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실망 시켜드려 죄송합니다"  JYJ의 박유천이 30일 오후 성폭행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강남서에 출두하고 있다.

▲ 박유천, "실망 시켜드려 죄송합니다" JYJ의 박유천이 30일 오후 성폭행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강남서에 출두하고 있다. ⓒ 이정민


"최종법원의 판단이 있을 때까지 박유천씨에 대해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켜져야 하며 그의 인권이 보호돼야 한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지난 28일 MBC <PD 수첩>에서는 박유천 성폭행 의혹 논란에 대한 내용을 방영했다. 박상일 책임프로듀서는 박유천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 법원의 정확한 판단이 있기 전에는 그의 인권이 지켜져야 하며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말로 시작했다.

나 역시도 이에는 동의했다. 법의 진정한 목적이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한 게 아니라 보호를 위한 것이며, 잘못된 행동을 한 사람을 옳은 길로 인도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분명, 범죄자에 대해서 극단적인 처벌을 주장하거나 극단적으로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옳지 않다. 또한, 정확한 죄가 밝혀지기 전에 유죄로 추정하여 범죄자 취급하는 것도 심각한 인권침해 행위일 수 있다.

하지만, 더욱 우려되는 것은 박유천 성폭행 의혹이 언론에 무분별하게 다뤄지면서 박유천을 고소한 여성들이 악플에 시달리거나 신상이 노출되는 등의 인권침해를 역으로 겪고 있다는 것이다. <PD 수첩>에서는 현재 언론이나 온라인에서의 논란 상당수가 '협박', '공갈', '꽃뱀', '조폭' 등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나 있다고 말한다.

피해자 증언의 유사성

 피해 여성들의 주장은 일치하는 점들이 있었다. 화장실이라는 장소의 공통점, 그리고 당연히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할 것이며 지금의 행동이 괜찮을 것이라는 그의 태도는 놀랍게도 일치하고 있었다.

피해 여성들의 주장은 일치하는 점들이 있었다. 화장실이라는 장소의 공통점, 그리고 당연히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할 것이며 지금의 행동이 괜찮을 것이라는 그의 태도는 놀랍게도 일치하고 있었다. ⓒ MBC


박유천 측은 현재 첫번째 고소 여성과 지인 등 3명을 무고, 공갈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황이다. 박유천 측의 주장처럼 강제적인 성관계가 아니라 합의된 관계였는지 고소 여성들의 주장처럼 성폭행이었는지는 아직 경찰의 조사가 추가적으로 진행되어야 하고 법원의 판단도 남은 상황이다. 그렇기에 섣불리 무엇이 진실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의 증언은 일관되고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PD 수첩>에서는 4명의 고소 여성 중 한 명을 인터뷰 했고, 또한 추가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5번째 여성을 인터뷰하였다. 당시 상황에 대한 둘의 묘사는 매우 비슷했다.

두 여성 모두 박유천이 일행들과 유흥업소를 방문했고, 음악을 매우 크게 틀었다고 주장했다. 그 다음에는 음악이 커서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장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후, 화장실에서 박유천에 의해서 성폭행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두 여성이 말한 성폭행 당시 박유천의 태도도 유사했다. 두 여성은 당시에 박유천이 술에 취한 상황이었고 "너도 나 좋아하잖아"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신을 가볍게 여기고 무시하는 듯한 태도에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성폭행 논란과 '꽃뱀'

이번 <PD 수첩>이 단지 피해 여성들을 인터뷰하는 데에만 그쳤다면 아쉬움이 컸을 거다.

<PD 수첩>은 성폭행 사건을 바라보는 언론과 우리들의 시선을 지적했다. 5번째 피해여성은 고소를 하지 못한 이유로 온라인 상의 댓글을 들었다. 언론보도는 물론이고, 댓글 중에도 "꽃뱀이네"부터 "XX인데 성폭행이라고 할 수 있나?"라는 글이 많았다고. 5번째 피해 여성은 자신도 그 댓글의 대상이 될까봐 두려웠기 때문에 고소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언론보도와 댓글에서 위와 같은 내용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성폭행 사건에서 피해여성들이 자주 겪는 일이기도 하다. 어느덧 정말 강제성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되고, 그 과정에서 여성들의 이전 품행에 대한 평가가 나온다. 이어 '꽃뱀'이라는 의심이나 왜 강력하게 저항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추궁이 이어진다. 

이런 시선들은 잔인하다. 우리에게는 진실을 찾고자 하는 합리적인 의심도 중요하지만 누군가의 인권을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다. 유흥업소의 여성이라고 하더라도 성적 결정권을 존중받아야 한다. 또, 원치 않는 관계가 발생했을 때 이를 당당하게 문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비정상적인 상황을 겪게 됐을 여성들에게 정상의 잣대를 들이대고 오히려 책임을 추궁하는 우리의 태도가 또 다른 2차 피해를 만들어내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것이 법이 누군가를 상처입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호하기 위해서 작용하도록 돕는 일이고, 우리 사회가 올바르게 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길이다.

 지난 28일 <PD 수첩>에서는 박유천 성폭행 의혹에 대한 내용을 방영했다. 박상일 책임프로듀서는 박유천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 법원의 정확한 판단이 있기 전에는 그의 인권이 지켜져야 하며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말로 시작했다.

지난 28일 에서는 박유천 성폭행 의혹에 대한 내용을 방영했다. 박상일 책임프로듀서는 박유천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 법원의 정확한 판단이 있기 전에는 그의 인권이 지켜져야 하며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말로 시작했다. ⓒ MBC



성폭행 박유천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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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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