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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간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간 질문에 답변하는 김영석 장관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간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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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의 왕웨이핑(王偉平) 현장총괄감독은 원형탈모가 생겼을 만큼…."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세월호 인양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라며 한 말이다. 김 장관은 28일 오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인양업체 인사의 탈모까지 거론하며 정부의 정당성을 강변했다.

하지만 해수부가 당초 6월 말로 자신하던 세월호 인양 시점은 수차례 미뤄진 상황이다. 8월 중에도 인양이 가능할지 확답할 수 없다. 예상치 못한 기상 탓도 있지만, 중간에 발생한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현재 선수들기 작업도 완료하지 못했다. 이날 재개할 예정이던 선수들기 작업 또한 다음 소조기인 7월 11일로 연기됐다.

특히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세월호 갑판이 찢어지고 인양작업을 중단하게 한 '너울성 파도'를 거론하며 "너울은 해마다 그 빈도를 조사한 자료가 있고,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그걸 예측하지 못하고 당시 작업을 진행했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그럼에도 김 장관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 김 장관은 "예측을 완벽하게 하지 못해 실수가 있었던 것은 죄송하다"면서도 "상하이샐비지는 중국 교통부 직속 산하의 공사다. 자신들의 인력과 장비를 무한으로 투여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장관은 "미수습자 가족들이 현장에서 인양 관련 전문가들과  접촉하고 있고, 대한민국 정부와 전문가, 영국의 TMC(인양 컨설팅 업체)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장면을 지켜본 세월호 유가족들은 탄식을 쏟아냈다. 업무보고 도중 답답한 듯 회의장을 빠져 나온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해수부 장관이 탈모 이야기까지 하면서 상하이샐비지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기술력을 모두 투여하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인양 과정에서) 기술력이 빵점으로 드러나지 않았나"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철민 더민주 의원 "인양 비용 과도하게 축소, 왜?"

농해수위 소속 국회의원들도 자꾸 미뤄지고 있는 인양 시점 등을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기준 전 장관이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세월호 인양 비용을 1500억 원까지 예상한다'고 말했는데 실제론 1000억 원으로 예상 비용을 잡았고, 최종 계약은 이보다 더 낮은 851억 원에 체결됐다"라며 "정부가 온전한 세월호 인양보다 단순히 인양을 위한 인양에 치중한 것 아닌지 의심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현재 선수들기 작업 중 갑판 2개가 훼손됐고, 인양 시점도 자꾸 미뤄지고 있다"라며 "인양 비용을 과도하게 축소해서 생긴 일 아닌가. 온전한 인양에 실패해 세월호 진상규명을 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른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장관은 "비용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에 공감하지 않는다"라며 "가능하면 8월 중 인양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라고 해명했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인양 시점이 계속 미뤄지고 있기 때문에,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아래 특조위)의 활동 기한을 축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황 의원은 "지금까지 수차례 작업이 연기됐고, 8월에 접어들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기 때문에 (해수부 계획인) 8월 중에도 인양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라며 "유가족들이 '정말 인양을 하려는 의지가 있느냐'라는 의구심은 합리적인 의구심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 의원은 "해수부가 애초에 합리적인 시한을 설정했다면 유가족의 절망과 국민적 의혹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그런 의혹을 씻기 위해서) 특조위의 선체조사가 필수적이라고 판단·공감하다면 (특조위의) 활동 기간을 합리적으로 유연성 있게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특별법 내 기재된 특조위의 활동 기간을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세월호 특별법에 따르면, 특조위는 그 구성을 마친 날로부터 1년 이내 활동을 완료하고 때에 따라 활동 기간을 6개월 연장할 수 있다"라며 "여기서 구성이란 게 어떤 걸 의미하나. 위원들이 있어야 하고, 사무처 직원이 배치돼야 하며, 예산이 배정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의원은 "최근 과거사 정리와 관련된 특별법이 많은데, 위원회의 활동 시작일을 예외 없이 인적·물적 자원의 배정 또는 시행령 제정일로 보고 있다"라며 "이에 비춰볼 때 특조위는 내년 2월, 최대로 양보해서 판단하더라도 올해 11월까지 특조위의 활동 기한이 보장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장관, 반복된 답변에... "억지도 상식 선에서 부려야"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업무보고를 마친 뒤 제자리로 향하고 있다.
▲ 업무보고 마친 김영석 해수부 장관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업무보고를 마친 뒤 제자리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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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 장관은 "특조위 활동 시작일은 지난해 1월 1일이다"라는 주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았다. 김 장관의 주장대로라면 특조위는 6월 30일 활동을 끝내게 된다. 김 장관은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물리적으로 종합적으로 해석해 본 결과 특조위 시작일은 1월 1일로 해석했고 이는 19대 국회에서도 누차 반복해서 말씀드렸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김 장관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김 의원은 "이 법은 2015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는 특별법 부칙을 거론하며 "특조위가 6월 말에 임기가 끝나는 것을 인정하고 조사가 미진한 부분은 어떻게 할 것이냐 논의해야지, 6월 말 만료되는 임기를 부정하는 것은 모순이다"라고 주장했다. 특별법 시행일과 특조위 활동 시작일을 똑같이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김 의원의 발언에 김 장관은 "기본적인 원칙에 공감한다"라고 말했다.

김 장관의 반복된 답변에 이개호 의원은 "아이고 장관님, 장관께서 제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해 그렇게 답변하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억지를 부리더라도 상식이 통하는 억지를 부려야 하는데 어떻게 그런 주장을 하나. 국민들이 보고 있다"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이 의원은 "장관은 지금 국민을 상대로 말장난을 하고 있다"라며 "(지난해 1월 1일에는) 특조위원이 임명도 안 됐는데 어떻게 그 시점을 특조위가 구성된 날로 해석할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인 김성찬 새누리당 의원조차도 "인양을 언제까지 하겠다는 목표가 명확한 게 없다"라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김 의원은 "어려운 상황인 건 알지만 7, 8월 태풍이 오고, 11월부터 해상작업이 어렵다는 건 전문가라면 다 아는 내용이다"라며 "6월 말, 7월 말이라고 했던 인양 계획은 다 틀렸다. 국민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도록 정책을 집행해달라"라고 요구했다.

회의장 밖에서 만난 유경근 위원장도 "(장관이) 앵무새처럼 반복된 답을 내놓고 있으니 답답하다"라며 "(말도 안 되는 법 해석을) 너무 자연스레 우기니까, 이 정부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 위원장은 "특별법을 만들 당시만 해도, 지금쯤 인양이 끝났을 걸로 예상했다"라며 "특별법의 취지는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선체조사는 꼭 진행돼야 한다. (현재 인양이 안 돼) 특조위가 특별법 취지에 맞게 활동할 수 없으니 오히려 정부가 국회에 특조위의 선체조사를 보장해달라고 역제안해야 하는 상황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세월호 철근... 그날 왜 세월호만 출항했나"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 참석한 농해수위 의원들은 세월호에 실린 철근과 관련해서도 질문을 쏟아냈다. 세월호 특조위가 지난 27일 공개한 세월호 화물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세월호에는 검경합동수사본부가 파악한 286톤보다 124톤 더 많은 410톤의 철근이 실렸다(관련기사 : 특조위 "세월호 철근, 강정 해군기지 자재"). 이 철근 중 일부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로 운반될 예정이었다.

황주홍 의원은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철근 286톤이 세월호에 실렸다고 발표했지만, 철근 물류회사들이 해수부에 피해 배보상 신청을 하며 410톤의 분의 배보상이 이뤄졌다"라며 "해수부는 분명 140톤이 세월호에 더 실린 사실을 알고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수부는 알았지만)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라며 "때문에 특조위 활동 기한을 합리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배보상 과정에서 (철근 무게와 관련해) 조금 오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면서도 "이미 과적에 의한 복원력 상실이 세월호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됐고 무게가 (조금) 더 늘어난다고 해서 사고의 원인이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즉 세월호에 실린 철근을 특조위와 연관시켜선 안 된다는 말이다.

이에 유경근 위원장은 "그날 왜 세월호가 유일하게 출항했는지,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라며 "과적을 감독·관리해야 할 정부가 왜 과적을 조장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유 위원장의 말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로 갈 자재 때문에 세월호를 무리하게 출항시킨 것 아닌지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유 위원장은 "조타수의 잘못과 과적으로 인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법원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라며 "과적이 세월호 참사에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지만 원인을 그것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선체조사와 직결된 문제고, 때문에 특조위는 선체조사를 위해 활동 기간을 보장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태그:#세월호, #인양, #해수부장관, #김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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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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