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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에 공주보에 떠내려 오는 쓰레기.
 장맛비에 공주보에 떠내려 오는 쓰레기.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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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충청권에 내리던 폭우가 소강상태다. 이에 금강에 찼던 물이 점차 빠지면서 각종 피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4대강 자전거도로는 깨지고 부서졌다. 역행침식으로 농경지는 유실됐다.

굳게 닫혔던 수문이 지난 4일부터 열렸다. 백제보, 공주보, 세종보 등 3개의 보 수문이 열렸다. 4대강 사업 이후 최대 기간에 최다 방류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후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쓰레기들이 밀려들었다.

금강의 수위가 낮아진 7일, 각종 피해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과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이경아 인턴이 참석했다. 기자는 이들과 동행했다.

공주보 상류 수상공연장에 설치된 마이크로버블기에 이끼벌레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공주보 상류 수상공연장에 설치된 마이크로버블기에 이끼벌레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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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찾아간 공주보는 평상시보다 1m 정도 낮은 수심까지 물이 빠졌다. 지난해 조류 제거를 위해 수자원공사가 설치한 마이크로버블기는 낮아진 수심으로 앞머리가 처박히듯 물속에 잠겼다. 그러면서 이끼벌레가 덕지덕지 붙은 부분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쓰레기 70~80%는 자치단체가 제거한 '잡풀'

공주보 수력발전소 인근에 떠밀려온 쓰레기.
 공주보 수력발전소 인근에 떠밀려온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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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인근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좌안 수력발전소는 발전을 중단하고 멈춰섰다.

발전소 아래쪽에 쌓인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작업자들이 비지땀을 흘렸다. 쓰레기의 70~80%는 최근 자치단체가 둔치 제방의 풀을 깎고 버려두면서 떠밀려온 쓰레기라고 한다. 

어천 공주 간 지방도 공사가 벌어지는 보흥리 소하천의 공사현장의 가교는 폭격을 맞은 것처럼 4m 깊이로 움푹 파여 있다.
 어천 공주 간 지방도 공사가 벌어지는 보흥리 소하천의 공사현장의 가교는 폭격을 맞은 것처럼 4m 깊이로 움푹 파여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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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우안을 따라 내려가 보았다. 공주보에서 예당저수지로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도수로 공사가 벌어지는 길은 진흙 길로 변했다.

어천 공주 간 지방도 공사가 벌어지는 공주시 우성면 보흥리 소하천의 공사현장의 가교는 폭격을 맞은 것처럼 4m 깊이로 움푹 파였다. 오탁 방지막은 찢겨 있었다.

부여군 규암면 호암리 농경지의 논에 심어 놓은 모가 역행침식으로 바닥을 나뒹굴고 있다.
 부여군 규암면 호암리 농경지의 논에 심어 놓은 모가 역행침식으로 바닥을 나뒹굴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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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보 우안 상류 500m 지점 축구장은 비닐에 덮여 있다. 빗물이 흘러내리면서 침식이 일어난 것으로 15m, 너비 7~8m, 길이 2~3m 규모로 파이고 씻겨 쓸려갔다.

4대강 사업 이후 역행침식으로 해마다 사라지고 있는 부여군 규암면 호암리 농경지는 또 쓸려갔다. 논에 심어 놓은 모는 바닥에 뒹굴고 있다.

자전거도로, 침식으로 공중에 '둥둥'

공주시 이인면 만수리 용성천 자전거도로가 유실되어 흙이 빠지면서 공중에 둥둥 떠 있었다.
 공주시 이인면 만수리 용성천 자전거도로가 유실되어 흙이 빠지면서 공중에 둥둥 떠 있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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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이인면 만수리 용성천을 찾았다. 상류에서 떠내려온 나뭇가지가 자전거 도로를 막고 있다. 길이 15m, 정도의 자전거 도로가 유실되고 침식으로 폭 2m 정도까지 흙이 빠지면서 자전거도로가 공중에 둥둥 떠 있었다.

공주시 이인면 만수리 자전거도로에 자전거도로는 물이 찼다가 빠지면서 펄이 발목까지 잠긴다.
 공주시 이인면 만수리 자전거도로에 자전거도로는 물이 찼다가 빠지면서 펄이 발목까지 잠긴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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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류 1km 지점의 자전거도로도 물이 찼다가 빠지면서 펄이 발목까지 잠긴다. 때마침 어느 행인이 자전거를 끌고 이동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세종에서 왔다면서 "비가 그치고 모처럼 자전거 타러 나왔는데 너무 위험한 곳이 많다. 하류쪽도 (도로가) 다 깨지고 부서져 있다"고 귀띔했다.

공주시 이인면 만수리 운암교 자전거도로도 양쪽 면이 침식으로 쌓아놓은 석축이 날아가 버렸다.
 공주시 이인면 만수리 운암교 자전거도로도 양쪽 면이 침식으로 쌓아놓은 석축이 날아가 버렸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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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1km가량 내려간 운암교 자전거도로도 양쪽 면 침식으로 쌓아놓은 석축이 날아가 버렸다.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도로 안쪽까지 깊게 파여서 콘크리트만 둥둥 떠 있는 상태다. 이용객을 위해 설치한 안내 표지판은 뿌리째 뽑혀서 바닥에 나뒹굴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온 이용객의 자전거가 온통 펄로 덕지덕지하다.
 자전거를 타고 온 이용객의 자전거가 온통 펄로 덕지덕지하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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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가 시작되자 공주시는 자전거도로 한 차선을 통제했다. 그러면서 담당자는 "펄이 쌓인 곳은 내일까지 장비를 이용하여 조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담당자는 "침식된 자전거도로는 이용객의 안전을 위해 도로 일부를 차단하고 빠른 시간에 보수를 끝마치겠다"고 덧붙였다.

이경호 국장은 "매년 정기적으로 침식이 일어나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역행침식이나 농경지 유실 등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전거도로의 경우 언제, 어디서든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서 안전상의 문제가 늘 도사리는 곳으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이 국장의 발언을 옮긴 것이다.

"물에 잠기는 하천에 자전거도로를 만들었던 것 자체가 문제다. 지금이라도 이용객 현황이나 정확한 모니터링을 통해 필요하다면 보강할 필요가 있다. 이용이 적고 위험한 구간은 도로변에 자전거도로로 우회하는 방법으로 정비가 필요하다. 이대로 방치하면 천문학적인 유지관리비만 낭비하면서도 사고는 막지 못하는 곳으로 변할 것이다."


태그:#4대강 사업, #자전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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