찬경루는 청송 심씨의 시조 묘가 있는 산을 바라보며 세운 것이고, 운봉관은 옛날 중앙에서 청송으로 파견된 관리들이나 외국의 사신들이 묵었던 객사랍니다.

국가지질공원으로 등록된 청송, 이젠 세계유네스코에!

청송은 앞서 소개한 주왕산국립공원을 비롯하여 곳곳에 '지질 명소'가 넘치는 곳이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네 번째이고, 요즘은 세계유네스코 지질공원 인증을 받기 위해 갖가지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고 해요. 지질공원이란, 특별한 과학적 중요성과 희귀성을 바탕으로 생태학적으로도 아름다움을 지닌 지질 현장이랍니다.

청송군 안덕면 고와리라는 마을에 가면, 희한한 바위들이 흐르는 물과 함께 어우러져있는 곳이 있답니다. 바로 '백석탄'이란 곳인데요. 흰 빛을 띤 크고 작은 바위들이 굉장히 많아요. 흰빛에 푸른빛까지 감도는 바위들이 다른 곳에서는 잘 볼 수 없는 것들이랍니다. 백석탄이 있는 신성계곡엔 해마다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랍니다.
청송 백석탄 청송 제1경으로 손꼽힌 곳이 바로 이 백석탄이랍니다. 백옥같이 희고 고운 바위들이 안덕면 신성계곡에 자리 잡고 있답니다. 수천만 년 앞서 화산활동으로 용암이 굳으면서 자연이 빚어낸 멋진 작품이랍니다. 국가지질공원으로 등록되기도 했지만, 이젠 세계 유네스코 지질공원으로 등록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 손현희
청송 방호정 신성계곡 들머리, 깎아지른 절벽 위에 세워진 '방호정'이랍니다. 벌써부터 멋진 경치가 느껴지지요? 이곳에서부터 백석탄까지 이어지는 약 15Km나 되는 신성계곡은 해마다 여름이면 많은 손님들로 북적이는 곳이지요. ⓒ 손현희
청송 꽃돌 자연스레 생겨난 바위조차도 갈고 닦으면, 이렇게 꽃돌이 된답니다. 이건 바로, 수천만년 전, 화산활동이 있었을 때, 마그마가 식으면서 만들어낸 걸작품이랍니다. 이런 돌을 캐어 갈고 다듬으면 저렇게 멋진 꽃돌이 됩니다. 해바라기 꽃돌도 있고, 매화, 장미, 모란 등 갖가지 꽃모양으로 거듭난답니다. ⓒ 손현희
이와 함께 '꽃돌'이 이름나 있는데, 그 옛날 화산폭발 때에 마그마가 식으면서 만들어낸 돌 속에 핀 꽃이랍니다. 실제로 보면, 해바라기, 장미, 매화 등 꽃모양의 '꽃돌'이 참 신기하지요. 부동면에 가면 '수석꽃돌박물관'이 있어 신기한 꽃돌을 구경할 수 있고요. 둘레에 민예촌도 둘러볼 만하지요.

'장난끼공화국'을 아시나요?... 체험거리들 가득

장난끼공화국이라? 도대체 이게 뭘까요? 본디 월외 초등학교였는데, 폐교한 곳에다가 아이들의 상상나라를 만들었어요. 아니, 어른도 이곳에서는 아이가 될 수 있는 곳이지요. 이곳에서는 모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될 수 있어요. 우스꽝스럽게 그려진 벽화나 커다란 나무에 걸린 재미나게 생긴 인형들이 갖가지 상상과 재미난 끼를 불러들입니다.

날마다 아이와 함께 짚풀공예나 생활 공예품들을 손수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거리들이 있어 온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딱 좋은 곳이지요.
청송 장난끼공화국 저건 무엇일까? 생김새가 꽤난 장난끼가 서려있고 상상의 나라에서나 봤음직한 모습이네요. 여기는 바로 상상의 나라, 청송 '장난끼공화국'이랍니다. 여기서 무엇을 하느냐고요? 강원도 춘천 남이섬에 있는 '나미나라공화국'을 만든 이들이 이곳도 만들었다고 하네요. ⓒ 손현희
장난끼공화국 아이들을 데리고 놀거리를 찾아오는 이들한테 더없이 좋은 곳이랍니다. 이곳 '달빛예술학교'에서는 갖가지 체험거리들을 꾸리고 있는데, 짚풀공예나 천연염색 셔츠 만들기 등 주중과 주말 프로그램으로 나누어서 체험을 할 수 있답니다. ⓒ 손현희
신비한 탄산수 '달기약수탕'과 '달기백숙'

'장난끼공화국'이 있는 월외리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신비한 약수탕이 있답니다. 이 물은 그야말로 약수인데, 먹으면 위장병에 특히 좋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맹물로 먹을 땐, 사실 먹기가 거북해요. 왜냐고요? 하하하 물에서 '녹물' 비슷한 맛이 느껴진답니다. 철분이 많이 든 물이라서 그래요. 사이다처럼 톡 쏘는 탄산 맛이 나거든요. 설탕이 안 들어간 사이다라고 할까요? 청송에는 이와 같은 달기약수터가 10군데나 있답니다.

휴가여행에서 맛난 먹을거리를 빼놓을 수는 없지요? 청송에 오면 달기약수로 끓인 '달기약수백숙'을 꼭 먹어봐야 한답니다. 밥을 지을 때도 달기약수로 밥을 지어주는데, 약간은 푸른빛을 띤답니다. 아, 밥이나 백숙에서도 철분 맛이 나냐고요? 아니요. 전혀 나지 않고 여느 백숙 맛보다 훨씬 더 맛있고 좋답니다. 몸에도 좋은 것이니, 더 없이 좋은 먹을거리가 아닐까요?

현대인의 삶! 누구 할 것 없이 바쁘고 저마다 숨 가쁘게 살아가는 일이 많이 있지요? 올여름 휴가 때 느릿느릿 삶의 여유를 되살리며 조금은 쉬었다 가는 게 어떨까요? 그렇다면, 경북 청송으로 찾아가보세요. 틀림없이 '편안한 쉼'을 누리고, 새로운 활력을 가득 채워 돌아오리라 믿어요.
청송 달기약수탕 철분 성분이 들어있어 탄산 맛이 나는 약수랍니다. 약수탕 둘레가 붉은빛으로 물든 건, 바로 물속에 철분이 들어있어 그렇답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뽀글뽀글 공기방울이 올라오지요. 쉴 새 없이 뽀글뽀글 기포가 생기는 약수탕이 이 둘레만 해도 10개나 있답니다. 상탕, 중탕, 하탕, 등... 그런데 이 달기약수로 밥을 짓고 백숙을 끓이면 그 맛이 더욱 좋다고 하니 '달기약수백숙'을 꼭 먹어봐야 한답니다. ⓒ 손현희
태그:#청송여행, #청송 가볼만한곳, #여름휴가, #장난끼공화국, #백석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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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다가, 이젠 자동차로 다닙니다. 시골마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정겹고 살가운 고향풍경과 문화재 나들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때때로 노래와 연주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노래하기도 한답니다.

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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