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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 '부기우기'에서 열심히 수업을 듣고있는 사람들.
 신림 '부기우기'에서 열심히 수업을 듣고있는 사람들.
ⓒ 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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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스윙댄스(재즈음악에 맞춰 추는 커플댄스로 지터벅, 린디합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를 배웠다. 하지만 막 재미를 느끼게 되었을 무렵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쉴 수밖에 없었다. 그 기간 동안 춤을 추던 그 순간도 사람들도 너무 그리웠다.

사정상 공백기가 길어지고 돌아가겠다고 한 말이 양치기소년의 말처럼 들릴 때쯤 나는 유투브에서 동영상을 찾아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아니, 춤에 대한 갈증을 달랬다고 하는 게 맞겠다.

그리고 내가 본 수많은 영상의 주인공이 제법 알려진 전문 강사이자 댄서라는 걸 그 후에 알았다. 그의 수업을 우연히 들을 기회를 얻게 된 나는 그에게 묻고 싶은 게 많았다. 그렇게 어렵사리 지난 17일 공개수업에서 스윙댄서 '주군(주재규)'을 만났다.

주군(주재규) 프로필
-주군의 린디랩 운영 중
-스윙댄서이자 강사로 활동 중
-수상경력
2015년 The Battle Korea All Star Strictly 1위
         KLHC Adavanced Jack&Jill 1위
-SNS 유튜브 계정
(200여개가 넘는 동영상이 업로드 되어 있다.)
- 식상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 스윙댄스를 추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원래 춤을 배웠어요. 그런데 실용댄스로는 무대에 서거나 함께 맞춰볼 기회가 별로 없더라고요. 그러는 와중에 스윙댄스를 만나게 되었죠. 처음으로 내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기분이었고 그렇게 춤을 춘 게 벌써 8년 정도 되었네요."

- 취미로 남겨둘 법도 한데 본격적으로 하시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재미가 있다 보니까 연습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 실력이 늘었던 것 같아요. 딱히 제가 이걸로 뭔가를 해봐야겠다는 그런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어요. 그러다가 2011년에 춤을 춘 지 2년이 좀 안되었을 무렵에 '캠프 스윙 잇(CSI)'라는 대회에 참가해 입상을 하게 되었어요. 그게 기폭제가 되었던 것 같아요."

- 전문아카데미가 없는 스윙씬에서 전업강사이자 댄서로 활동하신다고 알고 있어요.
"원래 직업이 성우거든요. 연기 쪽에 관심이 있어서 준비를 하다가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프리랜서처럼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보니까 병행을 하게 되었고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이게 본업처럼 되어버리더라고요."

- 그렇다면 흔히 볼 수 있는 전업 케이스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전업이라고 하기는 좀 그런게 직업을 바꾸겠다는 생각이 없었거든요. 그저 관심이 있는 걸 꾸준히 열심히 했을 뿐인데 주위에서 좋게 봐주시고 그렇게 섭외가 늘어나더라고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제대로 하게 되었어요.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 같아요."

- 저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주군을 동영상을 통해 알고 있어요. 처음 올리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원래 동영상은 뭔가 뚜렷한 목적이 있었던 게 아니라 연습을 하는 과정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해서 찍었고 혼자 소장하는 것보다는 공개된 공간에 올리는 게 낫겠다 싶었죠. 사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영상을 봐주시고 저를 알아봐주실 거라고는 예상 못했어요."

자연스럽다고만 말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피나는 노력이 뒤따랐을 거다.
 자연스럽다고만 말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피나는 노력이 뒤따랐을 거다.
ⓒ 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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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얼굴이 알려져서라거나 다른 이유로 동영상을 삭제하거나 숨기실 생각은 안 해보셨나요?
"예전에 찍었던 동영상은 삭제를 하고 싶어요. (웃음) 사실 춤이라는 게 조금만 지나도 달라진 티가 확 나거든요. 그런데 나름대로 그 시절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의미에서는 나쁘지 않은 것 같고 저를 알아봐주시는 분들은 대부분 유투브계정을 통해서거든요. 그래서 일단은 남겨두려고 합니다."

- 스윙댄스를 처음 추겠다고 오신 분들은 상당히 쑥스러워 하세요. 사실 저도 그랬고요.

"문화권의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스윙댄스가 대중화된 나라는 거의 대부분 커플댄스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요. 춤을 추는 문화도 굉장히 자연스러운 걸로 인식하고요. 그런데 우리는 아직까지 처음 보는 사람과 손을 잡고 춤을 춘다는 걸 쑥스러워하는 것 같아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인정하되 그 어색함을 깨도록 노력하면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 조금 불편한 질문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요즘 스윙신이 불황이나 혹은 침체되어 있다는 지적이 있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객관적인 지표는 없지만 강의를 하는 입장에서 말씀을 드리면 수강생 숫자로 많이 체감하는 편이예요. 저도 침체가 되었다는 지적에 대해 여러 가지 원인들을 생각해보고는 있는데 경기침체도 그 중 하나인 것 같기는 해요. 흔히 말해 먹고사는 게 빡빡하다 보니까 춤까지 출 여력은 없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전문강사나 댄서들의 경우에는 대중화를 위해 일반인에게 먼저 다가가고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어야 하는데 그 점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일부러 그런 취지를 가진 공연섭외가 들어오면 거의 다 응하려고 하고 있어요."

- 전문강사이자 댄서로서 어떨 때 뿌듯함을 느끼시나요?
"스윙댄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특히 제 수업을 거쳐 간 수강생들과 오랫동안 연락을 하고 지내게 되거나 꾸준히 만날 때는 보람을 느끼죠. 제가 사실 살뜰하게 챙기는 편이 아닌데 그래도 열심히 수업을 들어주고 저를 기억해준다는 게 고마워요."

춤을 글로 설명한다는 게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윙댄스를 활자로라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왜 춤을 추냐고 묻는다면 선뜻 대답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왜 스윙댄스를 추냐고 한다면 쉽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니까. 혼자서 외롭게 손가락으로나마 리듬을 타고 사람들이 있다면 발을 떼보라고 하고 싶다. 다른 사람이 볼 것 같아 창피해 할 것도 없이 민망해 할 것도 없이. 그저 조명과 음악만이 당신을 지켜볼 테니까 말이다.

▲ 주군의 강습동영상
ⓒ 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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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스윙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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