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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웠던 행사
▲ 제4회 협동조합의 날 다채로웠던 행사
ⓒ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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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7월 첫째 주 토요일은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이 지정한 국제 협동조합의 날이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2013년 협동조합기본법 시행과 함께 7월 첫째 주 토요일을 협동조합의 날로 제정하고, 협동조합의 날이 포함된 주간을 협동조합 주간 혹은 사회적경제 주간으로 지정하여 각종 행사 및 세미나 등을 개최해왔는데 올해로 어느새 4년째를 맞게 되었다.

정부 부처 중 가장 힘이 세다는 기획재정부가 협동조합을 관할하고 있고, 여전히 많은 이들이 협동조합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지난 협동주간에는 전국 곳곳에서 협동조합과 관련된 많은 행사들이 줄을 이었다.

예컨대 기획재정부와 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등이 주관한 중앙의 경우 협동조합과 관련된 심포지엄과 토론회가 열렸고, 학술행사와 문화행사가 그 뒤를 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여겨 볼만했던 것은 7.2(토)~7.3(일) 2일 동안 코엑스에서 열렸던 협동조합 박람회로서, 이곳에는 114개의 협동조합이 식품/여성/교육복지/공예/청년 등 다양한 테마로 참여하여 많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협동조합기본법이 막 시행되었던 때와 비교해 그 증가세가 좀 꺾였다고는 하나 아직 우리사회에서 협동조합이 얼마나 핫이슈인지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또한 중앙과 별개로 각 광역시도 단위에서도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와 관련하여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렸는데 서울에서는 기념식 외에 전시·체험 등이 진행되었고 인천에서는 합동결혼식, 충남에서는 토크콘서트 등이 진행되었다.

이는 모두 국민들에게 사회적경제를 좀 더 친근하게 인식시키기 위한 노력들로서, 날이 갈수록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경제가 그나마 대안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소심한 목소리요, 바람이기도 했다.

매월 격주로 열립니다
▲ 강동구사회적경제장터 뜰장 매월 격주로 열립니다
ⓒ 류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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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는 이와 같은 행사들이 과연 우리 지역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느냐는 점이다. 비록 중앙에서는 사회적경제를 알리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입하여 대규모 행사를 기획하지만 그것이 지역 주민들의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인식개선에, 그리고 지역의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는지는 미지수다.

결국 사회적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일상을 파고들어야 하는데 모든 행사와 기획들이 중앙에서 대단위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과연 저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지역에 돌아가 사회적경제를 확산시킬 수 있을까? 혹여 우리는 또 우리들만의 리그를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따라서 매년 7월 첫째 주는 지역의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중간지원조직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항상 고민일 수밖에 없다. 중앙에서는 중앙대로 사회적경제를 널리 알려야 되지만, 지역에서는 지역 나름대로 주민과 밀착되어 사회적경제를 알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일상과 괴리되지 않고, 사회적경제를 좀 더 쉽고 친근하게 알리는 방법. 뭐가 없을까?

협동을 노래하자

이와 같은 맥락에서 강동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제4회 사회적경제 주간을 맞아 마을지원실과 함께 야심찬 프로젝트를 하나 기획했다. 이름하여 마을음악제.

우선 현재 강동구에서는 사회적경제가 마을과 함께 하는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사회적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지역 기반이 필요하고, 마을 역시도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회적경제의 구조가 필요한 바, 두 분야의 통합이 일찍부터 논의되어 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강동구청은 올해 1월부터 사회적경제과를 신설하여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의 통합을 지향하고 있고, 중간지원조직들도 융합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리고 이제 곧 그 결실을 맺으려 하고 있다.

의외로 어울린다
▲ 음악과 사회적경제 의외로 어울린다
ⓒ 이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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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왜 하필 음악이었을까? 이에 대해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음악의 특성에 대해 주목했다. 음악은 몇몇 장르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예술보다도 고도의 협동이 필요한 장르이다. 화음을 내기 위해서는 그 구성원들이 한 몸, 한 마음이 되어 집중해야 하며, 또한 관객 역시 그 음악에 빠져들어 소리를 내는 구성원들과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공동체들에게 그들을 상징하는 노래가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구성원들은 음악을 부르면서 자신의 소속감을 느끼며, 그 속에서 협동과 호혜를 배운다. 사회적경제의 시작이 협동과 호혜라면 음악은 그것들을 발현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장르이기도 하다.

또한 음악은 쉽다. 그래서 좀 더 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는 힘을 가지고 있다. 미술은 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스포츠는 룰을 알아야 하지만, 음악은 계이름을 잘 모르더라도 즉각적으로 반응하게 되고, 그만큼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간다.

이는 사회적경제도 마찬가지이다. 혹자들은 사회적경제가 늘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사회적경제가 우리의 일상에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일 뿐이다. 어디 우리가 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수요/공급의 그래프를 생각하고 물건을 사던가.

사회적경제도 계속 접하다 보면 음악처럼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결국 사회적경제란 두레나 향약, 계처럼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왔던 우리네 삶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강동의 친숙한 스타
▲ 화모니 강동의 친숙한 스타
ⓒ 이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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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번 마을음악제에는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마주칠 수 있는 이웃들이 등장한다.

지역 어르신들이 모여 하모니를 들려주시는 서울시립강동노인종합복지관 위캔봉사단 합창봉사대와 강동구의 어머님들이 주축이 된 강동구립여성합창단, 작은 도서관을 기반으로 가족들이 모여 함께 노래를 부르는 화모니, 톡톡 튀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상일여고 JAB 그리고 자녀의 육아가 자신의 삶에 행복한 동행이 되는 길을 찾아 나선 쁘띠꼬숑까지.

이들 모두는 결코 전문가는 아니지만, 자신의 삶의 주인공으로서 우리의 이웃이자 내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모두가 주인 되는 삶. 이는 사회적경제가 지향하는 가치이다. 그것은 결코 전문가들의 말잔치 아니다. 그것은 참여하는 자들의 것이며, 평범한 우리가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우리 스스로를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도구이기도 하다. 소비하며 소비할수록 소외되는 현재 사회에서 사회적경제는 지역이 스스로 설 수 있는, 그리고 나의 소비가 나와 관련된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중요한 틀이기도 하다.

요컨대 강동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이번 음악제를 통해 함께 노래하고 연주하고 춤을 추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협동과 호혜의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한다.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의 가치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며 우리의 이웃과 함께 일상 속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몸소 보여주고자 한다. 

지역에서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의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7.7(목) 19시서부터 강동구민회관에서 열리는 마을음악제를 찾아오시기를.

P. S : 강동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사회적경제 주간을 맞아 마을음악제 외에도 7.2(토) 사회적경제장터 뜰장을 열었으며, 오는 7.6(수) 16시 강동구청 5층 대강당에서는 여민동락공동체 대표살림꾼이자 광주광역시 광산구 더불어락노인복지관 전 관장이셨던 강위원 대표를 모셔 '마을복지와 사회적경제'를 주제로 대중강연회를 진행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강동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02-489-1366)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대중강연회와 마을음악제
▲ 강동구의 협동주간 대중강연회와 마을음악제
ⓒ 강동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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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사회적경제, #협동조합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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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물류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일을 했었고, 2022년 강동구의회 의원이 되었습니다. 일상의 정치, 정치의 일상화를 꿈꾸는 17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하여 제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공연소식, 문화계 동향, 서평, 영화 이야기 등 문화 위주 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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