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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한국, 굳은 중국 윤병세 외교장관이 25일 오전(한국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돈찬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중국과의 양자회담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16.7.25
▲ 웃는 한국, 굳은 중국 윤병세 외교장관이 25일 오전(한국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돈찬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중국과의 양자회담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16.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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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중국 현지 유력 언론에 만평 하나가 실렸다. 사드 배치를 결정한 한미 양국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만평 속에는 10살 남짓한 '아동'이 등장한다. 옷에는 한국 국기가 그려져 있다. 이 아동은 미국 국기가 그려진 옷을 입은 성인 남성의 손을 잡고 있다. 마치 대등한 입장에서 외교 전략을 구사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한국 정부의 착각일 뿐이라는 내용을 표현한 것이다. 

하단으로 이어진 만평에는 한국 국기를 두른 커다란 개가 목줄을 달고 중국을 향해 짓도록 강요받고 있다. 이 개의 목줄을 쥐고 있는 주인은 미국 국기를 입고 있다. 개는 이 사람이 리드하는 바에 따라 짓거나 또는 조용히 입을 다문다. 영락없는 꼭두각시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꼭두각시"

해당 만평은 지난 15일 공개된 직후 중국 SNS인 웨이보와 웨이씬에서 수 만회 공유됐다. 또 SNS 검색어 순위 상위에 링크되는 등 사드 배치를 굳건히 고수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조롱하는 대표적인 시사 만평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논란이 커지자, 중국 포털 사이트와 SNS에서 해당 만평은 자취를 감춘 상태다.

한미가 경북 성주에 사드 배치를 결정한 이후 중국 현지에서는 한국 정부를 미국 정부의 '꼭두각시'라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경북 성주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도 사드 배치 입장을 고수하는 건 우리 정부 뜻이 아니라 미국의 압력이라는 해석이다.

더욱이 날아오는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도록 설계된 사드가 방어 목적의 무기라는 우리 정부의 설명과 달리, 현지에서는 사드 배치로 중국을 견제하는 등 미국이 얻게 될 외교적 이익을 위해 한국이 전략적으로 희생당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이에 앞서 지난 2010년 서해상에서 진행됐던 한미 합동 군사 훈련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관영 언론을 통해 한미 군사 합동 훈련을 강하게 비판했는데, 이번 사드 배치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25일 오전(한국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돈찬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중국과의 양자회담에서 윤병세 외교장관의 발언을 듣던 중 불만이 있는 듯 손사래를 치고 있다. 2016.7.25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25일 오전(한국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돈찬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중국과의 양자회담에서 윤병세 외교장관의 발언을 듣던 중 불만이 있는 듯 손사래를 치고 있다. 2016.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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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중국 정부는 <환구시보>를 통해 "미국이 한국의 서해상에서의 한미 군사 합동 훈련을 통해 중국에 대한 압력 행사를 꾀하고 있다"며 한미 합동 군사 훈련의 뒤에 미국 정부가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한 바 있다.

또한 당시 중국 인민해방군총참모부 부참모장은 '홍콩위성TV'에 이례적으로 출연해 "미국 항모가 서해상에 출연한다면 중국군의 훈련용 과녁이 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아닌 미국 정부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성주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고수하는 건 한국 정부의 단독 결정에서 나온 게 아니기 때문일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실제로 이곳 유력 언론들은 한국 도심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드 배치 반대 집회를 일제히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문에서 '사드배치 반대', '한반도 전쟁터 만드는 사드배치 철회하라' 등의 문구가 등장하는 한국 현장 사진을 자주 볼 수 있다.

관련 보도에서는 "국민들이 반대가 이토록 강력한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큰 이득이 될 것이 없는 사드 배치를 강력하게 고수하는 저변에는 반드시 표면상의 이유 외에 숨겨진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현지 유력 언론 <중국청년망>(中国青年网)은 지난 15일 성주 군민들이 황교안 총리에게 계란 투척하며 사드 배치에 항의한 소식을 빠르게 보도했다.

해당 사진을 본 중국 누리꾼은 "성주 주민의 의견을 묻지 않고 단독으로 처리한 이에 대한 성주 시민들의 뿔난 민심"이라고 평했다. 또 "누가 성주에 사드를 설치해달라고 요구했느냐(谁叫你在星州设置THAAD)"며 격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해당 기사에는 3만개 가까운 댓글이 달리는 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웨이보도 시끌... "사드 배치는 한-중 평화 위협"

 지난 4월 남양상보(南洋商?)에 게재된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관련 만평.
 지난 4월 남양상보에 게재된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관련 만평.
ⓒ 남양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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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SNS 웨이보에도 이 사안에 대해 연일 성토하는 글이 올라온다.

아이디 '上想'은 "이번 사건은 한국 정부가 지금껏 지속해왔던 미국과 중국 사이의 '등거리' 외교 전략과도 정면에서 배치되는 입장이며, 이는 오히려 지리적, 역사적으로 더 가까운 관계에 있는 중국과 멀어질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결과는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상당수 중국인들 가운데는 한국 정부의 이 같은 전략이 오히려 중국과 한국 사이의 갈등을 증폭시킬 것이라고 본다. 나아가  한중 무역 거래 등 민간 영역으로까지 문제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는 상황이다.

또다른 아이디 'bomonier'는 "과연 사드가 대한민국을 방어하는 데 얼마나 큰 효용성이 있는지 의문이다"면서 "사드배치는 오히려 한중 사이의 평화를 위협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사실상 전세계인은 사드 설치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라면서 "한국 정부는 일본 내에 설치된 오키나와 미군 기지 사례를 통해 자국에 설치된 미군 시설물이 결코 자국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태그:#사드,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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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 베이징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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