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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장흥>-꿈엔들 잊힐리야- (지은이 마동욱 / 발행처 눈빛출판사 / 2016년 6월 15일 / 40,000원)
 <하늘에서 본 장흥>-꿈엔들 잊힐리야- (지은이 마동욱 / 발행처 눈빛출판사 / 2016년 6월 15일 / 40,000원)
ⓒ 눈빛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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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이 고향인 사람들, 장흥에 살고 계시는 분들은 장흥에 마동욱이라는 사람이 있어 참 좋겠습니다. 70∼80년을 살았어도 제대로 보지 못했을 고향산천을 훨훨 나는 새의 눈으로 구석구석 볼 수 있게 해주고,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 그대로를 사진으로 찰칵찰칵 찍어 기록해 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고향 장흥 사랑에 유별난 사람, 마동욱

사람들 중에는 어느 분야에 유별난 사람이 있습니다. 자식 사랑에 유별난 사람도 있고, 집안 자랑에 유별난 사람도 있습니다. 마동욱이라는 사람은 고향 사랑에 참 유별난 사람 같습니다.

큰 돈이 되는 것도 아닐 거고, 커다란 명예나 권력이 뒤따르는 것도 아닐 것 같은데 제 돈 들이고 제 발품 팔아가며 고향 장흥을 기록하는 사진집을 연거푸 펴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보기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사진 찍기는 보기보다 훨씬 힘이 듭니다. 노가다(막노동)입니다. 몸으로 때우는 노가다야 몸만 힘들면 되지만 사진을 찍는 노가다는 섬세한 신경과 일정 수준의 기술까지를 요구하는 복합형 노가다입니다.

여행길에서 한두 컷 찍는 사진은 순간순간 재미일 수도 있지만 어떤 목적을 갖고 장시간 사진을 찍는다는 건 그렇지 않습니다. 몸을 힘들게 하고, 마음을 성가시게 하는 일이 한둘 아닙니다.

마동욱은 30여 년 전부터 장흥을 사진으로 기록해 오고 있습니다. 1992년부터 사진전을 열고 있으며, 2009년 12월에는 <정남진의 빛과 그림자>라는 제목으로 사진집을 펴냈습니다.

<정남진의 빛과 그림자>는 장흥사람들 앨범입니다. 졸업앨범처럼 인물사진, 단체사진, 행사사진, 풍경사진, 일하는 모습, 마을별 대소사… 장흥 사람들이 '고향'이라는 단어와 함께 떠올릴 수 있는 각양각색의 역사적 순간과 추억으로 더듬을 수 있는 별별 사진들이 면별, 마을별로 가지런하게 정리돼 있습니다. 

타 지역 사람들이 보기엔 그냥 한 장 한 장 사진일지 몰라도 장흥 사람들에게는 장흥 역사를 읽을 수 있는 마이크로필름이고, 추억을 우려낼 수 있는 추억 화수분 같은 사진들입니다. 

하늘에서 본 장흥 사진집 연거푸 펴낸 마동욱

<하늘에서 본 장흥>-꿈엔들 잊힐리야- (지은이 마동욱 / 발행처 눈빛출판사 / 2016년 6월 15일 / 40,000원) 

<고향의 사계>-드론으로 본 내 고향 장흥- (마동욱 사진집 / 발행처 눈빛출판사 / 2016년 6월 15일 / 60,000원)
 <하늘에서 본 장흥>-꿈엔들 잊힐리야- (지은이 마동욱 / 발행처 눈빛출판사 / 2016년 6월 15일 / 40,000원) <고향의 사계>-드론으로 본 내 고향 장흥- (마동욱 사진집 / 발행처 눈빛출판사 / 2016년 6월 15일 / 6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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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마동욱이 이번에는 드론을 이용해 하늘에서 본 장흥을 사진집으로 펴냈습니다. 두 권, '<하늘에서 본 장흥>-꿈엔들 잊힐리야'-와 '<고향의 사계>-드론으로 본 내 고향 장흥-'은 훨훨 나는 새의 눈으로 살펴본 장흥, 하늘아래 펼쳐진 장흥의 순간순간 기록입니다.  

사실 한평생을 살아도 새가 되지 않는 한, 고향마을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건 상상만으로 그치게 마련입니다. 마동욱은 그런 고향 사람들 마음을 새의 눈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상상으로만 그리던 고향 모습을 새의 눈빛으로 살필 수 있게 장흥 사람들 마음을 드론에 싣고 날렸습니다.

누구나 한두 번 쯤은 춘몽을 꾸듯 꿨을 꿈, 새처럼 훨훨 날며 바라보고 싶었을 고향마을을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구석구석 살피며 촘촘하게 찍었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을 찍었습니다.

봄 풍경은 아지랑이 같은 종달새의 눈빛으로 찍고, 여름 풍경은 오작교를 건너는 까치의 마음으로 찍었습니다. 가을 풍경은 먼 길을  떠나야 하는 제비의 마음으로 찍고, 겨울 풍경은 까막까치의 눈빛으로 찍었습니다.

굽이굽이 흐르는 개울, 황금빛 들녘, 구불구불한 산길,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 바둑판처럼 잘 정리돼 있는 들판, 파도와 속삭이고 있는 해안 마을…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에서 바둑을 두고 화투를 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모습은 역사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장흥 사람들에게는 역사보다 진한 추억의 한 편입니다.    

"시집온께 땅 서마지기 있습니다. 배 많이 골았제. 친정은 밥 묵고 살았어. 친정에서 쌀 갖고 오고, 우리집은 그래도 설대(담뱃대)를 해서 돈 많이 했제. 칠남매 자식을 키우고, 몰것소 어뜨께 키운지…. 큰놈이 봐주고 또 큰놈이 봐주고 그란께 모도 키웠제. 지금같이 애기들 갖게 키무믄 어뜨께 키운다요.

애기 갖다 내팽개 불고 일하고 울든지 말든지 막 놔도 불고 나가고, 못 씨고 나믄 기언치 와서 젖 묵고 가고…. 그때 시상은 그래도 애기들이 건강합니다. 그런디 지금 애기들은 그랗게 건강 안 해. 맨 아프기만 하고…." - <하늘에서 본 장흥> 42쪽

장흥 사람들 마음을 새의 눈으로 만들어 준 마동욱 드론 사진집
 장흥 사람들 마음을 새의 눈으로 만들어 준 마동욱 드론 사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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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이야기, 장흥 어르신들이 살아온 이야기는 고명처럼 글로 얹었습니다. 사진에서는 읽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투박한 뚝배기 맛을 내는 사투로 온전히 실려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마동욱이 연거푸 내고 있는 사진집들은 개인이 내기엔 벅찬 기록들입니다. 이런 결과를 낼 수 있는 건 마동욱만이 갖고 있는 유별난 고향 사랑, 고향 장흥을 미치도록 사랑하고 있는 마동욱만이 할 수 있는 무뚝뚝한 고향 사랑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장흥이 고향인 사람들, 장흥에 살고 계시는 분들은 장흥에 마동욱이라는 사람이 있어 참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하늘에서 본 장흥>-꿈엔들 잊힐리야- (지은이 마동욱 / 발행처 눈빛출판사 / 2016년 6월 15일 / 40,000원)
<고향의 사계>-드론으로 본 내 고향 장흥- (마동욱 사진집 / 발행처 눈빛출판사 / 2016년 6월 15일 / 60,000원)



하늘에서 본 장흥 - 꿈엔들 잊힐리야

마동욱 지음, 눈빛(2016)


태그:#하늘에서 본 장흥, #고향의 사계, #마동욱, #눈빛출판사, #장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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