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 드라마 <닥터스>는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14%가 넘는 성적으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중이다. 함께 방송을 시작한 <뷰티풀 마인드>가 채 5%를 넘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는것과는 대조적이다. <닥터스>는 확실히 승기를 굳혔다. 앞으로 큰 이변 없이 스토리의 중심이 잘 지켜지는 한 <닥터스>의 성공은 예정되어 있다.

[닥터스] '병원에서 연애하는' 진부함을 박신혜로 돌파하다

'닥터스' 박신혜, 사랑스런 미소 활짝 배우 박신혜가 15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월화드라마 <닥터스> 제작발표회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닥터스>는 차가운 의사 세계에서 인간다움을 더하려는 주인공들의 고군분투를 통해 진정한 만남과 증오가 인간과 삶을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시키는지 보여주는 휴먼 메디컬 드라마다. 20일 월요일 오후 10시 첫 방송.

▲ '닥터스' 박신혜, 사랑스런 미소 활짝 배우 박신혜가 15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월화드라마 <닥터스> 제작발표회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 이정민


<닥터스>는 의학드라마라는 표면적인 포장 아래 로맨스를 주 메뉴로 삼았다. 여주인공 유혜정 역할을 맡은 박신혜는 일진 출신이지만, 뛰어난 지능을 바탕으로 의사가 되는 역할이다. 캐릭터 자체가 할 말을 다 하는 데다가 행동에 거침이 없다. 가장 먼저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박신혜는 그동안 청순하거나 착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 이번 드라마 역시, 사실은 따듯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그런 맥락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볼 수는 없지만, 반항아의 색을 덧입힌 것만으로도 신선함을 어느 정도는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닥터스>는 클리셰를 거부한 드라마는 아니다. <태양의 후예>가 그러했듯, 의사라는 설정은 캐릭터의 성격을 부각시키고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장치로만 쓰인다. 그토록 식상하다고 비판받아왔던 '병원에서 연애하는' 드라마의 또 다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캐릭터와 스토라인 속에서 <닥터스>는 그 클리셰를 살짝 비튼다. 여주인공은 의사가 되지만 처음부터 총명하고 바르게 산 인물은 아니고, 남자 주인공 역시, 의사라는 타이틀을 두고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인물이다. 처음부터 '의사'에 집중하지 않고 그들이 어떤 사정을 가지고 있는지에 집중하면서 드라마는  단순히 '병원에서 연애하는 드라마'보다는 풍성한 이야기를 제공한다.  

전반적인 사건 속에서 여주인공 박신혜의 역할은 크다. 초반부터 모든 갈등관계에 연관이 되어 있는 데다가 홍지홍(김래원 분)과의 러브라인 초석을 다진다. 박신혜는 예쁘고 당찬 여자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며 남자 주인공과의 케미를 한껏 끌어올린다. 결국 드라마의 집중력은 박신혜로부터 생긴다. 예쁜 여주인공과 멋진 남자 주인공과의 로맨스는, 그 옛날 신데렐라 시절부터 통하던 클리셰다. 그 클리셰를 잘 포장하여 내보낸 <닥터스>는 재미도 재미지만 중간부터 시청해도 부담감이 없다. 시청률이 오를 요소가 충분하다.

[뷰티풀 마인드] 완성도 높지만 박소담 캐릭터 설득력 떨어져

'뷰티풀 마인드' 박소담, 열심히 할게요! 베우 박소담이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KBS 2TV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뷰티풀 마인드>는 천재 신경외과의(장혁 분)가 환자들의 기묘한 죽음에 얽히면서 사랑에 눈뜨고 인간성을 회복해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공감장애 천재의사의 마음치유 프로젝트다. 20일 월요일 오후 10시 첫방송.

▲ '뷰티풀 마인드' 박소담, 열심히 할게요! 베우 박소담이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KBS 2TV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경쟁작 <뷰티풀 마인드>는 같은 의학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닥터스>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뷰티풀 마인드>는 로맨스보다는 추리극에 가깝다. 병원을 둘러싼 살인사건과 그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통해 흥미를 자아내는 것이다. 완성도로 따지자면 <뷰티풀 마인드>가 <닥터스>에 비해 더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야기의 행방을 쉽사리 예측하기 힘들고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 역시 흥미롭다.

그러나 여주인공 계진성(박소담 분)의 캐릭터는 다소 의아하다. 일단 순경이라는 설정이 가장 큰 오류다. 차라리 경위 정도의 설정이었다면 살인사건에 깊게 연관되는 것이 설득력이 있겠지만, 순경 신분으로 이리저리 살인사건을 쑤시고 다니는 게 다소 어색하다. 순경은 기업으로 치자면 말 그대로 말단 사원에 불과하다. 그런 말단사원이 큰 사건에 지나치게 간섭하려면 그만큼의 설득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뷰티풀 마인드>는 그 설득력을 생략하고 단순히 여주인공의 호기심이라는 명목으로 시청자를 설득하려 한다. 여주인공의 캐릭터에 집중하기 힘들다.

박소담의 연기력 역시 브라운관에서 크게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게 두 번째 문제다. 박소담은 <검은 사제들> 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호흡이 상대적으로 더 긴 드라마에서의 이미지 메이킹에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자연스럽기 보다는 호흡을 끊는 것처럼 느껴지는 발성은 다소 과하다. 그러나 이는 온전히 박소담 탓이라기 보다는 명랑하고 쾌활한 순경 캐릭터가 설득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여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의 케미스트리는 중요하다. 이미 수차례의 성공을 하고 브라운관에 적응한 박신혜와 처음 브라운관에서 주연을 맡은 박소담을 같은 잣대로 평가하는 것도 공정치 않지만, 드라마는 공정함의 싸움이 아니다. 어떤 것이 더 시청자의 관심을 끄느냐 하는 것이 가장 큰 화두다. 시청자들이 <닥터스>에 향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여주인공의 캐릭터 싸움에서 <닥터스>는 시청률을 담보하는 캐릭터를 내세웠고, <뷰티물 마인드>는 오류를 저질렀다. 물론 여주인공만이 시청률이 갈린 이유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들의 차이가 결정적인 원인 중 하나였다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박신혜 박소담 닥터스 뷰티풀 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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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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