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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체리 마을회의를 거쳐 결정된 레드 체리 가격을 각 소그룹 커피가공공장에 걸어두고 있다
▲ 레드 체리 마을회의를 거쳐 결정된 레드 체리 가격을 각 소그룹 커피가공공장에 걸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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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마 소그룹 조합원과 가족들이 커피가공공장에서 과육을 제거하고 발효한 불량 파치먼트를 가려내고 있다
▲ 제라마 소그룹 조합원과 가족들이 커피가공공장에서 과육을 제거하고 발효한 불량 파치먼트를 가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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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대기업과는 달리 공정무역 피스커피는 생산지에서 커피가 풍년이나 흉년으로 생산량에 변화가 있다고 하더라도 가격의 변동없이 안정된 가격으로 구매를 한다. 피스커피 공정무역을 실시한 이래 조금씩 값을 올리거나 동결한 적은 있지만, 단 한 번도 값을 내린 적은 없었다고 한다.

동티모르에 파견되어 있는 한국YMCA연맹 정동민 간사에 따르면 올해는 커피 풍년으로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마을 회의를 통해 커피체리 1kg당 지난해와 같이 40센트를 지불하기로 결정되었다고 한다. 다른 커피 대기업들은 매년 생산량에 따라 값을 후려치기도 해 커피 구매 가격의 등락폭이 커서 농민들의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처럼 피스커피 관계자와 생산자들 사이에 형성된 신뢰관계는 올해의 커피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열린 마을회의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고 한다. 피스커피 정동민 간사와 현지인 조디 간사는 잔뜩 긴장한 상태로 마을회의에 참석했는데, 회의에 참석한 생산자들이 "커피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커피를 기꺼이 사주고 맛있게 마셔주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질 좋은 커피를 생산하고 가공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예상과는 달리 의외로 회의를 쉽게 마무리하는 것을 보고는 피스커피 두 간사는 안도감과 감사한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금연 현지어로 '커피의 품질을 위해 실내에서는 금연해 주세요'라는 문구를 써서 붙여놓았다
▲ 금연 현지어로 '커피의 품질을 위해 실내에서는 금연해 주세요'라는 문구를 써서 붙여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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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좋은 커피를 생산하려는 생산자들의 마음은 우리가 방문했던 여러 생산자협동조합(카브라키와 로뚜뚜에 2016년 현재 모두 9개의 소그룹이 결성되어 있다) 중 하나인 제라마 그룹(Jerama Group) 사무실 겸 파치먼트 보관창고에 붙어있는 현지어로 쓴 벽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에 담긴 했으나 그것이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조디 간사가 그곳을 가리키며 "질 좋은 커피를 위해 금연해 주세요!"라는 의미라고 설명해줬다.

2005년 한국YMCA는 현지의 개별 생산자로부터 생두(red cherries)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2006년 카브라키에 처음으로 커피가공시설을 만들었는데, 이는 개별 생산자 농민들로 하여금 YMCA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서 자립심과 독립심을 키우도록 하려는 목적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생산 커피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커피 생산 농민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병행했다. 2007년에는 카브라키에서 산을 넘고 2시간여 거리에 있는 로뚜뚜에도 커피가공시설을 만들었다.

연도별 커피 생산량 로뚜뚜 피스커피 사무실 벽면에 기록해 놓은 소그룹 및 연도별 커피 생산량
▲ 연도별 커피 생산량 로뚜뚜 피스커피 사무실 벽면에 기록해 놓은 소그룹 및 연도별 커피 생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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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커피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생산자 조직을 소그룹으로 만들어갔다. 2009년 로뚜뚜에 2개, 2013년 다시 4개를 만들고, 2014년에 1개를 만들어 로뚜뚜에 모두 7개의 소그룹이 생산과 가공에 참여하고 있고, 2014년 카브라키에도 2개의 그룹을 만들어 현재 카브라키와 로뚜뚜에 총 9개의 소그룹(생산자협동조합)이 만들어져, 소그룹별로 직접 레드 체리를 수확해 과육을 제거하고 파치먼트 단계까지 가공하고 있다.

그 결과 YMCA 직영체제이던 2011년까지 레드 체리 연 36톤을 생산하던 것이, 2014년에는 레드 체리 200톤/파치먼트 40톤/그린 빈 32톤으로 급속하게 생산량이 증가하였고, 2015년에는 레드 체리 170톤/파치먼트 34톤/그린 빈 27톤을 생산하였다고 한다. 지난해에 생산량이 준 것은 날씨 때문이었다고 한다.

제라마 소그룹 로뚜뚜의 제라마 소그룹 표지판
▲ 제라마 소그룹 로뚜뚜의 제라마 소그룹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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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체리의 과육을 제거하면 약 20%의 파치먼트가 만들어지고, 파치먼트를 그린 빈으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또 약 20%의 양이 줄어든다고 한다. 이와 같이 소그룹의 생산자조합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마을 주민들이 레드 체리 상태나 소규모로 가공한 파치먼트를 멀리 사메 지역까지 이고지고 나가서 팔아야 했던 것이다. 로뚜뚜에서 사메까지는 걸어서 3시간, 짐을 지고는 5시간이나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소그룹으로 구성된 9개의 생산자조합에서 YMCA피스커피가 주민들로부터 레드 체리(1kg/40센트)를 직접 구매하고, 각 조합마다 가공공장이 만들어져 거기서 과육을 분리하고 물에 담가 발효를 시킨 후, 끈적끈적한 점액질을 깨끗이 씻어 건조시켜서 파치먼트(1kg/2.7$, 이중 10센트는 마을공동기금으로, 10센트는 운용비로 적립하여 사용)로 만들어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파치먼트는 수도 릴리의 가공공장으로 보내 그린 빈으로 가공하며, 이렇게 완성된 그린 빈이 1kg에 6.5$(운송비 포함)로 한국으로 수출된다고 한다.

파치먼트 제라마 소그룹 가공공장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파치먼트
▲ 파치먼트 제라마 소그룹 가공공장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파치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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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우수한 품질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 레드 체리-파치먼트-그린 빈이 만들어지는 각 단계마다 수작업으로 일일이 덜 익었거나 벌레 먹은 체리 등 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가려내는 핸드피킹 작업이 반복해서 이루어진다.

또 딜리 가공공장에서는 파치먼트를 기계에 넣어 자동적으로 크기별 분류를 한 후 속껍질을 까서 그린 빈으로 가공을 한다. 그린 빈으로 만들어진 이후에는 딜리 아주머니들을 채용하여, 맛있고 예쁜 콩들만을 골라내는 그린 빈 핸드 솔팅(green bean hand sorting) 작업을 그친다. 2014년 이전에는 딜리에서 그린 빈으로 만든 콩을 다시 생산지로 가져가서 생산자들이 직접 그린 빈 핸드 솔팅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린 빈 가공기계 파치먼트 크기를 분류하고 파치먼트를 그린 빈으로 가공하는 기계
▲ 그린 빈 가공기계 파치먼트 크기를 분류하고 파치먼트를 그린 빈으로 가공하는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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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빈 솔팅 작업 딜리 커피가공공장에서 그린빈 핸드솔팅(Greenbean Hand sorting, 커피생두를 손으로 분류하는 작업) 작업 중인 아주머니들
▲ 그린 빈 솔팅 작업 딜리 커피가공공장에서 그린빈 핸드솔팅(Greenbean Hand sorting, 커피생두를 손으로 분류하는 작업) 작업 중인 아주머니들
ⓒ 피스커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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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삶의 질 높아지고, 생산자협동조합 마을 커뮤니티 센터로 기능

소그룹별 가공공장이 만들어지고 파치먼트 저장창고와 사무실이 만들어짐으로써 마을 사람들 사이에 정보의 공유가 활발해지고 필요한 교육이 이루어지며, 커피생산량이 증가해 수입이 늘어나고 시간의 여유가 생겨났다.

수입이 늘어나니 집을 짓거나 수리를 하고, 예전에는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마치고 학업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으나, 지금은 중학교 진학률도 높아졌다고 한다. 남는 시간을 활용해 텃밭도 많이 가꾸어 필요한 채소 등도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나갔던 젊은이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우리가 방문했던 다수의 소그룹에서도 커피를 가공하는 일에 참여하는 젊은이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피스커피 생산지인 사메 지역의 카브라키와 로뚜뚜, 그리고 커피가공공장이 있는 딜리에도 좋은 일자리를 만든다. 딜리 피스커피 사무실 4명, 딜리 가공공장 2명, 피스커피 카페 2명, 사메 사무실 3명, 카브라키 센터 2명, 로뚜뚜 센터 4명(커피시즌인 6~9월에는 2명 추가) 등 급료(월 200~400$)를 받는 정규 직원만 해도 17명이나 되며, 커피생산지에서도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또 한국에서도 피스커피 카페 등 다수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딜리가공공장 피스커피 딜리가공공장 직원들과 우리 일행
▲ 딜리가공공장 피스커피 딜리가공공장 직원들과 우리 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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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 피스커피 원산지인 동티모르의 로뚜뚜와 카브라키에는 모두 9개의 소그룹 생산자협동조합이 결성되어 있고, 그룹마다 자체 가공공장이 만들어져 레드 체리의 구입부터 과육의 분리, 발효, 세척, 건조까지 이루어지고, 건조된 파치먼트를 보관하는 창고와 사무실이 있다.

또 로뚜뚜와 카브라키 피스커피 센터, 사메 피스커피 간사 숙소가 있으며, 수도 딜리에는 피스커피 가공공장과 피스커피 사무실, 주민들이 커피를 마시며 커피문화를 익히고 즐길 수 있는 피스커피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카페는 대학가에 위치해 많은 젊은이들이 저렴한 값으로 커피를 마시면서 서로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센터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그리고 서울에는 YMCA가 설립한 사회적 기업인 피스커피가 동티모르산 커피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고, 김해YMCA 역시 사회적 기업으로서 카페 티모르를 운영하고 있으며, 광주YMCA에서도 아시안 피스커피를 운영하고 있다.

딜리 피스커피 카페 딜리 가공공장에서 가공한 그린 빈을 로스팅해 현지주민들에게 커피를 파는 동티모르 피스커피 카페
▲ 딜리 피스커피 카페 딜리 가공공장에서 가공한 그린 빈을 로스팅해 현지주민들에게 커피를 파는 동티모르 피스커피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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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커피 카페 우리 일행도 딜리 피스커피 카페를 찾아 시원한 커피를 마시고 있다
▲ 피스커피 카페 우리 일행도 딜리 피스커피 카페를 찾아 시원한 커피를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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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김해YMCA(강재규 이사장, 박영태 사무총장, 조성옥 국제교류팀장)는 지난 6월 30일(목)부터 7월 6일(수)까지 6박 7일간 한국YMCA 공정무역 피스커피 원산지인 동티모르 사메지역 카브라키와 로뚜뚜 마을을 다녀왔다. 몇 차례에 걸쳐 여행기를 쓰려고 한다. 이 기사의 작성에는 필자가 직접 현지를 방문해 얻은 지식과 한국YMCA연맹 동티모르 파견 정동민 간사와 동티모르 피스커피의 개척자 양동화 간사의 도움이 컸다. 다시 한 번 두 분 간사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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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학교 법학과 교수. 전공은 행정법, 지방자치법, 환경법. 주전공은 환경법. 저서로는 "미국환경법과 법원(세종출판사, 1998)","자연과 인간의 공생을 위한 환경사상(지산, 2001)","생태주의 환경법(세종출판사, 2002)". "낙천주의자 어느 시골 법학교수가 꿈꾸는 법과 사회 그리고 환경(세종출판사, 2003)", "도롱뇽, 법정에서 울다(세종출판사, 2006)", 인제대학교 전자법학연구소 소장, 김해 가야포럼 회장, 인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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