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故 한광호 열사 추모 콘서트에서 열창하는 밴드들.
▲ '별똥별이 빛나는 밤에' 공연현장 故 한광호 열사 추모 콘서트에서 열창하는 밴드들.
ⓒ 이지윤

관련사진보기


"함께 살겠다는 마음으로 더 이상 누가 죽지 않는 사회가 빨리 왔으면 합니다."
"억울하게 산화한 고인의 넋을 즐겁게 위로할 수 있는 날이었으면 해요."

7월 23일(토) 밤,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선 유성기업 노동자 한광호 열사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마음이 별처럼 빛났다.

오후 3시부터 60여 명의 시민들의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전행사 <별똥별 바자회>가 열렸다. 시민들은 행사 수익금을 당일 현장에서 파업 노동자들에게 직접 전달했다. 6시 본행사인 유성기업 노동자들을 위한 콘서트 <별이 빛나는 밤에>가 시작됐다. 허클베리핀, 스카웨이커스, 전상규밴드, 태히언 등의 공연이 이어졌다.

故 한광호 열사를 추모하는 자리였지만, 이날 분위기는 '콘서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흥에 겨웠고, 때마침 날아온 반가운 판결로 인해 고무되어 있었다.

노동자들을 축하하는 장미꽃 전달식 ⓒ유성기업과 함께하는 사람들
▲ 해고무효 판결에 함께 기뻐하는 유성기업 노동자들과 시민들 노동자들을 축하하는 장미꽃 전달식 ⓒ유성기업과 함께하는 사람들
ⓒ 이지윤

관련사진보기


행사가 있기 이틀 전인 21일, 대전고법 민사합의2부(이동근 부장판사)는 이정훈 전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장 등 11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 확인소송에서 복직 노동자 2차 해고가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1심 판결을 뒤집은 반가운 판결이었고 사측의 징계성 해고가 애초에 무리수였다는 점을 재차 확인한 의미 있는 결과였다. 이에 행사에서는 노동자들을 축하하는 장미꽃 전달식도 마련되었다.

손배소 피해자들을 돕는 시민모임 '손잡고(www.sonjabgo.org)'의 윤지선 활동가는 "2011년 폭력이 가장 심각하게 일어났던 유성기업 점거파업 이후로 노동자들에게 형사 처벌과 해고형태의 회사 측의 징계가 계속되었다. 게다가 수십억의 손해배상 가압류까지 당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져 활동가로서 늘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었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많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함께 마음을 나누고 참여해주셔서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리허그행사를 진행중인 '손잡고(손배소 가압류문제 시민단체)'의 심리치유활동가 회원분
▲ 별똥별 바자회의 프리허그 행사 프리허그행사를 진행중인 '손잡고(손배소 가압류문제 시민단체)'의 심리치유활동가 회원분
ⓒ 손잡고

관련사진보기


공연에는 '거리의 시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송경동씨와 유성지회 노동자 6명이 구성한 낭독극이 펼쳐졌다. 유성기업 영동지회 해고노동자 김선혁씨는 "해고무효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짜릿한 감격의 기쁨이 올라왔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다. 그리고 어떤 힘든 투쟁이 앞으로 더 기다리고 있을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여태까지도 잘 이겨냈고 앞으로도 더 이겨낼 것이다. 우리의 싸움을 응원해달라"며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콘서트가 열린 날은 故 한광호 열사가 돌아가신 지 129일째 되는 날이었다. 아직도 한광호 열사는 제대로 된 장례식도 치르지 못한 채 차가운 영안실 냉동고에 누워있는 상태다.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사회, 노동자들이 '개돼지'보다 못한 취급을 받아도 주목받기는커녕 손배소의 압력에 짓눌리는 사회에서 살아남아 끝까지 투쟁을 이어가는 유성기업 노동자들과 그들을 응원하기 위해 나선 많은 시민의 모습은 또 다른 힘을 느끼게 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한광호 열사를 지키기 위한 별똥별로 함께 해주기를 기대해본다.

'별똥별이 빛나는 밤에' 콘서트 현장 한켠에 마련된 故 한광호 열사의 추모현장
▲ 故 한광호 열사 추모현장 '별똥별이 빛나는 밤에' 콘서트 현장 한켠에 마련된 故 한광호 열사의 추모현장
ⓒ 이지윤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시민사회취재단이 작성했습니다. 참언론 아카데미 수료생들로 구성된 시민사회취재단은 시민사회 이슈를 취재하는 활동을 말합니다.



태그:#故 한광호 열사 추모 콘서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