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새 외국인투수 로위

kt의 새 외국인투수 로위 ⓒ kt 위즈


kt는 팔꿈치 부상을 당한 마리몬과 결별하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조시 로위를 선택했다. 로위는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지명은커녕 마이너리그 경험조차 없는 투수다. 영입 당시 독특한 선택으로 여겨졌던 넥센 맥그레거를 능가하는 의외의 영입이다.

최근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한국 구단들의 치열한 선수 영입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kt는 블루오션인 멕시칸 리그 투수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7월 19일 한화와의 데뷔전에서 1.1이닝 8실점 3삼진 3볼넷 6피안타로 무너지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로위의 데뷔전을 해설한 정민철 위원은 "오늘 경기에서는 장점을 볼 수 없었다"고 평했다. kt로서는 로위까지 실패하면 3명의 외국인 투수를 기용할 수 있는 2년간 단 1명의 외국인 투수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참담한 실패를 겪게 된다. 

멕시칸리그를 주름잡았던 로위가 과연 이대로 실패할 것인지. 반등의 요소는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kt 로위는 어떤 투수인가?

 로위의 프로필

로위의 프로필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로위는 대학교 2학년까지는 유격수로 뛰다가 뒤늦게 투수로 전향했다. 체구도 그리 크지 않고 압도적인 구속이나 변화구도 없는 로위를 눈여겨본 메이저리그 구단은 없었다.

결국 로위는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야구를 포기할 수 없었던 로위는 2008년 독립리그 구단 윈디시티 선더볼츠에 입단해 커리어를 이어갔다.

독립리그에서 무려 7년간이나 뛰면서 기회를 기다린 로위는 14시즌 멕시칸 리그에 진출했다. 멕시칸 리그는 수준이 높은 리그는 아니지만 메이저리그, NPB, KBO 같은 리그의 스카우트들이 주시하는 리그로 좀 더 높은 무대로 발돋움하기를 원하는 선수들에겐 적합한 리그다.

멕시칸 리그에서도 3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며 꿋꿋이 커리어를 이어간 로위는 16시즌 16경기 13승 3패 ERA 1.65라는 그야말로 '선동렬'급 성적을 남겼고, 마침내 KBO리그 kt와 계약하며 코리안드림의 기회를 잡았다.

피칭 스타일

 로위의 프로통산 주요 기록

로위의 프로통산 주요 기록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로위는 속구-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을 구사한다. 지난 데뷔전에서는 속구의 비중이 63.5%로 대단히 높았다. 속구의 평균 구속은 144km, 최고 구속은 148km로 리그 평균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느리다고는 할 수 없지만,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속구는 아니다.

주 무기는 120km대 커브다. 다만 데뷔전에선 한화 타자들의 스윙을 단 한 번도 끌어내지 못했다. 게다가 전반적으로 제구도 문제였다. 130km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역시 인상적이진 않았다. 슬라이더는 간혹 위력적인 공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한화 타자들이 컨택하거나 골라내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이날 체인지업은 거의 구사하지 않았다.

제구는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겠지만,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데뷔전에서 볼%가 54%로 스트라이크보다 볼이 더 많았다. 속구, 변화구 모두 좀체 스트라이크 존안에 넣지 못했다. 데뷔전만 보면 제구는 낙제점이었다.

하지만 프로통산 BB/9이 3.00으로 그리 높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반등의 여지는 있다. 새로운 리그에 적응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스프링캠프부터 차근차근 준비하지 못하고 시즌 중에 급하게 영입한 교체 외국인의 경우 적응이 더 어려울 수 있다.

투수는 아니지만, LG에서 활약하고 있는 히메네스도 지난 시즌 도중 합류 후 KBO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에 한동안 적응을 못 했었다. 다행인 점은 데뷔전에서도 대부분의 투구가 트라이크 존 근처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체크 포인트

 멕시칸리그 시절의 로위

멕시칸리그 시절의 로위 ⓒ kt 위즈


데뷔전에서 보인 모습은 최악에 가까웠다. 그렇지만 로위는 타고투저인 멕시칸 리그에서 3시즌 동안이나 좋은 성적을 거뒀던 투수다. 타자들이 강세인 멕시칸 리그에서의 준수한 성적을 보면 KBO리그 타자들을 상대할 무기가 한두 개는 있을 것이다.

로위는 9년간 독립리그와 멕시칸 리그에서 뛰면서도 야구를 포기하지 않을 만큼 야구를 향한 열정은 차고 넘치는 선수다. 관건은 KBO리그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할 수 있느냐이다.

데뷔전처럼 경기 내내 스트라이크 존을 찾아 헤맨다면 결코 좋은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다. 로위의 "코리안 드림"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바로 오늘(24일) 삼성전에서 가늠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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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 길준영 기자 / 편집 및 자료 제공 :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

이 기사는 프로야구 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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