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충남교육청의 올해 주요 핵심사업은? 참학력 신장과 진로진학 교육이다. 참학력 진로진학은 성적보다는 배움 중심 수업과 성장을 중시한다. 아이들의 꿈과 끼를 찾아 미래 핵심역량을 기르는 데 필요한 정보 수집, 분석 능력을 키우기 위해 힘쓴다. 도교육청이 지향하는 참학력 신장과 진로진학교육은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 걸까? <오마이뉴스>가 학교 현장에서 수업혁신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아이들이 꿈과 끼를 어떻게 진로진학으로 연계하고 있는지를 현장 취재했다. [편집자말]
보령 주포초 학생과 교사들은 학교평가 방식 개선으로 성적 스트레스가 줄고 수업집중도는 높아졌다며 반기고 있다. 사진은 보령주포초 학생들.
 보령 주포초 학생과 교사들은 학교평가 방식 개선으로 성적 스트레스가 줄고 수업집중도는 높아졌다며 반기고 있다. 사진은 보령주포초 학생들.
ⓒ 충남도교육청

관련사진보기


충남 보령의 주포초등학교는 올해 초 일제식 지필 평가(시험)를 폐지키로 결정했다. 도교육청이 도내 전체 초등학교에 전달한 학생평가 방식 개선 권고에 따라 전체교사들의 의견을 모은 결과다.

지난해까지 일 년에 네 번 일제식 지필평가를 시행했던 이 학교는 성적에 따른 상장 수여도 없앴다. 도교육청의 권고가 강제 규정은 아니었지만, 교사들이 아이들의 학업 스트레스 없이 공부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지난 1학기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성적 스트레스가 없어진 아이들의 수업 집중도가 몰라보게 향상된 것이다.

주포초 이낭주 교장은 "지필평가 없이 서술형 수행평가만 하기 때문에 교사들이 더 아이들을 꼼꼼하게 살피고 면담도 해야 하는 등 할 일은 많이 늘어났다"며 "하지만 교사들이 스트레스 없이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며 지필평가를 없애길 잘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충남도내 초등 57.1%  폐지...'성적 스트레스↓ 수업집중도↑'

주포초는 전교생이 42명이지만 천 명에 가까운 대천초도 지필평가 폐지 결과는 긍정적이다.

대천초 등 보령 지역은 29개 초등학교 중 23개 학교가 전 학년에 걸쳐 일제식 지필평가를 하지 않고 있다. 나머지 6개 학교도 1,2학년은 지필평가를 하지 않는 곳이 많고, 보령의 경우 전체 학년 모두 지필평가를 보지 않는 비율이 85.1%이다.

충남에서는 보령에 이어 서천이 73.1%, 서산이 72.6%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인구가 가장 많은 천안과 아산, 당진도 지필평가를 하지 않는 곳이 60%가 넘는다.

충남 405개 초등학교 전 학년을 기준으로 일제식 지필평가 폐지 비율은 57.1%이며, 1학년은 87.2%, 2학년은 79.5%가 지필평가를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충남도교육청이 성적에 따른 서열화 교육을 지양하고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 과정 중심 학생평가를 안착시키기 위해 애쓴 결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김지철 교육감이 취임한 7월부터 단순암기식 형태나 문제풀이식 지필평가를 지양하도록 권고해왔다. 또 지필평가를 하더라도 객관식이 아닌 서술형 및 논술형 주관식평가 중심으로 하도록 했다.

지필평가 실시 여부는 매년 학년 초 단위 학교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반면 전 학년 과정중심 상시형 수행평가는 교사들이 의무적으로 실시토록 했다.

상시형이란 수행평가 주간을 정해 평가하는 것이 아닌 일상수업시간에 자연스럽게 평가하는 것을 가리킨다. 여기엔 아이들이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지를 살피고 이를 통해 아이의 적성에 맞는 발달성장을 어떻게 이끌어낼지 분석하는 작업이 함께 이뤄진다.

또 수행평가와 관련해, 집에 가서 해 오는 과제형 수행평가는 일체 금지시켰다. 평가의 공정성 및 신뢰도를 높이고,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현재 정부가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 운영방식과 상당히 유사하다.

지필 평가 폐지 확산 전망... 전국 흐름도 '주도'

충남도교육청의 학생평가방식 개선은 다른 시도에 비해 상당히 일찍 시작한 편에 속한다. 서울 등 일부 교육청의 경우 올해나 내년부터 객관식 시험을 없애는 작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현장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며 충남지역 초등학교에서의 일제식 지필평가 폐지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아직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지필평가 실시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교육감상, 교육장상 등 졸업 시 수여하는 시상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고학년 지필평가를 시행할 수밖에 없다는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성적에 따른 상장 수여 자체를 하지 말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점수화된 성적을 확인하기 위해 일부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학원으로 보내는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에서는 고학년 지필평가 실시 비율을 더 낮추기 위해 도교육청 차원에서 졸업 사정의 개선 방안을 찾고 있다.

올해부터 전면 실시하고 있는 중학교 자유학기제와 연계해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자유학기까지 지필평가를 실시하지 않음으로써 초등학교에서의 지필평가 폐지로 인한 학부모의 걱정을 줄여 나가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도교육청 학교교육과 이기태 장학사는 "학생평가방식 개선에 대해 학부모들의 민원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성적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학교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확산되고 있어 도내 초등학교에서 학생평가방식 개선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태그:#충남교육청, #김지철, #지필평가 폐지, #지필평가, #숙제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