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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저무는 곳에 자리한 정서진 중앙시장의 별칭이 된 노을장터. ⓒ 김종성
인천광역시 서구엔 흥미로운 이름의 시장이 있다. '정서진 중앙시장'이 그곳. 가정동 510번지 주택가 골목에 길게 이어진 이 시장은 신현시장 혹은 서구 중앙시장에서 '정서진(正西津)'이라는 보다 특색있는 이름으로 개명한 시장이다.

인천엔 전통시장 여행을 해도 될 만한 개성있고 정감이 느껴지는 이름의 시장이 많다. 곡물만 취급하는 수인곡물시장, 토지금고시장, 부평 깡시장, 모래내 시장, 장승백이 시장, 석바위 시장, 옛날에 거북이가 많이 살았었는지 거북시장도 있다. 호기심을 끄는 시장 이름에 이끌려 지난 7월 15일 정서진 중앙시장에 찾아갔다.

문화관광형 시장을 추구하는 젊은 전통시장 

정서진(正西津)은 강원도 강릉에 있는 정동진(正東津)의 대칭 개념으로, 서울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 서쪽에 있는 지역을 의미한다. 현재 인천광역시 서구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해가 멋지게 뜨는 곳이 정동진이라면, 정서진은 노을이 어느 곳보다 아름답게 저무는 곳을 의미한다. 그래서 정서진 중앙시장의 별칭도 노을장터다.

서해바다로 석양이 아름답게 지는 정서진의 유명세를 타고 동네 주민은 물론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정서진 중앙시장은 1998년 주택가 골목에 삼삼오오 모인 노점들이 100여 개가 넘는 점포를 품은 현재의 모습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20년이 채 안 되는 길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2009년 '전국 우수 재래시장'으로 선정되어 국무총리상까지 받는 등 지역 주민의 관심과 사랑으로 활기가 넘쳐나는 동네 장터가 되었다.
정서진 중앙시장은 스무 해가 채 안된 젊은 시장이다. ⓒ 김종성
주민과 상인이 어울려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전통시장. ⓒ 김종성
2014년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선정되면서, '정서진 중앙시장'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문화관광형 시장답게 시장 상인과 동네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어울리는 행사와 이벤트가 자주 열린다. 온누리 축제, 노래 자랑, 어린이 그림대회, 노을장터 특별세일 등 정기적으로 행사를 펼치고 있어 시장 갈 맛이 나는 곳이다. 전통시장만의 온정과 저렴한 상품, 먹거리들도 풍성한 시장이다.

차를 타고 휙 지나치면 못 볼 수도 있는 작은 시장 입구와 달리 안으로 들어서면 시장통이 꽤 길게 이어진다. 야채, 해산물, 생선, 과일, 정육, 의류, 신발, 침구, 주방용품 등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구역을 지나면 왕족발, 닭 강정, 튀김, 순대, 떡, 빵 등의 먹거리 골목이 이어진다. 다채로운 메뉴와 더불어 서민들을 배려한 저렴한 가격의 먹거리들이 풍성하다. 시장통길에 웬 전자게시판이 설치돼 있어 보니, 진행 중인 이벤트와 세일 내용을 알려주고 있어 좋았다.

정서진 중앙시장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3층 건물의 고객지원센터는 시장 전체를 경영하고 견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쉼터이자 상인과 주민들을 위한 강연, 교육 등이 이뤄진다. 중소기업청과 인천 서구청의 예산지원을 통해 상인 동아리, 요리 교실, 노래 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누리집과 문화교실을 운영하는 전통시장 
상인 동아리, 요리 교실, 노래 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는 시장 고객지원센터. ⓒ 김종성
장터를 더 유용하게 볼 수 있는 시장통 전자 게시판. ⓒ 김종성
고객지원센터에서 구축한 시장 누리집 (www.정서진중앙시장.com)도 유용하다. 누리집에 시장 배치도, 시장 내 점포 소개, 행사 및 세일정보 등이 잘 나와 있어 장보러 갈 때 많은 도움이 되겠다. 진화하는 전통시장을 모습을 보는 것 같아 흐뭇했다.

이외에도 노래 자랑, 문화예술의 밤, 상인 동아리 성과발표회 등을 통해 상인과 고객이 함께 즐기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객과 공감하는 문화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청이나 대형마트 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문화교실을 전통시장에서 접하니 정말 색다르게 느껴졌다.
어떤 맛일까 궁금하게 하는 국내 최초의 '숯불 김짬뽕'. ⓒ 김종성
시장 대표 별미로 늘 줄이 서있는, 고려 왕족발집. ⓒ 김종성
정서진 중앙시장엔 대표 별미가 많다. 우수한 품질의 국내산 돼지만을 사용하여 각종 한방재료로 냄새를 제거한 20년 전통의 고려 왕족발은 풍부한 육즙과 쫄깃한 육질이 일품으로 인천 서구 주민들에게 유명하단다. 매일매일 신선한 기름만을 사용해 만든 수제 튀김도 인기 메뉴.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종류의 튀김들을 맛볼 수 있다.

국내산 햅쌀과 쑥, 뽕잎 등 천연재료만을 사용하는 정서진 중앙시장의 약선 떡, 국내 최초로 '숯불 김짬뽕'을 개발한 중국집 등은 인근 주민뿐만 아니라 타 지역 시민들도 일부러 찾아올 정도로 매우 인기가 좋단다.

갑자기 머리 위 높다란 지붕에서 '두두두둑'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무더운 날씨에 예보에도 없던 소나기가 쏟아지고 있었다. 듣기만 해도 시원한 빗소리를 들으며 시장통 길을 걷는 기분이 색달랐다. 비오는 소리와 잘 어울리는 지글지글 부침개와 전, 튀김 같은 먹거리가 유독 당겼다. 비의 마법에 홀려 호박, 야채, 해물 등이 들어간 모듬전 한 접시를 먹다가 기어코 '동주네 막걸리'까지 맛보게 됐다. 7월말 개통예정인 인천도시철도 2호선 '가정중앙시장역'으로 접근성이 좋아져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 교통편 : 인천도시철도 2호선 '가정중앙시장역' 도보 5분 (7월말 개통예정)
* 시장 이용 문의 : 032-575-5001~2 (고객지원센터)
* 시장 누리집 : www.정서진중앙시장.com

태그:#정서진중앙시장, #노을장터, #인천시전통시장, #가정중앙시장역, #숯불김짬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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