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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사는 요즘, 나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시간 관리다. 하루 중 오롯이 내 시간은 아이들이 등교한 후 하교할 때까지인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다. 이후 시간은 아이들 간식과 저녁 챙기고 집안일 등등을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단순하게 정리해보니, 별로 하는 일도 없는데 괜히 바쁘다.

직장 다닐 때는 '내 시간'을 상상할 수도 없었다. 직장맘은 퇴근 후에도 집으로 출근한다는 말도 있지 않나.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행복한 편. 하지만 그 내 시간마저도 나를 위해 활용하지 못하고 어영부영 보내기 일쑤다.

<1일1식>으로 유명한 나구모 요시노리의 신간 <오후의 집중력>을 읽게 된 계기는 내 시간을 집중력 있게 보내고 싶어서다.

'인생의 보너스' 시간... 60편 이상의 논문과 베스트셀러

나구모 요시노리의 시간은 오전 3시부터 9시까지다. 매일 6시간 정도 자신을 위해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는 그 시간을 '인생의 보너스'라고 부른다. 30대 후반에서 40대에 걸쳐 영문 5편을 포함해 60편 이상의 논문을 썼고, 그후 글을 쓰던 습관이 <1일1식>을 비롯한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만들었다.

"인생의 보너스 시간에 컴퓨터를 켜고 앉아 있으면, 낮 동안 잡념으로 마구 뒤섞여 있던 정보가 머릿속에 소용돌이를 만들기 시작한다. 정보의 단편과 단편이 이어져 단어가 되고, 단어와 단어가 연결되며 단문이 된다. 몇 개의 단문이 강력한 회오리처럼 솟아오르면서 유전자와 DNA와 같은 나선을 형성해 맥락이 탄생한다. 그 순간 뇌 전체에 흥분파가 퍼지며 새로운 개념이 탄생하는 것이다. 개념은 스스로 피가 되고 살이 되어 일상의 말과 행동으로 나타나고, 행동이 되며, 행위가 되어 개념을 구현해간다. 이 활력의 원천이 '집중력'이다." - 7p


이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의사로서 진료하는 시간,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은 지인을 만나거나 저녁식사를 한다.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까지 6시간 수면한다. 그의 생활은 거의 규칙적이며 '인생의 보너스' 타임을 위해 술도 자제한단다.

나는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무엇을 하는가.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이 커피다. 커피 한 잔 마시고 나면 집중할 것 같은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 식구들이 나가면 커피를 마신 후 집안을 정리한다. 그러다가 잠시 눕고 텔레비전을 켠다. 이렇게 한두 시간 정도 보낸 것 같은데, 어느새 작은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간식을 찾는다. 아~ 허무하다. 진짜, 집중하고 싶은데...

<오후의 집중력> 책표지.
 <오후의 집중력> 책표지.
ⓒ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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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집중력을 끌어내기 위해서 수면, 식습관, 생활습관, 뇌, 마음가짐의 변화 방법을 소개한다.

제1장은 올바른 수면. 수면은 3시간만으로 충분, 날마다 일출을 바라보면 체내시계를 리셋할 수 있다, 낮잠은 건강에 좋지 않다, 휴일에 몰아서 자는 것은 백해무익 등등 수면에 대해서만도 10가지 이상의 습관을 정리했다.

내 경우, 조금만 잠이 부족하면 피곤하다고 골골대는 편인데, 수면의 변화를 통해 집중력을 이끌어내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제 2장은 식습관이다. 집중력을 끌어내는 그의 식습관은 <1일1식>에서 주장하는 바와 비슷하다. 하루 한 끼만 충분히 먹고, 먹은 후 바로 취침. '배에서 꼬르륵 소리를 낼 때가 집중력의 골든타임', '야채나 과일은 껍질째로 먹어 집중력을 높이자' 등등을 소개한다.

"무언가에 완전히 빠져 있을 때의 상태를 '침식을 잊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인생의 소중한 국면에서 침식을 잊고 집중했다. 대학수험, 의사국가시험, 클리닉 개업 등 침식을 잊고 집중했을 때 인생이 크게 열렸다는 사실을 실감한다.(중략)

공복감이나 피로감과 같은 잡념이 사라져, 예리한 감성으로 원고를 쓰면 오랫동안 고민을 하던 문장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온다. 나는 이것을 '책의 신'이라고 부른다." - 77p

나구모 요시노리처럼 집중할 수 있을까. 점점 자신감을 잃어간다. 그때 그는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또 '무능한 인간이기 때문에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라고 용기를 준다. 특히, 약점이나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교훈으로 습관을 이끌어내도록 독려한다. 그는 건강하게 집중하는 습관을 60가지로 나누고, 경험을 바탕으로 집중력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일상에 집중해 보면 일이 빛나기 시작한다"

결론은 생활 속 작은 습관의 차이가 집중력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몸은 편하고 머리는 복잡하고 마음은 답답하게 살아왔다.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부담만 갖고 집중하지 못 했다.

<오후의 집중력>을 통해 몸도, 마음도 가볍게 비우고 집중하는 습관을 익혀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물론, 60가지 습관을 다 따라 할 수는 없겠지만. 그냥 흐지부지 지냈을 내 시간을 '인생의 보너스'로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

그는 마지막 습관으로 '자신은 무엇을 위해 태어났을까'를 잊지 말라고 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고, 살아가는 동안 무엇을 해야만 할까?'라는 질문도 던진다.

단순히 자기 계발서로만 알고 읽었는데, 읽다보니 그의 인생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는 삶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는 가치를 몸소 보여준다. 맺음으로 나구모 요시노리가 전하는 인생 최종 목표를 소개한다. 집중력도 알고 보면 내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인생의 최종 목표는 '쾌락'도, '비일상'도 아닌 '일상'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정도로 불만을 이야기했던 일이나 공부, 집안일, 그것이야말로 자신의 영혼을 격려하며 날마다 빛나게 해 줄 것이다. 그것을 깨닫고 일상에 집중해보면 일이 빛나기 시작한다. 공부가 재미있어진다. 집안일이 즐거움으로 바뀐다." - 269p

덧붙이는 글 | <오후의 집중력 - 하루가 달라지는> 나구모 요시노리 | 이혜령 (지은이) | 21세기북스 | 2016-05-27 | 원제 なぜ、一流の人は「集中力」が1日中續くのか? (2016년)



오후의 집중력 - 하루가 달라지는

나구모 요시노리 외 지음, 21세기북스(2016)


태그:#<오후의 집중력>, #나구모 요시노리, #<1일1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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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자유를 꿈꾸는 철없는 남편과 듬직한 큰아들, 귀요미 막내 아들... 남자 셋과 사는 줌마. 늘, 건강한 감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 남자들 틈바구니 속에서 수련하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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