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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는 자체 블로그에 있던 '더 나은 쥐덫의 오류' 관련 내용을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 해석해 언급하자 7일 오후 급하게 지웠다.
 LG CNS는 자체 블로그에 있던 '더 나은 쥐덫의 오류' 관련 내용을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 해석해 언급하자 7일 오후 급하게 지웠다.
ⓒ LG CNS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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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회의 때 말실수를 했다. 그런데 대기업인 LG CNS가 자사 홍보 블로그의 글을 삭제했다. 글 내용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박 대통령의 발언 뒤 급하게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통령의 문제 발언은 7일 청와대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나왔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더 나은 쥐덫'을 경제 위기 극복 방안으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미국의 울워스라는 쥐덫회사가 있는데 여기서 만든 쥐덫은 한번 여기에 걸린 쥐는 절대로 놓치지 않고 잡을 수가 있었고, 또 거기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예쁜 모양의 위생적 플라스틱 쥐덫으로 만들어서 발전을 시켰다"면서 "이런 정신은 우리가 생각하게 하는 바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모범 사례로 든 '울워스의 쥐덫'은 마케팅을 등한시 하고 고객의 필요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술력과 품질만 높여 시장의 외면을 받은 사례로 꼽힌다. 최고 품질의 쥐덫을 만들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과 사용의 불편함 등으로 울워스의 쥐덫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경영학에서 실패 사례로 언급되는 '더 나은 쥐덫의 오류'(Better Mousetrap Fallacy)를 알지 못한 박 대통령이 발언 오류를 범하게 된 셈이다.

'더 나은 쥐덫의 오류'에 대한 내용을 담고있던 LG CNS의 삭제 전 원문. LG CNS는 2015년 3월에 게시된 이 글을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잘못 인용하자 급하게 삭제했다.
 '더 나은 쥐덫의 오류'에 대한 내용을 담고있던 LG CNS의 삭제 전 원문. LG CNS는 2015년 3월에 게시된 이 글을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잘못 인용하자 급하게 삭제했다.
ⓒ LG CNS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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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박 대통령의 말실수로도 볼 수 있지만,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LG CNS였다.

LG CNS는 박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진 뒤 이날 오전까지 멀쩡하던 '더 나은 쥐덫의 오류' 관련 자체 블로그 글을 오후 급하게 삭제했다. 2015년 3월 19일부터 게시되어있던 삭제 전 글에는 '더 나은 쥐덫의 오류'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담겨있었다.

원문이 삭제되면서 3편으로 나눠서 연재된 글은 현재 '더 나은 쥐덫의 오류'가 소개된 2번째 게시글이 빠진 채 1·3편만 블로그에 공개되어 있다. 

LG CNS 홍보실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블로그 글을 삭제한 이유를  "우리 블로그를 기자들이 화면 캡처해서 인용하려는 것 같다는 연락을 (아는 기자에게) 받고 가십성 기사에 등장하는 게 마음이 불편해서 별다른 의미 없이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내용에 문제가 없는 글을 대통령 발언 뒤 지운 것이 적절하냐는 질문에는 "과민반응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정치권 기사에 등장하는 게 좀 그렇다"면서 "아무런 뜻이 없었다는 걸 감안해달라"고 답했다.


태그:#LG CNS,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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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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