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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 2기 교육감 전반기 평가와 향후 과제'라는 주제로 6월 30일 오후 3시 국회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기조발제를 맡은 이형빈 강원도 교육연구원 정책연구팀장은 "2014년 6.4 선거에서 13명의 진보교육감 당선으로, 중앙집권적 관료주의와 경쟁만능주의를 넘어 새로운 혁신교육을 본격적으로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강원·경기·광주·서울·전북·전남 등 진보교육감 효과를 이미 거둔 지역에서의 성과는 나머지 타 시도에도 영향을 미쳐 혁신교육 정책이 전면화되기 시작했고, 중앙정부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대등한 역학구도를 이룸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교육자치 시대를 열어갈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제1기 진보교육감들이 제시한 주요 정책공약들이 이른바 보수교육감 진영 및 중앙정부 차원에도 수용되어 보편화되고 있다. 즉 무상급식으로 대표되는 무상교육 등 보편적 복지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고, "진보교육의 핵심 정책인 혁신학교 정책과 유사한 사업이 보수교육감인 대구(행복학교), 대전(씨앗학교) 지역에서도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자유학기제에서 보듯 중앙정부의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2기 진보교육감 시기에는 뚜렷한 담론 보이지 않아

그는 또한 '좋은교사운동에서 실시한 교육청의 관료주의 문화 인식조사'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취임 2주년 공약이행 평가 결과, 지지층이 반 토막이 났다는 서울교육단체협의회의 설문조사'를 인용했다.

"제1기 진보교육감 시기에는 '혁신학교,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등의 진보교육의 브랜드가 교육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 '경쟁/협력', '선별적 복지/보편적 복지', '차별/인권'이라는 담론 구도를 형성하는데 기여" 했으나 "제2기 진보교육감 시기에는 뚜렷한 담론이 보이지 않는다. 즉 지난 2년을 돌아볼 때, 개별 교육청 차원의 고립된 실천 혹은 시도교육감협의회의 무기력함에 대해 아쉬움을 버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새로운 교육감이 취임한 지 2년이 됐지만 교사 2명 중 1명은 교육청의 관료주의 문화가 여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관료주의 문화 개선 체감도 새로운 교육감이 취임한 지 2년이 됐지만 교사 2명 중 1명은 교육청의 관료주의 문화가 여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좋은교사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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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개별 교육청의 이해관계를 넘어, 교육청 차원의 권한을 넘어 대학입시 및 학교체제, 교육과정 및 평가 체제 전반에 대한 대안과 전망 수립을 위한 교육계의 총의를 모으는 등 제2기 진보교육감들은 한국 공교육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대안과 전망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전국교육정책연구소네트워크의 활동의 폭이 넓어져야 하며, 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의 의제 설정 및 공동 실천의 질이 깊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직선 2기 교육감 전반기 평가와 향후 과제’라는 주제로 지난 30일 오후 3시 국회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 ‘직선 2기 교육감 전반기 평가와 향후 과제’라는 주제로 지난 30일 오후 3시 국회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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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협의회 수준 넘어서는 보다 강화된 형태의 협력기구가 필요

박준영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상임대표는 "교육감들의 공약이행률이 시도지사에 비해 훨씬 낮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현재의 교육감협의회 수준을 넘어서는 교육감들의 보다 강화된 형태의 협력기구가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조남규 전교조 서울지부 정책실장은 "진보교육감이 들어섰지만, 바뀐 게 뭐냐? 피부로 느껴지는 게 없다는 냉소적인 질문을 자주 듣는다"고 운을 뗀 뒤 "남들이 좋다는 정책을 남발할 게 아니라, 교육의 주체들이 원하는 정책을 그 주체들과 함께 구체화시켜 과감하게 시행해야 그 정책이 현실에 뿌리를 내린다"고 지적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고혜경 수석부위원장은 "진보교육감 당선시키면 우리가 원하는 세상 올 줄 알았다. 급식실에서 밥만 하던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진보교육감 당선을 위해 솔직히 할 수 있는 일 다했다"고 회고한 뒤, "그런데 현재 노숙, 삭발,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교육청들의 갑질에 피눈물이 난다"며 "교육감 얼굴 보기 1년에 한 번 정도이고, 여전히 설움과 차별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고영국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교육국장도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사고는 오래갈 수 없다 즉 진보교육감들의 후보기간 정책협약과 공약이 그때는 진심이 있었고 선거에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물거품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교육감과 정례협의 및 산별교섭 실시 등 진보적 노사관계 정립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희현 교육재정확대경기도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13개 진보교육감들의 혁신교육정책의 계승과 끊임없는 시도가 보수교육감 지역에도 순기능적 역할을 했으며 교육부에게도 긴장감을 불어 넣어 정책의 변화를 유도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한 뒤 "그러나 직선 2기교육감들은 후보 시절 약속했던 공약의 이행과 정책실현 정도, 유권자의 평판, 리더십의 행사 등을 책임지는 차원에서 냉정하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사실상 4.16 덕분에 당선됐는데 제대로 역할 했는가? 5.18이 광주만의 문제가 아니듯 4.16은 경기안산만의 문제 아니다. 많은 학생들과 청년들이 숨이 막혀 아우성을 지르고 있는 이 때, 선언적인 활동을 넘어서는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4.16체제의 활동을 교육감들이 앞장 서서 전개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교육감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선, 삼선을 염두에 두지 말고 남은 임기 2년에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와 실천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국회에 요구할 힘겨운 일들은 전국의 교육감들이 연대하고, 교육청의 관료적인 퇴행문화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정책달성의 힘을 모으기 위해서는 '민관거버넌스'를 활용하면서 끊임없이 학생들과 학부모와 대화를 하면 답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강석(광주교육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민선 교육감 시대가 시작한 지 만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민선 2기도 이제 2년 밖에 남지 않았다"며. "교육감 직선제가 실시된 이후, 보편적 교육복지가 확대되었고 교육 주체의 교육참여가 확대되었지만, 교육의 올바른 방향과 민주적인 학교로의 변화는 이제 막 시작단계에 서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지속적인 보완과 개선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교육감협의회 수준 넘어서는 보다 강화된 형태의 협력기구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많았다
▲ 발제 및 토론 교육감협의회 수준 넘어서는 보다 강화된 형태의 협력기구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많았다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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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많지만 그러나 보다 결집된 힘으로 더 큰 희망 보여줘야

종합토론 시간에는 여러 사람들이 발언을 통해 "교육이 미래의 희망이 되기를 절절히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이 2년 전 진보교육의 시대를 열었으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비판적 목소리와 실망감이 많다", "보다 교육주체들을 만족시키는 정책, 과감한 교육개혁 해달라, 시민단체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교육감들이 보다 결집된 힘을 보이기 위해 연대 및 공조를 강화하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용일 교수도 마무리 발언을 통해 "국민들이 혁명적 상황을 만들어주었는데 과연 혁명을 하고 있는가? 혁명을 할 수 있는가?" 반문한 뒤 "13개 교육감들의 정책공조, 교육주체들과의 연대, 보좌진 간의 행정 협력 공조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토론회에 앞서 도종환 의원은 인사말에서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교육감들이 각각의 현장에 적합한 교육모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며 "시행착오도 있고 학교 구성원들과의 마찰도 있지만, 조금씩 학생 중심의 학교현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했다.

이어 "어려운 현실이 이어지고 있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꽃은 피어나듯이 우리는 함께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면서 "일부 여당의원들의 교육감 직선제 폐지 움직임을 교문위 간사로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변성호 전교조위원장은 "근본적으로는 교육 재정의 책임 전가와 교육자치 훼손, 교원과 학교의 자율성을 무시하는 중앙정부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교육 통제가 교육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이지만, 진보교육시대에 걸맞은 교육이 학교현장에 구현되지 못하는 원인을 중앙정부에게만 돌릴 수만은 없다"며 "교육감들의 교육개혁에 대한 의지와 실천이 부족하다는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 또한 존재함을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축사를 통해 "임기가 시작된 지 2년을 맞아, 시민의 뜻을 받들어 '세월호'를 넘어서는 새로운 교육을 열어가겠다고 다짐한 것을 얼마나 실현했는지 스스로 엄격하게 되짚어보고 있다"며 "좋은 취지의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접근 방법이 잘 못된 것도 있었고, 새로 시작하는 정책들 때문에 학교현장의 피로감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후반기에는 주요 정책들이 현장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와 유사한 글을 '교육희망'에도 보냅니다.



태그:#직선 2기 교육감 전반기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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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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