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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들에게도 인기있는 하노이 국숫집인 PHO10. 이곳 쌀국수는 정말 정말 맛있다. 하루에 두 번이나 가서 먹었다. 자리가 없을 경우 모르는 사람과 합석해서 먹는 게 자연스럽다. ⓒ 박혜경
4월 말 베트남을 여행했다.

수도인 하노이와 북서부에 위치한 산악마을 사파에 다녀왔는데, 처음 가본 나라가 그리 정겹기는 처음이다.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을 떠나기 전 많이 받았던 질문에 몇 가지를 추가해 10문 10답을 만들어봤다. 맛보기 겸 몸풀기 여행기 정도 될까.

Q1.얼마 들었어?
나도 떠나기 전에 검색해봤던 키워드가 '베트남 여행 하루 경비'였다. 예산을 짜려면 하루에 얼마가 필요한지 알아야 했으니까(물론 내가 원하는 답은 나오지 않았다). 나의 경우 8박 9일에 총 70만 원을 썼다. 비행기표 포함!

비행기표의 경우 출발하기 약 7주 전인 2월 25일에 22만9000원에 예약했다(모 항공사에서 한창 세일 중이었다). 하노이와 사파 숙소로는 17~18달러짜리 싱글룸을 이용했고, 밥은 현지인과 여행자가 같이 이용하는 식당이나 여행자가 주를 이루는 식당에서 먹었다. 더불어 이 금액은 하노이-사파 왕복 버스비와 기념품 구입비용까지 모두 포함한 가격이다.

Q2. 베트남은 어때? 괜찮아?
'인도+홍콩'같은 느낌이었다. 홍콩 느낌나는 건물에 인도의 번잡스러움 한 스푼 넣은 게 하노이 거리. 사파는 인도 맥그로드 간즈와 비교되곤 하는데 두 도시 모두 안개가 많아서 그런 듯하다. 해질녘 안개 내린 사파는 정말 '맥'의 느낌을 풍겼다. 인도, 홍콩 두 나라가 마음에 들었던 사람과, 태국은 뭔가 살짝 심심하고 인도는 좀 버거운 여행자에게 추천한다.
'오토바이 부대'가 가득한 하노이 거리 풍경. ⓒ 박혜경
베트남 사파 해질녘 풍경. 안개의 도시 사파는 인도 맥그로드 간즈 분위기를 풍겼다. ⓒ 박혜경
Q3. 베트남 쌀국수 진짜 맛있나?
한마디로 하면... 베트남 공항에서 먹는 국수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는 국수도 맛있었다(!!!). 물론 하노이의 유명한,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 가게 국수는 정말 맛있어서 하루 두 끼를 거기서 해결하기도 했다.

Q4. 커피가 유명하잖아! 에그커피 진짜 냄새 안 나?
베트남 첫 커피를 마신 장소는 하노이 목 좋은 2층에 위치해 인기가 좋은 하이랜드 커피였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와 숙소에 가방만 벗어놓고 달려갔는데, 쓰어다(연유를 넣은 아이스 커피) 한 모금을 들이키고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우리가 평소 먹는 커피보다 3.75배 정도 진하다(블로그엔 생수 타서 먹으라는 추천이 많다). 처음엔 진해서 놀랬다가도 이게 중독성이 있어 돌아올 때 마트에서 '쓰어다 믹스 커피'를 사왔다.

에그커피는 문화적 충격 수준이었는데(달걀 넣은 커피라니…) 생각보다 달걀 특유의 비린내가 나지 않아 한 번 더 놀랐다. 개인적으론 쓰어다보다 에그커피가 더 맛있었다. 지금도 가장 생각나는 게 바로 이 에그커피.
에그 커피. 뜨거운 물이 담긴 그릇에 중탕으로 담아 준다. 도대체 달걀을 넣어서 어떻게 커피를 만드는 것일까? 아주 진한 카푸치노 같은 느낌. 하노이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카페 지앙에서 낮은 의자에 앉아 먹는 맛은 아주 훌륭했다. ⓒ 박혜경
Q5. 사기같은 건 안 당했어?
당했다. 아니 당할 뻔한 건가... 사기의 냄새가 총 세 번 났는데, 첫 번째는 베트남에 도착한 날. 항공사에서 운행하는 시내 들어가는 미니버스 요금이 2달러인데, 미니버스 운전자에게 물어보니 "5달러"라고 하는 게 아닌가. "난 2달러라고 들었는데" 한마디 하니 바로 "그래 2달러"란다... 이렇게 빨리 인정할 줄은...

두 번째는 우버 택시에서. 하노이 택시는 바가지로 악명 높다. 그래서 여행자들은 운전자의 신원, 요금 등을 미리 알 수 있는 우버 택시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철석같이 믿었던 아저씨가 목적지를 앞에 두고 빙빙~ 방황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 길이 아닌 것 같은데..." 한마디에 유턴해서 목적지로...

세 번째는 마지막 날 공항으로 가는 길에 벌어졌다. 여유있게 공항으로 가는 미니 버스 타는 곳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한 남자가 하는 말.

"이 버스 1시간 뒤에 출발해, 너 몇 시 비행기니?"

난 너무 여유있게 나왔던지라 시간이 충분했다.

"괜찮아. 나 시간 많아."
"그래서 몇 시 비행기인데?"
"나? 2시 15분."
"2...2시 15분? 하하…. 그래 여기 앉아서 차나 마셔."

이윽고 다른 남자가 오더니 "택시 타고 가라"고 날 꼬드겼다. 알고 보니 둘은 한 팀(?) 같았다. 게다가 항공사 버스 직원도 아니었다. 미니 버스는 그들의 안내와는 다르게 10분 뒤 출발했다.

그래도... 인도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다.

Q6. 숙소는 예약하고 가?
내 평소 여행 스타일은 '현지 가서 해결하자'이다. 그런데 아고다, 호텔스컴바인 등 예약 어플들이 많은 요즘엔 예약하고 가는 게 속 편할 것 같다. 베트남에서도 이른 시간인데 "예약이 꽉 찼다"는 답변을 들은 적이 몇 번 있다. 무거운 배낭 메고 찜해놓은 숙소까지 갔는데 방 없다고 했을 때 기분이란... 미리 전화로 빈방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가는 것도 좋다.
베트남 전통모자인 농을 쓰고 어깨에 채소들을 얹고 가는 상인의 뒷모습. ⓒ 박혜경
Q7.  베트남 가면 정말 전통모자 '농' 다들 쓰고 있어?
음... 내가 본 '농' 쓴 사람은 크게 두 부류였다. 여행자와 거리 상인들. 농을 쓴 사람들 자체가 많지 않다.

Q8. 뭐가 제일 맛있었어?
가이드북과 블로그 등에서 추천한 맛집 여러 군데에 가봤는데, 이상하게 입맛에 맞지 않더라. 그런 내가 제일 처음 맛있게 먹은 게 '껌슨'. 껌은 베트남어로 밥을 뜻하고, 슨은 갈비라는 뜻이다. 밥 위에 고기를 얹어서 주는 건데, 같이 딸려 나오는 야채무침이 새콤하니 입맛을 돌게 했다.  쌀국수도 맛있었고, 빵은 어디에서 먹든 정말 맛있었다. 우리가 먹던 바게트와 차원이 달랐다.
바게트 사이에 여러 종류의 재료를 넣은 반미. 무엇보다 베트남 빵이 너무 맛있다. ⓒ 박혜경
Q9. 여행팁 좀 몇 개 더 풀어줘봐.
우선 환전. 내가 느끼기론 시내와 공항의 차이가 별로 없었다. 공항에서 너무 소액만 환전하지 않아도 된다. 시내 은행 환율이 가장 좋았는데 대체휴무일과 근무시간 등은 꼭 미리 체크하고 가자. 한참 걸어갔다 소득없이 되돌아온 적도 있다.

베트남은 현지 유심칩을 사서 여행하는 게 싸고 편리한 나라다. 공항에서 1만 원 안팎을 주고 유심칩을 살 수 있다. 나의 경우 15만 동(한화 7500원)짜리 한 달 사용 가능한 유심칩을 샀다. 시내 통화도 포함돼 있어 숙소를 체크할 때 유용했다. 더불어 유심칩이 있으면 구글지도를 이용해 시내 버스 노선 검색과 우버 택시 호출 등을 할 수 있으니 편리하다.

Q10. 근데 혼자서 안 외로웠어?
혼자 여행하는 맛이 있긴한데, 그렇게 물으니... 외로웠다. 참. 특히 하노이 '맥주 거리'에서는 더더욱(맥주 거리는 꼭 일행과 같이 가자!).
베트남 하노이 맥주 거리. 길가에 앉은뱅이 의자와 식탁을 놓고 맥주와 간단한 안주를 시켜서 먹는다. 태국에 카오산로드가 있다면 베트남엔 이 맥주 거리가 있다. ⓒ 박혜경
태그:#베트남 여행, #베트남, #하노이, #사파, #배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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