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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한 세월호에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에 쓰일 철근이 실려 있었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채택한 첫 번째 진상규명 조사 보고서에서 검·경합동수사본부 조사의 부실함도 드러났다.

세월호 침몰 때 적재된 화물은 검·경합동수사본부가 파악한 것보다 많았다. 세월호 특조위가 27일 전원위원회를 통해 채택하고 공개하기로 의결한 '세월호 도입 후 침몰까지 모든 항해시 화물량 및 무게에 관한 조사의 건' 보고서에 나온 내용이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35분 해경 123정이 찍은 세월호의 모습. 선수 갑판에 쌓아놓은 컨테이너가 무너져 한쪽으로 쏠려 있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35분 해경 123정이 찍은 세월호의 모습. 선수 갑판에 쌓아놓은 컨테이너가 무너져 한쪽으로 쏠려 있다.
ⓒ 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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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조위는 2014년 4월 15일 출항 당시 세월호 적재 화물은 2215톤으로, 일반 화물 1164톤, 차량 화물(화물차 및 중장비 포함) 728톤, 자동차 192톤, 컨테이너 131톤으로 파악했다. 이중 세월호의 복원성을 악화시킨 '중량물'의 주범이자 과적의 주요인으로 꼽힌 철근은 410톤으로 검·경합동수사본부가 파악한 286톤보다 124톤이 많다. 컨테이너의 경우 검·경합수부가 105개가 실려 있었다고 파악했지만, 특조위는 82개로 조사했다.

참사 당시 세월호에는 2215톤의 화물이 실렸고, 최대 987톤의 화물 적재를 승인받은 세월호가 1228톤을 과적했다는 게 특조위의 결론이다. 이는 검·경합수부가 세월호에 실렸다고 파악한 2142톤보다 73톤이 많은 결과다.

특조위는 출항 당시 세월호 선내 CCTV 영상을 분석해 화물의 종류와 수량, 적재방식, 적재위치 등을 정밀 분석하고, 화물을 맡겼다가 피해를 본 업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세월호에 실린 화물의 전모를 파악했다. 

특조위의 조사 내용이 더 정확하다면 이를 바탕으로 세월호의 무게중심과 세월호의 복원성 지표를 다시 계산해야 하는 상황이다. 검·경합수부가 파악한 화물적재 조건에서는 세월호 급변침 시뮬레이션과 실제 항적, 사고 직후 횡경사 시뮬레이션과 실제 횡경사가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세월호 적재된 철근 일부, 제주 해군기지로 운반 확인"

해군기지 건설 공사 중인 강정 앞바다. 지난 2013년 1월 당시 모습.
 해군기지 건설 공사 중인 강정 앞바다. 지난 2013년 1월 당시 모습.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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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세월호에 실린 철근 중 일부는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 자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조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월호에 적재된 철근 일부가 제주 해군 기지로 운반될 예정이었다고 한다. 또한 특조위는 "해군기지 공급 철근 수송량과 수송 기간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별도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에서 과적과 복원성 악화의 주범으로 꼽힌 철근이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 자재였다는 사실은 큰 파장을 예고한다. 악천후에도 무리하게 출항한 이유와 철근 수요의 관련 의혹이 제기돼 있는 상태다.

검·경합수부 수사에서 세월호 선원들은 철근 과적을 반복해서 지적해왔지만 선사가 무시해왔다는 정황도 이미 드러나 있다. (관련기사 : 세월호 선원들 '철근 과적' 반복 지적, 선사가 무시)

특조위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세월호의 복원성을 다시 계산하여, 침몰 시점과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권영빈 진상규명소위원장은 "새로운 무게중심과 GM(횡메타센터 높이)을 계산함으로써, 화물 적재 위치 및 총중량이 세월호 복원성 악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태그:#세월호, #철근, #특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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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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