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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교육'을 공문을 보낸 교육부의 건물.
 '편향교육'을 공문을 보낸 교육부의 건물.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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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사드 찬성 교육 지시 공문이 '세뇌교육'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도교육청과 교원단체가 '사드 세뇌수업이 아닌 찬반 토론수업 진행'을 학교에 권고, 시행키로 결정했다. 교육부의 '편향 공문'이 오히려 사드 계기 교육의 새로운 국면을 조성한 것이다(첫보도: 방학했는데... 교육부, 학교에 "사드는 안전" 교육 지시).

28일 오후 서울시교육청은 이 지역 초중고에 사드 후속 공문을 보내 "사드에 관한 찬반 계기수업 자료를 활용해 토론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유의하도록 하라"고 권고할 예정이다. 이미 교육부의 '사드 찬성수업' 공문을 이첩한 서울시교육청은 이 후속 공문에서 사드 찬성 자료는 물론 반대 언론 보도자료도 함께 제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 일방 공문, '역풍' 불렀다

지난 24일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보낸 '사드 찬성교육' 지시 공문.
 지난 24일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보낸 '사드 찬성교육' 지시 공문.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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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육청 관계자는 "사드와 같이 논쟁이 있는 문제에서 논쟁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수업은 일방적인 홍보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면서 "이에 따라 우리 교육청은 지난 27일 긴급회의를 열고 사드에 대한 토론수업을 진행토록 학교에 안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의 사드 공문 이첩을 거부한 전북도교육청도 학교에서 사드 찬반 토론수업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사드와 같은 논쟁적 사안에 대해, 학교가 학생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은 교육이 아닌 세뇌"라면서 "학교가 자율적으로 사드 찬반에 대해 논쟁성을 유지할 수 있는 수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드 관련 찬반 토론수업을 권고하고 나설 시도교육청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원단체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8월말 개학 뒤 사드 찬반에 대한 공동수업을 진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자료가 사드 찬성 일색이어서 균형 잡힌 토론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전교조는 성명에서 "정부의 입장만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전제하에 단 하나의 판단만을 강요하는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은 교육적으로 대단히 위험하다"면서 "논쟁적인 주제에 대해 나름의 논거를 가지고 토론하는 능력을 키우는 열린 방식의 학습이 교육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교육부의 편향적 사드 찬성론 주입이라는 반교육적 행위에서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사드에 대한 찬반토론 공동수업 자료 배포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형 보이텔스바흐 협약 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징검다리' 교육공동체의 곽노현 이사장(전 서울시교육감)은 "정권의 독단적 주장의 주입과 세뇌, 강제는 교화일 뿐 교육이 아니며 정치중립성 침해"라면서 "사드와 같은 논쟁적 문제는 반드시 논쟁적 성격이 재현되도록 토론수업 방식으로 다뤄야 민주사회의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 정권과 교사의 편향된 수업을 막기 위한 국제 교육규범은 강제성의 금지, 논쟁성의 유지 원칙을 강조한다. 정치권력이나 교사가 특정 주장을 강압하거나 주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강제성의 금지' 원칙이다. 또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내용은 찬반 자료를 함께 안내하고 논쟁 식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게 '논쟁성의 유지' 원칙이다.

이것이 바로 1976년 서독 보수집권당이 마련한 보이텔스바흐 교육협약이다. 이 협약은 이미 전 세계 정치, 역사, 계기교육의 상식이 됐다.

이 같은 국제 교육규범이 우리나라에서도 사드 수업을 둘러싸고 사실상 처음으로 제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사드 공문을 보낸 교육부 담담부서 소속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수업하는 한 방법으로써 토론수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드 찬반 토론수업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럴 견해를 말할 위치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준식 교육부장관도 평소 찬반 토론수업을 적극 권고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 장관은 지난 25일 한 중앙신문사와 한 인터뷰에서도 "토론하고 질문하는 융합수업은 미래 삶을 설계하는 진짜 실력"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사드 편향교육 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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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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