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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속 질주하는 익스트림 보트의 모습
 쾌속 질주하는 익스트림 보트의 모습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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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노트(시속 74km가량)로 달리다가 360도로 턴하고 반잠수 상태가 돼 바다 속으로 달리는 배가 있다. 스페인 모가로에서 수입한, 국내에서 단 2대뿐인 이 배의 이름은 바로 '익스트림 보트'. 이런 배 타볼 수 있는 곳은 여수가 유일하다.

국내 유일 익스트림 보트... 스릴 만점

▲ 여름을 날려버릴 스릴만점 익스트림 보트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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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를 식혀줄 신개념 수상레저가 등장했다. 지금껏 수상레저중 가장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건 단연 '제트스키'였다. 수상오토바이인 제트스키는 40노트의 속도로 고속 질주한다. 제트스키는 달리면서 넓은 각도를 그리면서 360도 회전이 가능하지만 잠수는 불가능하다. 반면 익스트림 보트는 정반대다. 40노트의 고속 주행 중 턴하면 그 자리에서 미끄러지면서 360도 급회전 한다. 또 반잠수정이 돼 바다 속을 들어갔다 나왔다 반복한다. 그야말로 스릴 만점이다. 가히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익스트림 보트를 탑승해봤다. 해양 도시로 탈바꿈하는 여수 여행의 또 다른 새로운 맛이 뭘까 찾다가 여수역 앞에 나붙은 익스트림 보트 체험을 발견했다. 한시적으로 올해는 50% 반값에 탈 수 있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망설임 없이 웅천 요트 마리나에 도착했다.

요트와 보트가 어우러진 웅천항 사이로 웅~웅~웅~ 하며 제트스키의 움직임이 즐비하다. 여름은 역시 해양체험이 제격인 철이다. 물살을 힘차게 내뿜으며 바다로 달리는 모습만 봐도 심장이 두근두근, 완전 바운스 바운스(Bounce Bounc)다.

그 자리에서 360도 턴, 반잠수에 스트레스 확

여름은 해양체험의 계절. 웅천마리나에 질주하는 제트스키의 모습
 여름은 해양체험의 계절. 웅천마리나에 질주하는 제트스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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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천 마리나 김주형 선장이 익살스런 도깨비 후드를 쓰고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웅천 마리나 김주형 선장이 익살스런 도깨비 후드를 쓰고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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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계류장으로 갔다. 익스트림 보트는 한 번에 선장과 가이드 포함 14명이 탈 수 있다. 보트선체가 알루미늄 성분인 특수 두랄루민으로 제작됐다. 잘빠진 곡선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물살 제대로 가르겠다. 선장님께 부탁해 엔진 룸을 열어봤다. 이 녀석 440마력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배의 심장인 엔진이 선체에 비해 완전 빅 사이즈다. 40노트의 속도도 무리 없이 낼 수 있겠다. 특히 반잠수정이라니 궁금증이 더해졌다.

소문 듣고 찾아온 젊은이들과 함께 구명조끼를 입고 승선했다. 익살스런 도깨비 후드를 쓴 선장님이 선수에 서서 주의 사항을 들려준다. 선장인 웅천마리나 총괄 김주형 소장의 말이다.

"이 배는 안전이 검증됐습니다. 배가 바닷속으로 잠수할 때는 팔을 쭈~욱 펴고 고개를 앞으로 숙이세요. 놀라서 고개를 들면 물을 엄청나게 많이 마실 수 있습니다. 겁먹지는 마세요. 아마 타보면 금방 또 타고 싶을 겁니다."

고속질주후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익스트림 보트의 모습
 고속질주후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익스트림 보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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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으로 반잠수하는 익스트림 보트의 모습
 물속으로 반잠수하는 익스트림 보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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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으로 반잠수하는 익스트림 보트의 모습
 물속으로 반잠수하는 익스트림 보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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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잠수후 물속으로 나오는 익스트림 보트의 모습
 반 잠수후 물속으로 나오는 익스트림 보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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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이다. 마음이 점점 익스트림(extreme)해 졌다. 가이드는 선글라스와 휴대전화, 모자 등을 수거했다. 물속으로 들어가면 다 젖어서 망가진단다. 뱃머리에 고프로 카메라를 장착한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익스트림 보트의 체험시간은 약 15분이지만 어찌나 짜릿한지 3~4분 정도 밖에 타지 않는 기분. 참 신기하다. 시간이 정지된 느낌을 받았다. 마리나 항에서 출발한 배는 웅천앞 무인도인 두력도를 지나며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10년 이상 배운전 경력이 있는 나 역시 약간 떨리기 시작했다. 배타면서 떨리기는 처음이다. 이후 40노트로 달리더니 좌우로 여러 번 곡예운전을 시작한다.

"자~ 360도 턴하겠습니다!"

선장님의 음성이 들리더니 이내 손에 힘이 들어간다. 갑자기 보트가 360도 턴한 것. 고속주행에서 핸들을 돌리며 속도를 0으로 떨어트리니 배가 미끄러지듯 그자리에서 한 바퀴를 돈다.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흐른다. 악 지르는 것도 잠시 속도를 더 높이기 시작했다. 바다를 위를 맘껏 달린다. 이윽고 소호동 디오션리조트 앞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간다. 드디어 반잠수돼 물 속으로 들어가는 타이밍이 왔다.

"자~! 이번엔 잠수하겠습니다!"

선장님은 물속 맛을 두 번 보여줬다. 배가 속도를 내며 엄청 달리는가 싶더니 이내 물속으로 처박혔다. 어떤 원리였을까? 배가 고속 질주하다 급정지한다. 선미 쪽에 있는 바가지를 내린 것. 달리던 배는 뱃머리가 바뀌면서 물이 급하게 배 위로 올라온다. 이때 다시 전진을 넣으니 배가 물속으로 들어가는 원리였다.

승객 모두가 자지러졌다. 연거푸 두 번의 반잠수는 최고의 스릴이었다. 온몸을 덮은 바닷물은 다리까지 차올랐다. 그러나 잠시 후 배 안에 있던 물은 거짓말처럼 완전히 빠져나갔다. 빠른 배수가 참 신기했다. 함께 승선한 이들에게 승선 소감을 물었다.

"승선 소감 한 말씀?"
"제가 요트선수인데요 이런 스피드 보트는 처음 타봅니다. 진짜 재밌고 완전 익스트림함을 느꼈습니다(김종승, 29세)

"안 무서웠나요?"
"무서웠죠. 내리면 다시는 안타려고 했는데 근데 왜 또 타고 싶죠. 무서움을 즐기는 것이 젊음인가 봐요(조여은, 27세)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익스트림 보트, #웅천 마리나, #해양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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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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