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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방송사 사드 배치 관련 2차 방송 보도 모니터 개요
 7개 방송사 사드 배치 관련 2차 방송 보도 모니터 개요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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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와 주한미군이 사드 배치를 최종 결정한 이후 2주일가량 지났다.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첫 일주일간, 배치 부지와 전자파 유해성, 어떤 협의 과정도 없이 갑작스레 배치를 결정한 정부의 태도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배치 부지가 경북 성주로 결정된 지난 13일, 성주 군민들의 반발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상황이 이렇게 급박하게 진행됨에 따라 언론 보도도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유독 방송 보도에서는 검증보도나 정부에 대한 비판을 찾기 어려웠다. KBS와 MBC 등 방송사들은 전자파가 무해하다거나 사드가 외교적으로 아무 문제없다는 정부의 입장을 보도로 옮기기 바빴다. 

상황은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급변했다. 황교안 총리가 성주군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성주를 방문했다가 군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계란 세례를 맞는 일이 벌어졌다. 언론 보도는 급격히 성주 군민들의 '폭력 시위' 여부로 집중되었고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에서는 이른바 '외부세력 개입설'까지 흘러나왔다.

중국·러시아와의 외교적 마찰로 인해 성주가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군민들의 우려와 여전히 남아있는 전자파 유해성의 문제는 완전히 묻혀버렸다. 사드의 성능 및 효용성, 미국 미사일방어체계로의 편입 등 기존의 논점도 사라져버렸다.

방송사들도 이런 경향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성주군민들을 '외부 전문 시위꾼'의 꼭두각시로 매도했다. 이재동 성주군 농민회장은 18일 정의당 지도부를 만나 "세월호 때 그분들이 이렇게 당했구나'라며 언론에 대한 분노도 많이 있다" "지상파 3사 등 주요언론에서 관련 내용들을 보도하고 있는데 현장의 목소리와 전혀 다르게 뭔가 의도된 듯이 나오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국방부 나팔수' 대신 '성주 때리기'... 검증은 '모르쇠'

7개 주요 방송사의 사드 관련 보도를 7월 8일부터 14일까지와, 15일부터 21일까지로 나눠보면 보도 경향의 차이가 뚜렷하다. 사드 배치 후 첫 일주일 동안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데 상당한 보도량을 할애하던 방송사들은, 15일 이후 성주군청 충돌 사태 등 성주 군민 관련 보도로 방향키를 돌렸다.

7개 방송사 사드 배치 관련 보도량 비교(위<표1>은 7/8~14, 아래 <표2>는 7/15~21)
 7개 방송사 사드 배치 관련 보도량 비교(위<표1>은 7/8~14, 아래 <표2>는 7/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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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까지 JT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에서 정부 입장 보도가 다른 관련 보도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15일 이후에는 성주 군민 관련 보도량이 가장 많았다. 특히 정부 입장에 절반 이상의 보도를 쏟아부었던 KBS와 MBC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이는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8일부터 14일까지 정부의 입장에는 전자파 유해성 논란, 사드의 효용성, 성주 배치 등 다양한 비판에 대한 정부의 방어논리가 담겨있었으므로 KBS와 MBC의 '정부 입장 보도'는 어떤 의미로든 사드 관련 논의를 다뤘던 셈이다.

그러나 15일 이후에는 이런 내용마저 사라졌다. 15일 이후 정부는 오로지 전자파 논란을 막는 데에만 열중했고, 18일 미군과 함께 괌 사드기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KBS와 MBC는 괌 사드기지가 공개되기 이틀 전부터 '정부의 묘수'를 홍보했고, 결국 수많은 사드 관련 논란을 전자파 문제 하나로 덮어버리는 정부의 '꼼수'를 그대로 따라갔다.

KBS와 MBC의 검증보도는 15일 이후에도 단 한 건도 없으며 이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두 공영방송의 일관된 태도다. 이런 보도 경향의 변화는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에서도 똑같이 드러났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TV조선, 채널A, MBN의 경우 성주 군민 관련 보도에 비중을 두면서 '외부세력 개입설'과 '괴담론' 보도를 내놨다는 사실이다. TV조선은 두 사안에 각각 5건과 4건씩 할애하며 성주 군민들을 '괴담'과 '외부 전문 시위꾼'에 놀아난 꼭두각시로 매도했다. 공영방송 MBC도 '외부세력 개입설'을 4.5건이나 보도했다.

초기 일주일간 검증보도에 앞장섰던 JTBC에게서도 어느 정도 변화가 보인다. 15일 이후, JTBC는 KBS, MBC, TV조선, 채널A, MBN이 쏟아놓은 성주군민에 대한 '외부 전문 시위꾼 개입설'에 맞서 성주군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 열중했다. 이에 따라 검증보도 6건보다 성주군민의 입장을 전하는 보도가 10건으로 더 많았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JTBC의 검증보도 6건은, 15일부터 20일까지의 기간 중 가장 많은 검증 보도량이다.

오보는 물론 인권침해까지 불사... '외부 전문 시위꾼 개입설'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의 방송사 사드 관련 보도에서 단연 두드러진 것은 성주군민들에 대한 '마녀사냥'이다. TV조선이 첫 삽을 뜬 '외부 전문 시위꾼 개입설'이 사드와 관련한 모든 논란을 흡수해버렸다. 심지어 공영방송 MBC도 이런 몰상식한 왜곡에 4.5건이나 되는 보도를 소모했다. JTBC만 '외부 시위꾼 개입설'을 보도하지 않았다.

'외부 전문 시위꾼 개입설'을 처음 선보인 동시에 가장 악랄한 보도를 낸 방송사는 TV조선이다. TV조선은 성주군청 앞 충돌 사태가 있었던 15일부터 성주군민들을 '전문 시위꾼'과 엮으려 혈안이 됐다. TV조선 <전문 시위대 어김없이 등장>(7/15, 6번째, 조덕현 기자, http://me2.do/5Keu3eXp)은 "국방부 앞 사드 반대 시위 현장에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평통사'와 '노동자 연대'의 팻말이 눈에 띕니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체들입니다. 2008년 미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부터 지난해 '민중총궐기'까지, 최근 8년 동안의 대규모 시위 5개에는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인정한 범민련 등 19대 진보 단체가 빠짐없이 참여했습니다"고 전했다.

TV조선이 언급한 '19대 진보 단체'는 TV조선 등 보수언론과 인터넷 극우 매체, 그리고 경찰이 공식적인 기준 없이 제멋대로 규정한 분류에 불과하다.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당시 강신명 경찰청장은 별다른 근거도 없이 "19개 단체를 강성단체로 판단하고 있고, 과격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고 이를 보수언론들이 그대로 차용했다. 강성단체로 분류한 유일한 이유는 과거에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반대하는 운동을 전개했기 때문이다.

보수언론들은 조악한 프레임을 악용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집회마다 '이적단체'가 끼어있다며 싸잡아 매도하고 있다. TV조선은 19일 <통진당 출신 등 신원확인>(7/19, 17번째, 이심철 기자, http://me2.do/GTYLSLi2)에서는 성주군청 충돌 사태 당시 외부인이 있었음을 파악했다는 경찰의 발표를 빌미로 "해체된 통합진보당 인사들이 주축이 된 민중연합당 박철우 서울시당 공동위원장" 등 4명의 얼굴을 공개수배 하듯 화면에 띄우기도 했다.

경찰이 확인한 것은 통합진보당 출신 인물 10여 명이 현장에 있었다는 것뿐인데, TV조선은 마치 이들이 '폭력 시위'를 주도한 것처럼 보도하면서 인권침해까지 자행한 것이다.

채널A는 오보까지 불사했다. 채널A <사드 대책위 군민은 2명뿐>(7/18, 6번째, 이철호 기자, http://me2.do/IFZNSGpJ)에서 앵커는 "'사드 배치 반대 대책위원회'가 국회로 야당 지도부를 찾아가 사드 철회를 요구"했는데 "성주 출신 위원은 2명 뿐이고, 광우병 촛불 집회를 주도해 구속된 인사 등 진보 계열 외지인 위원이 대다수"라로 전했다.

기자 역시 "'사드배치반대 대책위원회에 포함된 성주 군민은 노광희 성주 군의원과 이재동 성주군 농민회장 단 2명뿐. 나머지 인사들은 성주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이른바 '외부인'"이라면서 성주 군민보다 '외부 전문 시위꾼'들이 사드 반대 투쟁을 주도하고 있음을 강조하려 애썼다.

이는 '오보'였다. 18일, 애초에 야3당 지도부와 면담을 가지기로 한 주체는 '사드 한국 배치 전국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로서 전국 51개 시민단체가 모여 사드 배치 저지 투쟁에 나서고 있는 연대단체이다. 성주 군민들이 모인 '성주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와는 별개의 단체라는 의미이다. 채널A가 '단 2명뿐인 성주 군민'으로 소개한 노광희 성주 군의원과 이재동 성주군 농민회장은 투쟁위 소속으로서, 이날 대책회의가 주최한 야3당 지도부와의 회동에 투쟁위 자격으로 함께한 것이다.

채널A는 이렇게 전국 단위의 대책회의와 성주 군민들의 투쟁위가 다른 조직임을 설명하지도 않은 채, '사드배치반대 대책위원회'라는 엉뚱한 이름으로 두 단체를 뭉뚱그렸고, 결국 성주군민들이 '외부 전문 시위꾼'에 휘둘려 사드 배치에 반대하고 있다는 왜곡된 인식을 조장한 것이다.

TV조선 <통진당 출신 등 신원확인>(7/19, 좌), 채널A<사드 대책위 군민은 2명뿐>(7/18, 우)
 TV조선 <통진당 출신 등 신원확인>(7/19, 좌), 채널A<사드 대책위 군민은 2명뿐>(7/18,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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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MBC도 이런 참담한 왜곡 대열에 합류했다. MBC <사드 집회서 북핵 옹호 검찰 수사 착수>(7/20, 5번째, 전기영 기자, http://me2.do/xp8udouH)는 15일 성주군청 충돌 당시 격렬한 시위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한 여성이 "정부가 사드 배치 이유로 북핵을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북핵은 '저희'하고 남쪽하고 싸우기 위한 핵무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기자는 "이 여성이 '북한'을 가리키며 쓴 '저희'라는 표현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하고, "그럼 저희가 누구입니까? 일반적으로 그걸 봤을 때 저희라고 들었을 때 북한 사람이라고 다 판단을 합니다"라는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의 인터뷰까지 곁들였다.

보도 말미에는 경찰 조사 결과 이 여성이 "지난 4·13 총선 당시 민중연합당 비례대표 후보 지지 선언문 명단에 이름을 올린"적이 있으며, "2014년에는 통합진보당 해산에 반대하는 여성 시국선언에도 참여했던 것"이 드러났다며 전형적인 '종북몰이' 행태를 보였다. 방송사 중 해당 여성을 지목해 '외부세력 개입설'을 보도한 것은 MBC뿐인데 이는 지난 17일 인터넷 극우 매체들과 <조선일보>가 대서특필했던 보도를 그대로 받아 쓴 것이다.

17일 <조선일보>는 <성주 사드 반대 집회 참가자 '북핵 옹호' 취지 발언 동영상 논란>(http://me2.do/5QT2EB3Q)에서 해당 여성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난 사진까까지 담아 이 여성이 "북한 입장에서 이야기"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대변인이네. 저 여자 성주 사람인가? 일단, 아니다. '통진당' 간부가 아닐까 싶다"와 같은 네티즌들의 악성 '카더라' 댓글도 나열했다. MBC는 이 내용을 그대로 읊으면서 '통진당 이력'은 직접 확인까지 해준 셈이다.

조선일보의 '종북몰이' 그대로 베껴 쓴 MBC
 조선일보의 '종북몰이' 그대로 베껴 쓴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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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해당 여성을 '종북 외부인사'로 지목했으나 이는 거짓이다. 그는 성주에 15년 째 거주 중인 군민으로서, 20일 <주간경향>과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발언에 대해 "당연히 북한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발언의 의미가 "북핵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황교안 총리의 발표에 북핵 때문에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황교안 총리 발언의 관점에서는 북핵을 무기로 봤는데, 나는 대미협상용으로 봤다. 다른 관점에서 말했을 뿐"이라는 사실도 밝혔다.

MBC가 트집 잡은 당적 문제에도 "민주노동당에서 통합진보당까지 당원으로 활동하다, 통합진보당이 해산하고 무당으로 있다가 녹색당에 들어갔다. 현재는 녹색당 당적이다"라고 반박했다. 보수언론들의 '외부세력 개입설'에 대해서는 "언론이 문제이고 그런 식으로 외부와 내부를 갈라놓은 것은 치졸하고 치사한 것" "(성주 이웃들) 대부분 그런 보도가 터무니없다는 반응"이라고도 했다. 이 인터뷰가 <경향신문>에 20일 게재되었는데 MBC는 같은 날 이런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고 3일 전에 보수언론들이 써먹은 악의적 프레임만 그대로 받아 쓴 것이다.

21일에는 JT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가 모두 똑같은 '오보'를 범하며 '외부 시위꾼 개입론'에 일조하기도 했다. 성주 군민들이 21일 상경 투쟁을 벌이며 가슴에 파란리본을 달자 이것이 '외부세력 개입 차단'을 위한 것이라고 보도한 것이다. KBS <파란 리본 달고 '사드 반대' 평화 집회>(7/21, 5번째, 이현준 기자, http://me2.do/x3LN4B5F), MBC <파란 리본 달고 사드 배치 반대 시위>(7/21, 3번째, 전예지 기자, http://me2.do/xIEPMI7F), SBS <'파란 리본' 상경 집회…외부개입 차단>(7/21, 3번째, 박수진 기자, http://me2.do/5KeDMQLK), TV조선 <파란 리본 달고 성주 군민 상경 시위>(7/21, 2번째, 황민지 기자, http://me2.do/FyMHJLwr), 채널A <충돌 막은 '파란 리본'의 힘>(17번째, 김철웅 기자, http://me2.do/FGgn4sHc), MBN <파란 리본 달고…>(7/21, 22번째, 김수형 기자, http://me2.do/GzntcBkM)이 모두 같은 내용을 전했다.

SBS의 경우 아예 보도 제목에 '파란 리본'이 '외부개입 차단'을 위한 것이라고 명시해버렸다. JTBC만이 <성주 '사드 배치 반대' 공동위원장>(7/21, 4번째, 정영길 투쟁위 공동위원장, http://me2.do/5RKsdKYi)에서 정영길 공동위원장을 인터뷰하여 "마치 불순분자 그런 세력들이 들어와서 집회를 방해하고 집회를 주도한 것처럼 이렇게 매도하는 그러한 언론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마는 우리 군민들은 그러한 부분은 전혀 없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는 성주군민의 입장을 전달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21일 상경 집회의 '파란 리본'도 "파란색 나비는 우리 성주군만 뜻하는 게 아니고요. 전체적인 평화 또 군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재동 성주군 농민회장은 같은 날 오전 언론노조에서 있었던 '사드배치 논란 언론보도 긴급 토론회'에서 "우리가 파란리본을 달아 분리하려는 외부불순세력은 '전문 시위꾼'이 아니라, 반대로 성주에 상주하면서 '대한진리당' 이런 식의 이름을 걸고 매일 촛불집회에 나와서 소란을 일으키고 싸우고 난리를 치는 사람들이다"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성주군민들이 경계하는 사람들은 사드 배치를 찬성하며 군민들을 매도하는 세력이라는 것이다.

JTBC를 제외한 방송사가 모두 매진한 이런 '외부세력 개입설'은 성주군청 사태 후 "폭력사태엔 외부인이 개입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한 이재복 투쟁위 공동위원장 발언을 보수언론들이 악용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투쟁위는 외부인이 성주군청 충돌 사태에 참여했을 가능성을 언급했을 뿐이고 투쟁위 김안수 공동위원장은 18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성주 사드투쟁위원장 "언론이 자꾸 님비, 외부개입이라 호도">(7/18, http://me2.do/5aB39Hey))에서 '외부인'은 '성주군민이더라도 투쟁 기구에는 속하지 않은 사람'을 의미할 뿐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성주군민들은 꾸준히 '외부세력 개입설'을 강하게 부인해 왔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외부 전문 시위꾼 개입'을 기정사실처럼 보도한 것이다. 이는 사드 배치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손실과 전자파 유해성에 대한 우려, 외교적 고립 등을 우려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이런 프레임은 성주의 주민들에게는 사드에 반대하면 '이적단체'와 함께 하는 것이라는 공포감을 주는 것이고, 결국 시민들 간의 자유로운 연대를 막음으로써 해당 지역주민들을 고립시키는 교묘한 선동에 해당한다.

성주군민에 대한 또 하나의 모욕 '괴담론'

TV조선이 성주군민의 반발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이용한 악의적 프레임은 '외부 전문 시위꾼 개입' 프레임만이 아니다. TV조선은 8일부터 14일까지 3건, 15일부터 21일까지 4건의 보도를 '괴담론'에 쏟아 부었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지금까지 무려 7건을 '괴담 공포 조장'에 할애한 것이다. 이 '괴담론' 보도는 사드 배치를 우려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모조리 '괴담'으로 매도해 불신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정부의 무책임에서 비롯된 인터넷 상의 낭설과 '패러디'마저 TV조선의 이런 '괴담 마녀사냥'에서는 '경계 대상'이 됐다.

TV조선은 16일 하루에만 '괴담론'을 3건이나 보도했다. <또 들끓는 '사드 괴담'>(7/16, 7번째, 최원희 기자, http://me2.do/G7QcwUPE)은 ▲ "시커먼 폭탄으로 변한 참외가 미사일" ▲ "전자파가 뒤덮어 꿀벌이 사라지고 참외가 열리지 않는다"는 괴담 ▲ "중국과 소련이 0순위로 폭격할 것"이라는 괴담 ▲ 전자파에 대한 우려를 넘어 '사드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미국 사드 업체의 로비로 인해 설치가 결정됐다' 등 음모론 수준의 괴담" 등 SNS 상에 떠도는 낭설을 모두 나열했다.

이어지는 <갈등 유발 '괴담'… 국민만 불안>(7/16, 8번째, 강석 기자, http://me2.do/GXcG3LDR)은 "지난해 한 달 동안 전국을 마비시킨 메르스 괴담부터 '뇌송송 구멍탁'라고 불린 광우병 괴담까지, 국민들은 공포에 떨게 했는데 당시엔 참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라며 사드 배치를 메르스 사태와 광우병 사태와 연관 지었다. 또한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표현과 내용으로 여론을 선동하는 괴담, 여과장치도, 제재장치도 없는 현실 앞에 국민들의 불안감만 키우고" 있다며 처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심층분석/들끓는 '사드 괴담' 대책은?>(7/16, 12번째, 김동철 사회심리분석전문가, http://me2.do/GWtAMhpZ)에서는 김동철 사회심리분석전문가가 나와 "광우병 같은 경우 국민적이다. 먹거리, 건강 관련 문제였다. 사드는 어떤 지역 내의 문제이고 안보관련 문제다. 그래서 전체적인 시민에 대한 문제냐, 일부 편향된 집단의 문제냐가 다를 뿐, 괴담 문제는 유사하다"며 재차 사드를 '광우병 괴담'에 비유했다. 심지어 이 발언은 사드 배치를 "일부 편향된 집단의 문제'로 치부한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성주군민이 사드와 관련해 무엇을 말하기만 하면 모두 '괴담'으로 몰아버리는 보도를, TV조선은 15일부터 21일까지 7일간 4건이나 보도했다. 사드 배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그 어떤 부조리와 왜곡도 불사하겠다는 TV조선의 의지가 엿보인다.

한결같은 KBS의 '친정부 편파성', 배후엔 '보도지침'?

한편 8일부터 14일까지 27.5건의 사드 보도 중 무려 18건, 65.5%를 정부 입장에 할애해 가장 극심한 친정부 편파성을 드러냈던 KBS는 15일 이후에도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15일 이후에는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대신, 성주군민에 대한 보도에 더 집중했으나 '친정부성'은 애초에 전제로 깔려있다.

일단 성주군청 충돌 사태가 있었던 15일, KBS는 <설명회 파행… 대통령 부재중 총리 발 묶여>(7/15, 2번째, 김경수 기자, http://me2.do/5nq04nEt)에서 "성주군청 앞 사태는 국가적 위기상황"이라고 규정했다. 더 나아가 "성주군청 앞에서 안보책임자들은 발이 묶였고 공권력은 무력화" 됐다며 마치 주민들이 엄청난 물리력을 행사한 것처럼 묘사했다. 15일 사태에 '국가 위기 상황' '공권력 무력화'를 운운한 것은 KBS뿐이다.

전자파 유해성에 대한 KBS의 '철벽 방어' 역시 여전했다. 8일부터 14일까지 보도에서도 이미 4건의 보도로 전자파가 무해함을 주문처럼 반복했던 KBS는 15일 이후, 미군의 괌 사드기지 공개에도 무려 3건을 할애해 이 부분 최다 보도량을 기록했다. KBS는 괌 사드기지가 공개되기 전인 15일과 17일, 1건씩의 보도로 전자파 유해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정부의 '노고'를 치하했다.

18일 당일엔 괌 사드기지의 전자파가 기준치를 훨씬 밑돌았다며 안전성을 장담했는데 이는 KBS뿐 아니라 모든 방송사가 똑같았다. 다만 JTBC만이 <'괌 사드 포대' 언론 공개>(7/18, 톱보도, 김상진 기자, http://me2.do/F5ZzAQVn)에서 "전자파 뿐만이 아니라 외교, 경제, 사회통합 등 사드가 건드리는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라는 지적, "괌 기지의 사드 레이더는 사람이 없는 바다를 향하고 있고 해안가에는 사람이 띄지 않습니다. 따라서 괌에서의 영향과 내륙에서의 영향은 일회성 시험으로 판단하기에는 어렵다는 지적"까지 언급했다.

KBS는 19일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반발에도 무려 9건을 할애하며 '북풍 강자'의 위용도 과시했다. 방송사들 중 유일하게 사드로 방어가 가능하다는 리포트를 내놓기도 했다. KBS <"사드로 요격 가능">(7/19, 3번째, 조빛나 기자, http://me2.do/5587crLE)은 북한의 스커드-C 미사일을 언급하며 "수도권으로 날아오면 우리 군이 보유한 패트리엇-2와 주한미군의 패트리엇-3 미사일로 40킬로미터 이하 상공에서 80% 가까이 요격할 수 있습니다. 성주 등 평택 이남으로 날아오더라도 사드가 배치되면, 150킬로미터 상공에서부터 요격이 가능한데, 성공률은 80% 이상입니다"라며 요격을 장담했다.

심지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오히려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더 뒷받침해 주는 셈이 됐습니다"라는 낯 부끄러운 '사드 찬양론'까지 펼쳤다. 반면 40km이상 150km를 벗어난 미사일을 사드가 요격할 수 없다는 사실, '실전'에서는 북한이 다량의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해 성주 사드가 보유할 48발은 의미가 미미하다는 사실, 사드의 요격 명중률이 실전에서 검증된 바 없다는 사실 등 반론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KBS <“사드로 요격 가능”>(7/19)
 KBS <“사드로 요격 가능”>(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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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결같은 KBS의 '친정부 편파성'의 전말은 20일 드러났다. KBS 전국기자협회는 20일 '취재 현장 무시한 사드 공안몰이 거부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윗선'에서 현장 기자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사드 배치 반대 시위와 관련해 '외부세력 개입' 리포트를 제작하라는 등 '부당 지시'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19일 <경찰 "성주 시위 외부 인사 참가 확인">(5번째, 박준형 기자, http://me2.do/x8RhYf1B)은 위 <표2>에서 명시된 KBS의 유일한 '외부세력 개입설' 보도인데, 이 보도가 '윗선'의 지침에 의한 보도라는 것이다. KBS 네트워크부장이 통합진보당 출신 인사들이 마치 시위를 주도하고 총리에게 물병을 던진 것처럼 몰아가는 기사를 쓰라며 '윗선'의 지시를 암시했고, 이에 박준형 기자가 저항하며 백철현 성주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장의 '종북몰이' 비판까지 넣어 보도했다는 것이다. 결국 8일부터 20일까지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오로지 정부 입장만 받아썼던 KBS의 태도가, 여전히 존재하는 '보도지침' 때문이라는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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