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여행

대전충청

포토뉴스

ⓒ 손현희
ⓒ 손현희
ⓒ 손현희
ⓒ 손현희
ⓒ 손현희
우리나라에 지금의 장관급 벼슬을 지닌 나무가 있다는 거 아세요? 눈치채셨군요.
맞아요. 보은 속리산 법주사 가는 길에 '정이품' 벼슬을 하사받은 소나무가 있답니다.
바로 '정이품 소나무'인데요. 한 600년 된 나무이지요.
아마 다들 이 이야기는 잘 아실 거예요.

그 옛날, 세조 임금이 병을 고치려고 속리산 법주사로 가다가
늘어진 나뭇가지 때문에 임금이 탄 연(가마)이 걸린다고 하자,
이 소나무가 스스로 가지를 번쩍 들어 세조 임금 일행이 길을 지나갈 수 있도록 했답니다.
이를 기특하게 여겨서 임금이 '정이품'이란 벼슬을 이 소나무한테 내려주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이 속리산 '정이품송'의 부인이 있다고 하네요.
이건 모르셨지요?

하하하 바로 정이품송이 있는 둘레 가까이에 '서원리'라고 하는 마을이 있답니다.
이 마을 들머리에 서낭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이 '서원리 나무'가 바로 '정이품송'의 부인이라고 합니다.

보통 소나무가 한 줄기로 곧게 뻗어나가는데,
이 서원리 소나무는 아래에 가지 두 개가 뻗어서 '암 소나무'이고
정이품송의 부인, 또는 '정부'라고도 한답니다.

법주사 들머리에 있는 '정이품송'은 1970년대 이후부터 '솔잎혹파리병'을 앓아 사진에도 보다시피, 거의 반쪽은 사라졌답니다.

이에 견주어 부인 소나무인 서원리 소나무는 똑같이 600년을 살았는데도 거의 상한 데가 없답니다. 보통 오래된 나무들을 보면, 상처가 많이 생겨서 '땜질'을 해놓은 걸 많이 봅니다. 그러나 이 나무는 그런 흔적이 거의 없어요. 나무 아래 밑둥치부터 자세히 살펴보니, 참 깨끗하고 가지도 많이 뻗고 잘 자랐더군요.

오랜 세월을 견디면서 우리네 사람 이야기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아는 이 '부부 소나무'를 보면서 오래 참음과 많은 세상풍파에도 잘 이겨낼 줄 아는 슬기를 배워봅니다.

▶ 해당 기사는 모바일 앱 모이(moi) 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모이(moi)란? 일상의 이야기를 쉽게 기사화 할 수 있는 SNS 입니다.
더 많은 모이 보러가기
태그:#모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다가, 이젠 자동차로 다닙니다. 시골마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정겹고 살가운 고향풍경과 문화재 나들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때때로 노래와 연주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노래하기도 한답니다.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