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시사기획 창>에서 방영된 '고용절벽, 일자리 실험은 성공할까?' 에서는 광주시에서 진행하려고 계획중인 새로운 일자리 창출 실험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광주에 거주중이며, 곧 졸업을 앞두고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은 나에게는 매우 호기심이 가는 내용이었다.

지난 5일 <시사기획 창>에서 방영된 '고용절벽, 일자리 실험은 성공할까?' 에서는 광주시에서 진행하려고 계획중인 새로운 일자리 창출 실험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광주에 거주중이며, 곧 졸업을 앞두고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은 나에게는 매우 호기심이 가는 내용이었다. ⓒ KBS


"혹시 정규직이 될까 하는 그런 바람이 있거든요. 가능성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힘들지 않을까요"

지금 내가 하는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론, 나는 아직 대학생이기에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정규직이 되고 싶은 것, 그것은 똑같았다. 정규직으로 취업하고 싶은 것은 내 주변 친구들의 공통의 바람이다. 

물론, 비정규직을 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나는 조선업계 협력업체에서 일하시는 내 아버지를 보면서 커왔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게 얼마나 꿈같은 일인지, 또 얼마나 차별대우를 받으며 살아가는지를 잘 알고 있다.

지난 5일 KBS1TV <시사기획 창>에서 방영된 '고용절벽, 일자리 실험은 성공할까?'에서는 광주시에서 진행하려고 계획중인 새로운 일자리 창출 실험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광주에 거주중이며, 곧 졸업을 앞두고 있어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은 나에게는 매우 호기심이 가는 내용이었다.

광주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실험

 광주광역시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난해 8월 현대, 기아차 그룹에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제안한다. 광주시 인근에 정규직원 4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공장을 짓고 직원들 평균 임금을 연평균 4000만원수준으로 만들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광주광역시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난해 8월 현대, 기아차 그룹에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제안한다. 광주시 인근에 정규직원 4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공장을 짓고 직원들 평균 임금을 연평균 4000만원수준으로 만들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 KBS


광주 학생들 사이에서 기아자동차의 입지는 대단하다. 흔히 기아자동차는 '꿈의 직장'이라고 불린다. 다수의 학생들이 꿈꾸고 있는 기업이다. 나 역시 기아자동차에 들어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고, 생산직을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 찾아본 적도 있다. 이유는 단순했다. 좋은 복지와 높은 임금, 그리고 타지역으로 가지 않고 광주지역에서 일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아자동차에 신규 채용되는 정규직의 숫자는 많지 않았다. 한국폴리텍대학의 자동차학과의 경우에도 몇년 전까지는 취업에 대한 걱정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최근에는 정규직 채용이 많이 줄어들다보니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심할 때는 경쟁률이 10000 : 1까지도 올라간다고 하니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 알 만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부품 협력업체나 검사업체 등으로 취업하게 된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광주시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게 쉬운 편이 아니다. 광주시에는 하남공단 등이 자리하고 있고, 기아자동차의 공장들이 위치하고 있지만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이 일할 만한 곳이 많지 않다. 당장 실습을 하려고 해도 기술을 배울 만한 기업은 소수이고, 대부분 단순노동 뿐이다. 

광주광역시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난해 8월 현대, 기아차 그룹에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제안한다. 광주시 인근에 정규직원 4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공장을 짓고 직원들 평균 임금을 연평균 4000만 원 수준으로 만들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이 연평균 4000만원이라는 금액은 노동연구원 조사를 통해 적정임금이라고 제시된 금액이라고 한다. 현재 기아자동차에 일하는 직원의 평균 연봉이 9700만원이라고 하니 2분의 1의 금액이기는 하지만 현실성을 고려했을 때는 나쁘지 않게 느껴진다.

하지만, 걸림돌도 많다. 광주광역시의 광주형 일자리 모델이 합의가 되고 진행되었을 때, 새로운 공장을 짓는 데는 6000억 원이 든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 기아차 그룹은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한다. 또한, 새롭게 만들어진 공장이 기아차와는 독립된 방침과 경영을 한다고 해도 결국에는 임금이 기아차 본사만큼 올라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 않겠냐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반대로 새로운 공장의 비교적 낮은 임금이 기아자동차 본사 직원들의 임금을 낮추는 데 한 몫하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다. 

광주시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매주마다 기아자동차 직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고 있다. 공장을 짓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나 연평균 4000만원이라는 임금을 보증하는 방식에 있어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자는 방향으로 제안하고 있는 중이다.

과연 청춘들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그렇기 때문에, 이번 광주광역시의 새로운 일자리 모델 제안이 반갑기도 하면서도 우려가 되기도 한다. 꾸준한 감시와 국민들과의 소통으로 청년들의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제발이다. 제발 우리에게는 희망이 필요하다. 앞으로를 힘차게 살고 싶게 만드는 희망이.

그렇기 때문에, 이번 광주광역시의 새로운 일자리 모델 제안이 반갑기도 하면서도 우려가 되기도 한다. 꾸준한 감시와 국민들과의 소통으로 청년들의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제발이다. 제발 우리에게는 희망이 필요하다. 앞으로를 힘차게 살고 싶게 만드는 희망이. ⓒ KBS


우선 광주시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새로운 모델을 제안했다는 것에 감사한다. 그리고, 이것이 성공했으면 좋겠다. 많은 청년들의 삶을 힘들게 하고 있는 청년실업이나 비정규직 문제는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독일의 경우에 비슷한 일자리 모델을 통하여 성공한 경험이 있기에 이번 광주시의 일자리 모델이 허황된 것이 아니라는 것에 동의한다. 독일 폴크스바겐에서 비슷한 모델이 진행되었다. 1990년대 말, 통일의 후유증으로 독일 경제가 정체되면서 폴크스바겐에도 위기 상황이 왔다. 기업들은 공장을 해외로 이전시켰고 독일 내의 실업률은 갈수록 치솟았다. 폴크스바겐의 일자리 실험은 이때 시작됐다. 아우토5000이라는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독립된 회사를 짓고 5000명의 지역내 실업자를 채용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임금은 폴크스바겐의 본사 직원보다 20% 낮은 수준이었다.

처음에는 폴크스바겐의 노조와 많은 갈등이 있었다. 금속노조에서는 낮은 임금을 비판했고, 합의를 하게 됬을 경우 다른 자동차 회사들의 임금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로 인해서 합의가 잘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총리가 직접 나서게 되면서 이것이 성립되게 된다. 그리고 아우토5000과 폴크스바겐은 둘다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 폴크스바겐 본사의 경우보다는 다소 낮은 임금이었지만 실업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나쁜 수준이 아니었던 것이다. 때문에, 이번 광주의 일자리 모델 또한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방송에서는 광주광역시에서 진행하는 일자리 모델에 대해 설명하면서 본청과 협력업체, 하청의 엄청난 임금차이에 대한 내용을 지적했다. 현대, 기아차의 경우에는 9700만원 수준이지만 1차 협력업체는 4800만원이며 2차 협력업체는 2800만원, 그리고 사내하청의 경우에는 2200만원이라고 한다. 게다가 사내하청의 경우에는 최저임금이 오른다고 해도 그만큼 상여금을 깎아 지급하고 있다고 한다.

예전, 노동집회에 참여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통신 관련 회사의 집회였는데, 노동자들은 자신들을 노동자로 인정해달라고 했다. 상황은 이렇다. 통신회사인 A가 있다. 이들은 사내하청인 회사 B를 통해서 노동자들을 고용했다. B를 통해 고용된 노동자들은 A에 직접 고용된 노동자들과 동일한 직무를 담당하여 일을 했지만 훨씬 적은 임금을 받게 되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사내하청이나 비정규직의 경우에 2년 이상 근무를 했을 때에는 정규직으로 고용하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A는 그러고 싶은 마음이 없었고 B회사는 사장을 바꾸고 C회사로 이름을 바꾼다. 그 과정에 노동자들은 고용승계를 통해서 새롭게 C회사에 고용된다. 결국 D회사 E회사 등으로 이름만 바꾸면서 노동자들을 계속 새롭게 고용하고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는다. 이후에 노동조합 등을 가입하려고 하자 모두를 해고해버린다.

노동자들은 A회사에 부당해고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A회사는 고용하지 않았고 관련이 없으니 하청업체와 이야기하라는 것이었다. 노동자들은 A의 공장에서 청춘을 바쳐 일했지만 A공장의 노동자가 아니었다. 그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처음 집회에 참여하면서 노동자들의 몸짓 공연을 보고 노래를 들으면서 멋있다라는 생각을 했던 내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저런 멋진 몸짓과 노래는 실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억울함과 노동을 위해 바쳤던 청춘이 만들어낸 한이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방송에서는 몇몇 하청업체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인터뷰 했는데, 내가 서울의 노동집회에서 들었던 내용과 유사했다. 하청업체들은 사장을 바꾸거나 회사이름을 1년 단위로 바꾸면서 노동자들을 계속 고용해왔고 그로 인해서 이들은 정규직이 될 수 없었다. 또한, 하청업체에서는 세금을 내겠다는 이유로 임금에서 제외하고 지급했지만 제대로 세금이 납부되지 않아 노동자들이 고스란히 부담을 떠맡아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게 현실이었다. 비정규직도 2년 이상을 일하면 정규직이 되도록 법을 만들더라도 지키지 않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리고 정부가 그것을 정말로 모르는 것인지 알고도 눈감아 주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든다. 아직 회사에 다녀보지도 않은 학생인 나조차도 알고 있는 것을 정부가 모를 리는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법을 통해서 규제를 만들고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켜지지 않는다면 결국 또다른 부작용을 낳는 길이 될 것이다. 실제로 노동자들은 정규직 채용을 피하기 위한 과정에서 억울하게 세금을 두 번 내야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그렇기때문에, 이번 광주시의 새로운 일자리 모델 제안이 반갑기도 하면서도 우려가 되기도 한다. 꾸준한 감시와 국민들과의 소통으로 청년들의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제발이다. 제발 우리에게는 희망이 필요하다. 앞으로를 힘차게 살고 싶게 만드는 희망이.

광주광역시 일자리 취업 기아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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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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