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어촌편 식구들이 만재도를 떠나 전라북도 고창으로 터전을 옮겼다. 산과 들, 바다가 공존하는 고창에서 펼쳐지는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의 슬로우 라이프. 이번에는 새로 합류하는 막내 남주혁까지 가세한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멤버.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삼시세끼> 고창편 기자간담회에는 나영석 PD, 이진주 PD, 김대주 작가가 참석해 고창편만의 매력을 이야기했다.

[하나] 새 멤버 남주혁이 있다


앞서 알려졌다시피, 당초 유해진은 영화 스케줄로 이번 시즌 출연이 어려웠다. 첫 녹화를 겨우 며칠 앞두고 극적으로 합류가 결정되긴 했지만, 제작진은 유해진의 빈자리를 메울 새 멤버를 고민해야 했다. 나영석 PD는 "유해진을 대신할 비슷한 나이의 출연자를 고민했지만, 언제라도 유해진이 돌아올 수 있도록 빈자리를 남겨두고 전혀 다른 이미지와 나이의 출연자를 캐스팅하자고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엄마(차승원)-아빠(유해진)-아들(손호준)로 고정된 캐릭터를 크게 건드리지 않으면서 관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새 인물로 손호준보다 어린 막내 투입을 결심했고, 그렇게 결정된 인물이 <치즈 인 더 트랩>에서 상큼한 매력을 뽐낸 남주혁이다.

나 PD는 "남주혁의 투입으로 가장 역할이 달라진 사람은 손호준"이라면서 "손호준이 막내 역할을 1년 넘게 하면서 그동안 늘 피동적으로 차승원 유해진이 시키는 일만 했다, 하지만 이젠 능글능글하게 남주혁을 리드하기도하고 가르치기도 하고 장난도 친다"고 설명했다. 이미 환상의 '쿵짝' 호흡을 보여준 차승원-유해진과 새롭게 등장한 손호준-남주혁 막내라인의 케미는 고창편의 새로운 볼거리다.

[둘] 풍부한 식재료, 신문물이 있다


시장은커녕 변변한 슈퍼 하나 없던 만재도에서는 늘 유해진이 낚아 오는 물고기와 작은 텃밭의 농산물이 식재료의 전부였다. 낚시가 신통찮은 날에는 바위에 붙어있는 거북손과 배말을 반찬 삼기도 했다.

하지만 고창은 다르다. 예로부터 '돌을 뿌려도 감자가 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농사가 잘되는 곡창지대. 텃밭의 구성도 남다르고, 마을에서 나는 식자재도 남다르다. 게다가 읍내와 시장도 있어 직접 기를 수 없는 식자재는 구입도 가능하다.

나 PD는 "차승원씨가 늘 '우리 육지에 데려다주면 더 잘할 수 있다'고 노래를 불렀다, 그래서 '그럼 데려다줄 테니까 어디 한 번 해봐'라는 마음이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실 섬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식재료로도 뛰어난 요리 솜씨를 선보였던 차승원이니만큼, 얼마나 잘해낼지 제작진도 보고 싶었을 터. 제대로 한 번 해보라는 마음이었을까? 식기와 칼, 도마 외에는 변변한 주방용품 하나 없던 주방에 여러 신문물까지 들여줬다.

편안해진 환경, 풍성해진 식재료. 극에 재미가 줄진 않았을까? 김대주 작가는 "만재도보다 너무 편해지는 거 아닌가 고민도 했지만, 한끼 한끼 밥 해먹는 일이 고되긴 어디나 마찬가지더라"고 말했다. 나 PD도 "본질적으로 <삼시세끼>는 극한 상황을 이겨내는 예능적 재미보다, 그들이 어떻게 하루하루를 보내는지 천천히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다행히 출연자들이 자꾸 읍내에 데려다 달라고 한다, 장을 봐야 하니 돈도 필요해서 우리가 직업소개처럼 일을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상영된 하이라이트 영상에는 논농사를 짓는 멤버들의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는데, 마을 여기저기에서 의뢰받은 농사일을 하며 돈도 벌고, 수확을 도우며 얻은 작물을 재료로 음식을 하기도 한다고. 다양하게 얻은 다양한 식재료, 그리고 주방에 들어온 신문물까지. 차승원이 선보일 새로운 요리를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셋] <삼시세끼> 마스코트, 산체는 없다


없는 것도 있다. 고창편에서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삼시세끼>의 귀염둥이, 산체를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산체와 벌이는 제작진의 반려동물인데 최근 "산체 엄마가 <신서유기>팀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이진주 PD는 "제작진으로서 프로그램이 잘 돼야 한다는 마음과 애견인으로서의 갈등이 있었다, 하지만 주인도 갔는데 억지로 주인도 없이 데려오는 게 산체한테도, 산체 엄마이신 선배께도 너무 미안했다"면서 이번 시즌에 산체가 등장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동물 없이 그냥 가볼까 하는 마음도 있지만, 우연히 출연하는 동물도 있고, 중간 투입되는 동물도 있을 것 같다, 진행하면서 결정할 문제지만 일단 첫 회에는 산체가 등장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산체를 귀여워하던 손호준이나 시청자 모두 아쉽겠지만, 산체의 행복을 위해 아쉬움은 삭혀야 할 듯하다.

[하나 더] 비어있는 어촌은...?


어촌편 식구들이 육지로 이사 오면서, 어촌이 비게 됐다. 비어있는 어촌은, 이미 육지에 자리 잡고 있던 정선편 식구들 이서진·옥택연·김광규는 어떻게 되는 걸까? 나 PD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차승원이 육지로 들어왔는데, 하늘에 별이 둘일 순 없잖아요. 누군가 어촌으로 가겠죠? 그게 누구인지 제가 말씀드리긴 그렇지만, 어딘가에서 거드름을 피울 누군가가 언젠가 뜨거운 맛을 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그 누군가는 왠지 보조개가 아주 깊고, 다친 누군가를 보면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고 말해줄 것만 같다.

<삼시세끼> 고창편은 오는 7월 1일 금요일 오후 9시 45분 첫 방송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